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안모자 계열 ‘다보환승’ 버스환승센터 수익사업 지지부진한 내막


영안모자 백성학 회장이 지난 2005년 초, 서울 버스중앙차로제 수익사업인 환승센터 광고 및 운영관리권을 획득한 것으로 알려져 감사원 특별감사를 앞두고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번 감사는 버스중앙차로제, 버스준공영제 등 서울시 교통행정 전반에 걸쳐 연말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백 회장은 지난해 4월 다보애드(주)를 통해 환승센터 민간투자자 공개 입찰에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다보애드는 여의도, 청량리, 구로디지털단지 등 3곳의 환승센터 설치비용으로 50억8,000만원을 투자하는 대신 향후 15년간 이곳의 광고 및 운영관리권을 행사할 수 있다. 이를 통해 투자금 회수는 물론, 연간 최소 7.09%의 사업수익률을 얻게 될 것으로 보인다. 다보애드는 환승센터만을 관리하는 다보환승(주)도 별도로 설립했다. 그러나, 다보환승은 환승센터가 건립된 지 1년 지나도록 이렇다 할 외부광고를 유치하지 못했다. 영안모자 계열사인 ‘클라크’, ‘대우버스’만으로 150여개에 이르는 광고표지판을 메우고 있는 실정이다. 버스중앙차로 광고권을 갖고 있는 아이피데코와는 상반된 모습이다. 영안모자 관계자들은 “조만간 정상화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다보환승은 적지않은 손해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영안모자 본사에 자리를 잡은 다보환승이 ‘난항’을 겪고 있는 속사정을 들여다봤다.


영안모자(회장 백성학) 계열사로 알려진 다보환승(주)이 서울시 버스중앙차로제의 핵심 수익사업인 환승센터 광고 및 운영관리권을 획득하고도 1년 이상 외부 광고를 유치하지 않아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다보환승은 이미 이 사업에 50억원 이상의 막대한 자금을 투입했다.
영안모자 백성학 회장은 경인방송 인수전에 뛰어들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지만, 신현덕 전공동대표가 지난 10월 국회 문화관광위원회 국정감사장에서 ‘백 회장이 국내 정세를 미국에 보고하고 있다’는 자료를 폭로하는 바람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

영안모자 백성학 회장 투자
버스중앙차로제의 수익사업인 광고권 등은 현재 2개 업체가 환승센터, 일반 정류장으로 나뉘어 각각의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일반 정류장의 경우 2001년 설립된 외국계 회사 ‘아이피데코’(주)가 맡고 있으며, 버스환승센터는 다보환승이 관리하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 2005년 2월 1일 일부 언론에 ‘대중교통 환승센터 및 주변지역 편의시설 설치공사’ 입찰 공고를 냈다. 서울시는 2개월여 동안 현장설명회와 비공개 심사 등을 실시한 뒤, 다보애드를 최종 낙찰자로 선정했다. 다보애드는 낙찰 뒤, 환승센터 관리만 전담하기 위해 다보환승을 만들었다.
서울시 변봉섭 도심교통계획팀장은 “디자인, 자금조달능력, 시공기간 등을 주요 심사기준으로 평가했다”면서 “디자인을 전공한 교수진 등 11명의 심사위원들은 다보애드에 보다 높은 점수를 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아이피데코는 그러나 서울시의 공정한 평가를 수긍하면서도 다소 ‘의외였다’는 반응을 보였다.
아이피데코 임재천 이사는 “기존 버스정류장의 광고 및 관리권을 가지고 있던 터라 ‘노하우’와 디자인 측면에서 우리가 우수했는데도 불구하고 다보환승에 밀렸다”면서 “자금조달능력에서 다보가 우리보다 후한 점수를 받았기 때문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차입금을 제시한 반면, 다보는 현금 동원력을 증명한 것으로 안다”고 했다.
아이피데코는 보다 상세한 입찰 심사결과를 파악하기 위해 서울시에 투자부분에 대한 자료를 요청했지만, 서울시가 이를 거부했다. 서울시는 취재진에게도 심사 결과를 공개하지 않았다.
환승센터 광고 및 관리권자로 낙찰된 다보애드는 환승센터 공사비를 선투자하는 대신 15년간 광고수익을 통해 이를 보전하고 추가 수익을 올리게 된다. 다보애드가 준공한 환승센터는 현재 서울시에 기부체납된 상태다.
서울시와 다보애드가 맺은 계약서에 따르면 다보애드는 여의도, 청량리, 구로디지털단지 등 3곳의 환승센터 건립비용으로 공사비, 감리비, 설계비, 부대비용 등을 합쳐 모두 50억8,000만원을 투자했다. 또, 양측은 협상과정에서 환승센터만을 관리하는 별도 법인을 설립키로 결정함에 따라 2005년 5월 12일 다보환승을 새로 만들었다. 백 회장은 다보환승의 이사로 참여하고 있다.
서울시측은 “협상 과정에서 환승센터의 안전한 운영을 위해 별도 법인회사를 설립하기로 결정했다”면서 “만약 해당 업체가 부도라도 나는 날에는 운영이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에 이를 미연에 방지하는 차원에서 다보환승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다보환승의 사업목적은 대중교통 환승센터의 운영관리, 광고제작 및 홍보대행, 임대관리업 등이다.
그러나 50억원이 넘는 막대한 투자를 하고도 다보환승은 현재 수익원인 외부 광고를 전혀 유치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 배경은 무엇일까.
광고업계 한 관계자는 “구로를 제외하고 청량리나 여의도 환승센터의 경우 광고사업 여건이 좋은 편에 속한다”고 평가했다. 현재 시내버스 주요 환승지점인 이곳에는 영안모자 계열사 ‘클라크’와 ‘대우버스’의 광고로만 채워져 있다.
취재진은 다보환승의 입장을 듣기 위해 서울시 영등포구에 위치한 ‘모자빌딩’을 찾았지만, 이곳에는 간판만 있을 뿐, 다보환승은 이전한 상태였다. 다시 경기도 부천 소재 영안모자 본사로 발걸음을 옮겼지만, 있는 정도였다.

