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중생 감금ㆍ성매매 강요 풀스토리
가출한 여중생이 모텔에 감금된 채 6개월 동안 800여명의 남성들과 강제로 성관계를 가진 사실이 최근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인면수심’의 성 매수남 중에는 대학교수, 의사, 약사, 군장교 등 사회지도급 인사도 다수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들 가운데 상당수는 여중생이 감금된 채 폭행까지 당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이를 신고하기는커녕 오히려 ‘엽기적인’ 방법으로 성매매를 한 것으로 드러나 그 파문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전북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지난 4일 가출한 A양(14ㆍ중2 중퇴)을 광주 일대의 한 모텔에 감금한 채 남성 800여명을 상대로 1000여 차례 성매매를 강요한 혐의로 진모(여ㆍ20)씨와 진씨의 남자친구 김모(20)씨 등 3명에 대해 구속 영장을 신청했다. 부모의 무관심과 어른들의 삐뚤어진 욕정이 빚어낸 이 사건은 이제 막 20대로 접어든 청춘남녀들이 여중생을 상대로 한 무자비한 폭행, 감금 등 그 수법이 성인포주 뺨칠 정도라는 점에서 씁쓸함을 더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A양과 진씨의 ‘잘못된 만남’은 지난해 1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A양의 어머니는 전남 목포에서 식당을 운영하고 있었고, 이 식당에 진씨의 어머니가 종업원으로 일을 했다. 이를 계기로 진씨는 어머니를 만난다며 A양 어머니 식당에 수시로 드나들면서 A양과 친분을 쌓아갔다.

A양은 자신의 어머니보다 오히려 진씨를 ‘언니’라고 부르며 잘 따랐다고 한다. 수년 전 A양 부모님의 이혼 이후 어머니와의 불화가 잦았던 탓이다.

이런 사정을 알고 있던 진씨는 남자친구와 A양을 이용해 ‘돈벌이’ 할 계획을 세웠고, 여기에 진씨의 여자친구 커플까지 합세해 모두 4명이 ‘악랄한’ 범행을 모의했다.

그러던 중 때마침 A양이 어머니와 크게 싸우고 가출을 했다. 호시탐탐 기회를 노렸던 진씨는 지난해 10월 가출한 A양을 ‘용돈을 벌게 해 주겠다’며 자신이 묵고 있는 모텔로 유인했다.


‘조직적인’ 성매매

이후부터 진씨 일당은 광주 일대 모텔에 A양을 감금하고 인터넷 채팅을 통한 성매매를 강요하기 시작했다.

경찰에 따르면 진씨 일당의 성매매 수법은 상당히 조직적인 형태로 이루어졌다.

우선 이들은 PC방에서 자신들의 계정으로 된 아이디를 이용, 한 유명 인터넷 채팅 사이트에 ‘조건만남’을 암시하는 글을 올려 성 매수남들을 유인했다.

또 채팅 시 휴대전화 카메라로 찍은 A양의 얼굴과 몸매 등을 남성들에게 보내며 호객행위까지 했다. ‘거래’가 성사되면 진씨 일당 중 한 명이 성매매에 나설 A양을 직접 화장까지 해줬다. 그리고 거래가 성사된 남성과 약속한 장소에 진씨 일당과 A양이 같이 가서 진씨는 돈만 받아 챙기고 A양을 남성에게 ‘인계’했다. A양이 여관이나 모텔에서 성매매를 한 후 지정한 장소에서 기다리면 진씨 일당이 A양을 다시 데려오는 등 사실상 ‘포주’노릇을 했다.


엽기적인 성행위 요구

A양은 상대남성이 요구하는 ‘스킬’에 따라 매 회마다 10~20만원씩을 받고 하루에 3~6차례씩 성관계를 가졌다.

특히 이들 중에는 대학교수도 2명이나 있었지만 온몸에 피멍이 든 A양을 구출하기는 커녕 10번 이상 찾아와 성매매를 했으며, ‘단골손님’이었던 한 약사는 A양과 성관계를 할 때마다 다친 부위에 약을 발라주는 ‘자상함’(?)까지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심지어 한 30대 의사는 9차례 동안 색깔별로 스타킹을 신기고 성매매를 하는 등 엽기적인 행각도 서슴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런 식으로 진씨 일당이 A양의 몸을 팔아 상대남성들로부터 받은 ‘화대’는 1억 2000여만원.

경찰 관계자는 “진씨 일당은 피해자 A양이 받은 성 매수금을 모두 가로채고 한 푼도 주지 않았다”며 “이 돈의 일부라도 몰수하려 했지만 이미 유흥비로 탕진한 상태였다”고 말했다.

A양은 하루 5건 미만의 성매매를 할 경우 진씨 일당에게 무차별 구타를 당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A양이 성매매를 거부하거나 ‘집에 보내 달라’고 떼를 써도 ‘혹독한’ 폭행으로 이어졌다.

진씨 일당은 A양의 얼굴에 담뱃불을 털거나 무릎을 꿇게 한 뒤 철사 옷걸이, 쇠파이프 옷걸이, 신발주걱, 1.5ℓ 플라스틱 음료수병 등으로 허벅지, 어깨, 머리, 팔,
목 등을 사정없이 때려 온몸에 피멍이 들게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성매매 강요와 폭행으로 만신창이가 된 A양이 모텔에서 탈출한 것은 지난달 말께. 진씨 일당의 감시가 소홀한 틈을 이용해 부리나케 도망쳤던 것. A양은 전주에 있는 삼촌집으로 찾아가 이 같은 사실을 알리고, 성폭행과 성매매 피해 여성을 위한 ‘원스톱 지원센터’에서 정신적인 치료 등을 받았다.

진씨 일당은 이날 바로 A양의 친구를 협박해 A양이 있는 곳을 알아냈으나, A양을 집단구타하다 현장에서 경찰에 모두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이들은 경찰서에서도 아무런 잘못이 없는 것처럼 ‘피식’ 웃으면서 조사를 받았다”면서 “진씨는 임신 3개월의 몸이면서도 자신을 ‘언니’라고 부르며 따랐던 여중생을 어떻게 이처럼 무자비하게 폭행하고 성매매를 강요했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며 혀를 찼다.

이어 경찰은 “A양이 성관계 일시와 금액 등을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어 수사가 곧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며 “조사결과 성 매수 횟수가 많은 사람에 대해서는 검찰과 협의해 구속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현재(7일) 경찰은 성 매수자 중 100여명에게 소환통보를 했으며, 이 가운데 60여 명에 대해서는 1차 조사
를 마쳤다.

한편, 국가청소년위원회는 오는 11~12월 관보와 인터넷을 통해 발표하는 ‘청소년 성범죄자 신상 공개’에서 이번 사건 관련자들의 이름·직업·주소·혐의 등을 적나라하게 적시, 사회지도층 인사들의 리스트를 공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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