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카쿠 영토분쟁 동아시아판(板) 제2의 포클랜드 전쟁 터지나?

▲ 동중국해에서 훈련하고 있는 중국 해군.<뉴시스>

[일요서울|고동석 기자] 10월 들어서도 일본 센카쿠 열도 중국명으로는 다오위다오를 둘러싼 일촉즉발의 무력 충돌 긴장감이 동중국해 주변 해역에서 가라앉지 않고 있다. 지난 910일 일본 정부가 카쿠 국유화 결정을내리고 중국 정부가 다오위다오를 영해 기점으로 선언한 이후 고조된 양국의 갈등과 대치 상황은 한층 더 첨예해지고 있다. 중국 내 네티즌들 사이에선 벌써부터 화약내가 진동하는 대일(對日) 전쟁론을 피어올리고 있다. 그런데다 중국 일부 도시에선 전쟁이 일어난다는 유언비어가 퍼지면서 소금 사재기까지 벌어지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실제로 중국은 4대 군구 연합으로 지난달 12일 도서탈환 훈련을 대규모로 실시하고, 수차례에 걸쳐 해양감시선을 센카쿠 해역에 급파하는 등 긴장감을 고조시켰다. 그러자 지난달 30일 미 해군의 핵추진 항공모함 조지워싱턴호 전단과 항모 존 스테니스 전단이 센카쿠주변 동중국해로 기동 작전을 펼치면서 첨예한 신경전을 연출했다.

급기야 지난 3일 중국 인터넷 매체 차이쉰에 따르면 중국의 핵잠수함들이 핵미사일을 발사대기 상태로 두고 센카쿠 인근 해역에 파견된 미국의 항모 전단을 향해 겨누고 있다고 전해지면서 위기 상황은 절정에 달했다. 한반도에이어 언제 터질지 모를 동아시아 화약고로 부상하고 있는 중일 센카쿠 영토분쟁은 일본 정치가 극우로 회귀하면서 무력 충돌가능성을 한층 더 짙게 드리우고 있다. 

중일 간 영토분쟁이 동아시아 판() ‘포클랜드 전쟁이 될 것이라는 우려 섞인 전망까지 흘러나오고 있는 가운데 양국의 무력 충돌 가능성은 현재진행형이다. 지난 10년 사이에 미국과 괄목상대할 초강대국으로 부상한 중국의 경제·군사력을 바라보는 일본의 속사정은 착잡하다. 대 중국 견제력을 빌미로 자위대를 자위군으로 격상하려는 일본 극우 정치세력의 평화헌법 개정 목소리도 갈수록 힘을 얻고 있다. 

中日 간 무력충돌은 시간문제 

동북아 정세 전문가들은 일본이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에 자위대 주둔 파견이 중국과의 무력 충돌의 첫 단초를 제공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실제로 대만 국가안전국 차이더성 국장은 지난달 27일 입법원(국회) 정세보고에서 차기총선을 앞두고 일본 극우 정치세력의 중심축인 자민당이 집권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자위대 파견이 현실화되면 중일 간에 남은 것은 무력 충돌밖에 없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일본이 자위대의 센카쿠 주둔을 강행하면 중국은 레드라인을 넘어선 것으로 간주하고 선제공격을 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 역시 센카쿠 열도 탈환을 위해 대만과 중국이 공조하는 상황에 대해 여러 차례 우려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일 간에 무력 충돌이 실제로 일어난다면 동북아 정세에 미칠 파국적 결과는 가히 종말적 수준일 것이라는 분석이 흘러나오고 있다. 단적으로 양국의 군사력을 비교하면 대략 이렇다.

영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가 지난해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1428억 달러를 국방비로 쏟아 붓는 중국 인민해방군의 병력은 230만 명, 전투기 2004, 잠수함 71, 전함 78, 전 방위적인 핵 공격이 가능한 탄도급 미사일 숫자는 제대로 파악조차 하지 못할 정도다. 그런데다 지난달 25일 중국은 첫 항공모함 랴오닝(遼寧)'를 정식 취역하고 실전배치했다.

