피해자들, 국가 상대로 손해배상청구 소송 움직임

[일요서울|최은서 기자] 희대의 다단계 사기범 조희팔 등으로부터 향응을 받고 직무를 유기한 현직 경찰관이 구속됐다.

경찰청 지능범죄수사과는 조희팔과 공범으로부터 접대를 받고 직무를 유기한 혐의(뇌물수수․직무유기․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등)로 대구지방경찰청 소속 경찰관 정모(37․경사)를 구속했다고 7일 밝혔다.

경찰은 또 중국으로 도피중인 조희팔 사기사건의 핵심관계자인 강모(52)씨를 추적 중이다.

경찰에 따르면 정씨는 2008년 10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 대구경찰청 수사2계에 근무하면서 조희팔 사건에 관련된 유사수신 사기 사건의 수사를 담당했다. 정씨는 또 2008년 12월 조희팔 일당이 태안 미금포항에서 중국으로 밀항하자 이들에 대한 인터폴(국제형사경찰기구) 적색수배를 내리는 등 조희팔 유사수신 사기 사건의 수사 담당자였다.

정씨는 2006년 지인의 소개로 조희팔 사기사건의 핵심관계자인 강씨를 대구의 한 음식점에서 만나 알게 된 이후 지속적인 친분관계를 유지해 온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에 따르면 정씨는 지난 2008년 10월부터 다음해 4월까지 대구경찰청 수사2계에 근무하면서 조희팔 등과 관련한 유사수신 사기 사건의 수사를 담당하고 조씨 등에게 수십만원 상당의 골프와 술 접대를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정씨는 조희팔 일당이 중국으로 밀항해 도피 중이던 2009년 5월 연가를 낸 뒤 조희팔 일당을 만나 골프와 술 접대를 받고 수십만 원 상당의 향응을 수수해 돌아 온 것으로 드러났다.

정 경사는 자신이 조희팔 일당을 인터폴에 적색수배해 두고서는 중국에 찾아가 체포는커녕 도리어 뇌물을 받고 돌아와 온 것이다.

지난해 6월 육아휴직 기간 중에도 다시 중국으로 들어가 조희팔 일당에게서 접대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정씨의 이런 비리 행태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경찰은 정씨의 수사하는 과정에서 정씨가 강씨로부터 중국 은신처에서 수억 원대의 자금을 받은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경찰은 정씨의 차명계좌에 조희팔 측과의 수억 원에 이르는 수상한 차명자금 거래 흐름을 포착, 수사를 진행 중이다.

경찰은 강씨를 검거해야 정씨의 뇌물수수 혐의를 입증함과 동시에 자금추적 수사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피해자들은 조희팔 수사를 담당했던 경찰이 조희팔 일당으로부터 향응을 받은 것은 물론 수억 원대의 자금을 받은 정황까지 포착되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피해자들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낼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이번 사건으로 해당 사건 수사 담당 경찰이 비리에 연루된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국가배상법 2조 1항에 따르면 공무원이 직무를 집행함에 있어 고의나 과실로 법을 위반해 타인에게 손해를 입히면 국가가 배상토록 하고 있다.

조희팔 사건의 피해자 모임인 바실련 관계자는 “해당 사건 실무자가 비리에 연루된 것으로 나타남에 따라 피해자들이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를 충분히 할 수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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