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재인 후보<사진=정대웅 기자>
TK, “박근혜 지지가 지배적”
PK “안철수 바람 미미, 문이 안에 앞서”


[일요서울 | 조기성 기자] 정가에선 이번 대선의 키를 영남이 쥐고 있다는 말이 심심찮게 회자되고 있다. 현재 3강을 형성하고 있는 후보 모두 이 지역 출신이기 때문이다. TK에서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가, PK에서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와 안철수 후보가 각각 출사표를 던지고 표몰이에 나서고 있다. TK, PK 모두 전통적인 새누리당 텃밭답게 박근혜 후보가 야권의 두 후보를 앞서나가고 있지만, PK 지역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얻었던 30% 지지 이상의 득표력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TK 지역을 대표하는 영남일보의 박재일 정치부장은 3강을 형성하고 있는 대선 후보에 대해 “따로 지역만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해보지는 않았지만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에 대한 지지가 지배적이다. 어느 정도 지지율이 나올 지 관건이다. 그러나, 문재인 민주당 후보와 안철수 후보의 지지율도 그렇게 저조하지 않다. 적정 수준의 표를 얻어갈 것으로 보인다. 몰표라거나 표 쏠림 현상은 없을 것으로 본다. 6.5대 3.5 혹은 7대 3 정도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PK를 대표하는 경남신문의 이종구 정치부장은 “박근혜 후보가 50% 이상 지지로 곤고하다. 경남 지역에서는 안철수 바람이 불지 않는다. 이 지역에서는 문재인 후보가 안철수 후보에게 앞선다. 단일화가 된다고 해도 6대 4로 박 후보 표가 더 많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울산을 대표하는 경상신문의 서찬수 정치부장은 “현재까지 박 후보의 지지가 높지만 분위기가 변화되는 상황이어서 박빙의 승부를 보일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차기 대통령 적합도를 묻는 질문에 박재일 부장과 서찬수 부장은 박근혜 후보를 꼽았고, 이종구 부장은 답변을 유보했다.

박 부장은 “국가지도자는 인기몰이로 되는 것이 아니다. 대한민국이 바로 가느냐의 갈림길이다. 안, 문 후보는 검증이 덜 됐다. 지도자를 빌보드차트처럼 뽑는 것은 아니지 않나. 역사를 정리하느냐, 새로 역사를 여느냐의 승부가 될 것”이라고 말했고, 서 부장은 “박 후보가 복지에 대해 가장 앞서나가면서 합리적 보수 이미지를 구축, 중도층의 표를 얻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대선 최대 변수는 ‘야권 단일화’

대선 최대 변수를 묻는 질문에 세 부장들 모두 야권 후보 단일화라고 답했다. 이종구 부장은 “이번 대선의 이슈는 아무래도 야권후보 단일화”라면서 “무당파가 10%대로 예전 선거에 비해 많이 사라져 돌발변수가 없는 한 세 후보의 지지율이 크게 흔들리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단일화만이 현재 판세를 바꿔놓을 수 있다”고 말했다.

야권후보 단일화 전망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렸다. 이종구 부장과 서찬수 부장은 단일화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한 반면 박재일 부장은 단일화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 부장은 “박 후보가 독주를 한다면 두 후보의 단일화 논의가 있을 것이지만 이렇게 세 후보가 비슷한 지지율을 보인다면 안, 문 후보 둘 다 쉽게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고, 박 부장은 “단일화를 안 하면 안 될 것을 서로가 잘 알기에 단일화를 할 것으로 본다”고 상반된 의견을 내놓았다.

이번 대선을 TK 대 PK 대결로 보는 시각에는 세 부장들 모두 부정적이었다. 이종구 부장은 “TK 대 PK 대결이라는 것은 서울에서만 그렇게 보는 것이다. TK대 PK 대결이라고 하면 박 후보 지지율이 PK에서 낮아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면서 “과거에 비해서 야권표가 많이 나올 것으로 보지만 야권후보가 박 후보를 이기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중앙에서는 TK-PK를 나눠보지만 지역에서는 그렇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박재일 부장 역시 “지역 출신 후보가 나온 곳에서 표가 많이 나오는 것은 비정상적인 것은 아니다”고 말했고, 서찬수 부장은 “울산 지역은 외지인들의 비율이 더 높아 지역색이 큰 의미가 없는 상황”이라고 일축했다.

차기 맹주 TK 유승민, PK 김두관

박 후보의 과거사 사과에 대한 입장도 조금씩은 차이를 보였다. 박재일 부장은 “박근혜 후보는 과거사 문제에 대해 사과할 필요가 없었다. 전략의 미스다. 야당에게 말려든 것이다. 박 후보 자신도 준비가 덜 됐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팩트에 대한 공부가 덜 됐다. 박 후보가 대답할 의무가 없었다. 표가 날아갈 것 같아서 사과한 것으로 보이는데 그런 것을 각오하고 앞으로 나아가야 더 많은 표를 얻을 수 있다고 본다. 역사적 평가에 대한 것은 지성인들이 따로 모여 토론의 장을 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종구 부장은 “박 후보 사과에 대해 진정성이 없다는 비판을 일각에서 하지만 돌아가신 아버지에 대해 비판을 해야 하기 때문에 절반 이상 진정성이 있다고 본다. 시기는 조금 늦었다고 본다. 사과 발언으로 보수층이 흔들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찬수 부장은 “박 후보의 사과로 과거사 논란이 수면 아래로 가라앉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재일 부장은 TK맹주와 관련해선 “지역에 손꼽히는 중량감 있고 주목도 있는 인사가 많지 않은 것이 사실”이라면서 “유승민 의원이 인지도나 나이에서 차기 지역 맹주를 노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김문수 경기지사도 이쪽 사람”이라고 말했다.

이종구 부장은 “포스트 YS는 김두관 전 경남지사가 될 것으로 본다”면서 “김 전 지사가 이번에 고배를 마셨지만 권토중래할 것으로 본다. 자신의 지역인 남해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kscho@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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