반면 일본 자위대 병력은 248000여 명으로 10분의 1 수준이다. 보유 전투기는 466, 잠수함 18, 전함 48대로 한 해 국방비도 중국의 절반 이하인 600억 달러에 그치고 있다.

옌쉐퉁(閻學通) 칭화대 국제문제연구소장은 최근 영국 텔레그래프를 통해 다오위다오(센카쿠) 해역에서 한 치도 물러설 수 없는 중일 간 다툼이 무력 충돌로 번지는 것은 시간문제라며 중국과 일본 모두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고 싶어 하지만, 어느 한 쪽도 문제해결을 위한 통로를 제공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제관계 이론에 따르면 한 나라가 다른 나라에 양보를 하지 않으면 영국과 아르헨티나의 사례(포클랜드 전쟁)에서 보듯 군사적 충돌이 일어날 때까지 두 나라 간 갈등은 고조되게 돼 있다“(중국과 일본 중) 어느 한쪽이 물러서지 않으면, 아시아에서 포클랜드 전쟁이 재현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류큐군도 통째로 삼키려는 중국의 노림수 

중국 인민해방군은 국경절연휴 동안에도 미국을 겨냥해 시위하듯 동중국해와 남중국해 등에서 실전을 방불하는 군사훈련을 벌였다. 훈련은 다분히 동중국해와 남중국해의 분쟁 상대국인 일본, 베트남, 필리핀의 배후에 미국을 염두에 둔것이다. 이를 두고 베이징의 한 소식통은 권력교체기에 접어든 중국 수뇌부도 다오위다오 분쟁을 계기로 군의 기강을 다잡고 국민들의 애국심을 고취시키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고 전했다.

이 와중에 중국 환구시보가 중일 40주년 기념일(지난달 29)을 맞아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중일 간 전쟁이 일어날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49.8%매우 크다또는 30.2%비교적 크다고 답해 80%가 전쟁이 일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양국 간의 최대걸림돌로는 역사적 원한(47.2%), ‘영토 분쟁’(18.5%), ‘일본 우익’(14.0%) 이라고 답해 뿌리 깊은 적대감을 여지없이 드러냈다.

센카쿠 영토분쟁으로 돌아가서 중국은 당초 센카쿠는 류쿠가 아닌 대만의 부속도서의 하나로 청일전쟁 패전으로 대만과 함께 덤으로 일본에 강제 할양됐으니 돌려달라고 요구했다. 이런 기조는 2007년 초부터 센카쿠는 대만 부속도서가 아닌 류큐군도에 속하는 것으로 류큐왕국은 중국의 속국으로 일본이 불법 점령하고 있다는 논리로 바뀌었다.

류큐군도 내 오키나와를 포함한 160여 개의 섬이 모두 중국영토였는데 일본이 강제 점령하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이 G2로 미국과 필적할 경제력과 군사력을 보유하고 국제 외교 무대에서 목소리가 커지면서 센카쿠 열도가 속한 류큐군도를 통째로 집어삼키려는 야욕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이런 이유로 일본 총선과 맞물려 다시 자민당이 승리할 경우 극우 성향을 띠고 있는 차기 집권세력으로 유력한 아베 신조 내각을 충동질해 중국 정부가 센카쿠 탈환을 위한 무력 도발의 덫을 놓을 수 있다는 게 베이징 소식통의 전언이다.

이 소식통은 또 실전이나 다름없었던 중국군의 동중국해 상에서 벌인 대규모 도서탈환 훈련은 일본 총선 이후 일어날 실제 상황을 감안한 것일 가능성이 높다일본 극우 정치세력의 핵심 축인 자민당 내 강경파를 지렛대 삼아 중국의 센카쿠 탈환 작전은 현실화 될 수 있다고 전했다.

kds@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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