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산 자매 살인사건의 용의자 김홍일(27)이 지난 13일 부산에서 검거된 뒤 울산 중부경찰서로 압송되고 있다. <사진자료=뉴시스>
[일요서울 | 고은별 기자] 울산 자매 살인사건의 범인 김홍일(27)이 “언니(27)의 이별 통보에 화가 나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이 과정에서 아무런 감정이 없던 동생(23)까지 우발적인 살인을 당한 것으로 밝혀졌다.

울산 중부경찰서는 14일 오전 2층 회의실에서 브리핑을 갖고 “김홍일이 사건 4일 전부터 살인을 결심했으며 범행에 사용할 흉기를 구입해 자매가 사는 주택에 침입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김홍일은 범행 일주일 전인 7월12일께 언니로부터 ‘헤어지자’는 내용의 카카오톡 메시지를 받았고, 다음날 설득에 실패하자 앙심을 품어 살인을 계획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홍일은 경찰 조사에서 “당시 이별통보를 받고 그 과정에서 (가정사 등) 안 좋은 이야기가 나와 기분이 상했다”고 진술했다. 김홍일은 20년 전 이혼한 어머니와 함께 살고 있었다.

이후 김홍일은 사건 전날인 19일 회사에 무단결근했으며, 부산 해운대의 한 안마시술소에서 성매매를 하고 다시 울산으로 넘어와 범행에 사용할 흉기를 대형마트에서 구입했다.

사건 당일인 7월20일 오전 3시20분, 김홍일은 자매의 부모들이 외출한 것을 확인한 뒤 자매가 사는 다세대주택 2층에 배관을 타고 올라가 베란다 문을 통해 침입했다.

김홍일은 불이 켜진 거실에서 자고 있던 동생을 발견하고 목 부위를 두 차례 찔러 무참히 살해했다. 당시 언니는 방 안에 있었다. 김홍일은 동생을 살해한 이유에 대해 “잠든 모습을 보고 순간적으로 홧김에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1차 범행 후 배관을 타고 내려 온 김홍일은 처음 목적이었던 언니 살해를 위해 약 1분10초 뒤 다시 배관을 타고 들어와 119로 신고하던 언니까지 배와 가슴 등을 흉기로 12차례나 찔러 살해했다.

김홍일은 기자들의 질문에 “(동생이) 죽은 걸 확인하러 다시 들어갔다. (언니를 살해한 건) 제정신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경찰은 김홍일이 살인을 결심하고 미리 흉기를 구입한 점 등을 미뤄 언니에 대해선 계획적인 살인으로 보고 있다.

한편 경찰은 이날 김홍일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오는 15일 오전 현장검증을 실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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