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 | 김종현 기자]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이 웅진홀딩스와 극동건설 기업회생절차 신청과 관련해 죄송하다며 공식사과했다.
윤 회장은 5일 서울 충무로 극동빌딩 11층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금은 결정권이 없다”면서 “채권단과 법원의 결정에 따르겠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채권단과 임직원에게 말할 수 없이 죄송하다. 건설과 태양광 사업에 무리하게 투자하다보니 기업회생절차까지 오게 됐다”며 “어려울 때 포기했으면 이런 상황까지 안 왔을 텐데 끝까지 책임져야겠다고 생각했다”고 고개를 숙였다.
당초 윤 회장은 지주회사 웅진홀딩스와 극동건설의 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웅진홀딩스 대표이사로 복귀했다. 이는 통합도산법에 따라 법원이 채무자 대표자를 법정관리인으로 선임해야 하기 때문에 윤 회장이 기업회생절차 중에도 경영권을 갖기 위해 대표에 취임했다는 해석이 흘러나왔다.
하지만 지난 4일 대표이사직을 맡지 않기로 하면서 이날 오후 예정된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리는 심리가 취소돼자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에 대해 윤 회장은 “무리한 욕심 때문에 결국 기업회생절차까지 신청하게 됐다”면서도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경영을 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저지른 일이 많아서 그만 두는 것일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윤 회장은 “창업 후 32년간 IMF 등 우여곡절도 많이 있었지만 그룹으로 성장시켜왔다. 사업욕심을 부리다보니 더 키워야겠다고 생각했다”며 “임직원들이 누구보다 잘 알 것이다. 32년간 사업을 하면서 친인척에게 특혜를 준 것이 한 번도 없고 직원들에게 회계부정을 지시한 적도 없다. 인사 기준도 공정이 첫째였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그동안 잘 해왔기 때문에 다른 업종으로 확장해도 잘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자만심이 때문일지도 모른다”며 “기업을 발전시켜 일자리를 창출하고 나라에 공헌하겠다는 것이 잘못 되서 이런 결과를 초래했다. 요즘 반성을 많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윤 회장은 사재 출연에 대해서는 “웅진 플레이 도시와 서울저축은행 등에 이미(사재 출연을) 해서 현금이 거의 없는 상황”이라며 “웅진식품의 주식을 약간 가지고 있다”고 답했다. 다만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최대한 하겠다”고 강조했다.
웅진그룹 관계자에 따르면 윤 회장의 재산의 대부분이 주식인데다가 부동산도 없는 상태로 채무가 많아 사채 출연이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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