다보애드-다보환승 분리
영안모자 본사에서 여직원의 안내로 만난 다보환승 담당 직원 홍 모씨는 “광고 단가 등의 문제로 광고 유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게 사실”이라며 “지금은 영업직원들을 재정비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다보애드와 다보환승의 관계에 대해 “다보애드 백영문 사장이 지분을 매입해 현재는 다보환승과 거의 별개 회사”라며 “백 회장만 일부 지분을 보유하고 계시다고 들었다”고 했다.
영안모자측은 그러나 다보환승이 조만간 정상화될 것이라며 강한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영안모자 조규창 이사는 “우리는 서울시를 위해 누가 봐도 손색이 없는 쾌적한 환승시설을 만들었다”면서 “하지만 기존 광고와는 다른 방식으로 접근하고 있다. 조만간 정상화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왜 수익사업을 하지 않는가’에 대해 조 이사는 “이 질문에는 답변하지 않겠다”며 더 이상 취재에 응하지 않았다.
<일요서울>은 백 회장에게 직접 입장을 듣기 위해 지난 6일 공식 인터뷰 요청을 했지만, “다시 연락을 하겠다”는 관계자의 말을 끝으로 답변이 없었다.
광고업계에서도 환승센터 광고권을 가진 다보환승이 외부 광고를 유치하지 않는 부분을 의아하게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계열사 파업 시 ‘직장폐쇄’로 맞서곤 했던 백 회장의 경영 스타일과도 상이하다는 지적이다.
일부 광고업계 관계자들은 “왜 다보환승이 광고를 유치하지 않는지는 우리도 의문”이라면서 “적정 가격을 형성하기 위한 ‘작전’이거나 영업능력이 부족한 탓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보환승은 입찰 공고가 있은지 3개월이 경과한 2005년 5월 12일에 만들어졌기 때문에 사실상 광고업 분야에 있어서는 ‘초보자’나 다름없다. 축적된 ‘노하우’가 없는 상태에서 출발하다보니, 업계 일각에선 사업 추진에 있어 난항을 어느 정도 예상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결과적으로 보면, 다보환승은 환승센터를 운영하는 데 있어, 사전에 철저하게 준비를 하지 못했던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영안모자와 직·간접적으로 연결된 회사들이 시내버스 관련 사업에 잇따라 뛰어든 대목과 관련, 종교계 일각에선 이명박 전서울시장과 관련이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없지 않다. 하지만, 영안모자와 이 전시장측은 “(두 사람은) 전혀 모르는 사이” 또는 “만난 적이 없다”며 일축했다.
다보환승과 분리된 다보애드 또한 시내버스 관련 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상황이 여의치가 않다. 다보애드는 2004년부터 시내버스 조합이 추진한 간선버스(파랑색) LCD번호판 설치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그 대신 투자비 회수를 위해 버스 내부에 광고 모니터를 설치, 수익사업을 추진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모니터 설치비용이 워낙 비싼 관계로 현재까지 270여대의 버스에만 모니터를 설치하는데 그치고 있다.
서울시 버스지원반 관계자는 “모니터 설치비용이 비싸고 광고유치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 해당 업체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 같다”면서 “조합측에서는 업체의 경영능력에 대한 평가를 다시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지적했다.
현재 서울시내 간선버스는 모두 3,300여대 정도가 운영되고 있으며, 다보애드가 적정한 광고수익을 올리기 위해서는 간선버스 대부분에 모니터를 부착해야하는 상황이다.

‘다보애드’도 버스사업 추진 중
버스조합 김진수 계장도 “3개 업체가 경쟁을 해서 다보애드가 선정됐는데, 현재 답보 상태에 있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지난 8일 다보애드 백영문 사장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LCD번호판 설치 작업은 이미 완료됐다"면서 "모니터는 대당 가격이 150만원 정도여서 자금조달에 다소 시간이 걸리고 있을뿐, 전혀 문제될 게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 4일부터 이 전서울시장이 재임 당시 역점사업으로 추진해 시민들에게 큰 호응을 얻은 버스중앙차로제 등 교통행정 전반에 걸쳐, 감사원 특별감사가 진행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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