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본격적으로 겨울이 다가왔다. 날씨가 추워지면 사람들의 마음까지 함께 추워지는 것이 사실이다.

뿐만 아니라 돈이 없이 힘겹게 겨울을 나야하는 사람들의 마음은 더욱 외롭고 힘들 수밖에 없다. 그런 점에서 불경기가 수년째 계속되고 있는 룸살롱 업계의 아가씨들도 힘들고 괴로운 겨울나기를 하고 있다. 그녀들의 허심탄회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나가요 4년 차인 김모양은 “이제까지 나가요 생활을 하던 중에 올해가 가장 힘들었던 것 같다. 그 전에도 어렵다, 어렵다는 말을 했어도 요즘처럼 어렵지는 않았던 것 같다. 그런 점에서 이번 겨울이 엄청 걱정된다. 겨울이 되면 손님들도 외부로 나다니는 걸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매출이 어느 정도는 내려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또 다른 나가요 아가씨인 조모양은 ‘집에 온수가 끊일 위기다’라고 까지 말한다.

“월세를 2개월 째 제대로 내지 못하다보니까 온수를 끊겠다는 경고문이 붙었다. 안 그래도 추운 겨울에 온수까지 끊기면 어떻게 하란 말인가. 사채 이자를 내는 것만 해도 허리가 휠 지경인데, 월세까지 내야하니 힘들 뿐이다. 손님이 없어도 너무 없는 게 요즘의 현실이다. 조금이라도 풀리면 좋겠지만, 대체 언제 풀릴지 아무도 알 수 없으니 더 난감할 따름이다.”

또 어떤 여성들은 아예 화류계를 떠날 생각을 하는 경우도 있다. 어차피 장사도 잘 되지 않는데, 허황된 꿈만 가지고 화류계에 남아 있어봐야 특별한 대책이 있을 리 없다는 점 때문이다. 최모양은 “이렇게 목 빠지게 손님만 기다리고 있느니, 차라리 옷가게나 액세서리 가게에 점원으로 들어가는 것이 더 마음이 편한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월급이야 많지 않겠지만, 그래도 이렇게 하루하루 속이 타들어 가는 생활을 할 필요는 없지 않은가”라고 말했다. 이래저래 나가요 아가씨들에게 힘든 겨울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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