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천 로비스캔들 의문 41. 양윤재-길모-이모씨 아리송한 관계2. 검찰 칼끝 이명박 시장 향하나3. 의문의 캐나다 교포 길모씨의 정체4. 로비의혹에 휘말린 정·관계인사들 누구

양윤재(56) 서울시 행정 제2부시장(차관급)으로부터 촉발된 서울시 청계천 공사 로비의혹의 끝은 어디일까. 이번 사건에서 주목해야 할 사람은 양 부시장과 양 부시장에게 1억원을 건넸다는 혐의를 받고 있는 M사 대표 길모씨. 길씨가 건축중인 주상복합단지의 건축설계권을 넘겨받기로 한 D사 대표 이모씨간의 역학관계이다. 양 부시장은 청계천 복원추진본부장 재직 당시 청계천 주변의 층고 제한의 키를 쥐고 있었다. 또 이명박 서울시장의 전폭적인 지지와 신뢰를 받고 있던 인물이다.양 부시장에게 1억원을 건넨 의혹을 사고 있는 길씨는 서울 중구 삼각동·수하동 도심재개발지역(을지로 2가 청계천 주변)에 들어설 예정인 지상 38층의 주상복합건물을 추진중에 있었다. 길씨로서는 30층이상의 건물을 지을 수 없도록 돼 있는 고도제한을 푸느냐, 못푸느냐에 사업의 성패가 달려 있었다.

또한 길씨로부터 건축설계권을 넘겨 받기로 한 이씨는 양 부시장과는 오래전부터 친분이 있는 사이였다. 이씨는 고도제한을 푸는 조건으로 이씨로부터 받은 1억원의 로비자금을 양 부시장에게 건넨 혐의를 받고 있다.현재 캐나다 국적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길씨는 지난 1996년 캐나다 교포 자금을 동원해 M사의 전신인 B사를 설립, 국내 진출을 꾀했다. B사는 잡화, 화장용품, 목욕용품 등을 주 업종으로 다루는 무역회사였는데 길씨가 지난 2003년 4월, 재개발 사업 시행업을 내세우면서 본격적인 토공, 건축, 주택사업 등의 건설업에 손을 대기 시작했다.

길씨는 이어 2003년 12월에는 도시 및 주거환경 정비업 및 재개발, 재건축 컨설팅업을 주 업무로 하는 H사를 별도로 설립, 캐나다와 국내은행으로부터 수천억원대의 거액을 유치하면서 청계천 인근 주상복합건물 건축을 추진하기에 이르렀다.길씨의 로비는 이 무렵부터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길씨가 청계천 인근 을지로 일대의 중구 삼각동·수하동 일대 2,700여평 규모의 부지를 매입한 것은 지난 2003년 8월. 지상 38층에 지하 8층짜리 주상복합 건물을 추진하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길씨가 사들인 지역은 30층 이상의 건물을 지을 수 없도록 고도제한에 묶여 있었다. 예기치 못한 복병에 부딪힌 길씨는 지주 70여명의 동의를 받아 청계천 변에 780여평 규모의 공원을 조성하는 대가로 용적률을 99.8%까지 높이려는 작업을 여러 차례에 걸쳐 시도했다.

그러나 서울시가 끝내 허가를 내주지 않자 서울시 관계자들을 상대로 인허가 청탁과 함께 본격적인 금품로비에 나섰던 것으로 알려졌다. 길씨는 이와 관련 “오랜 기간 주상복합 신축을 준비해 왔는데 서울시가 이상한 논리로 사업을 지연시키고 있어 막대한 피해를 보고 있다”며 “사업추진을 원활히 하기 위해 공원용지 780평을 기부채납형식으로 시에 내 놓았는데 또다시 시가 공원용지를 더 많이 내놓으라고 해서 난감하다”며 피해보상을 위한 행정소송까지 고려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길씨는 당시 청계천 사업본부장이자 이명박 시장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양 부시장을 공략하는데 주력한 것으로 나타났다. 양 부시장은 지난 81년 9월부터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로 근무해 오다 이명박 시장 취임 직후인 2002년 8월 서울시 청계천 복원추진본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청계천 복원의 밑그림을 그린 공로를 이 시장으로부터 높게 평가받아 지난해 7월 차관급인 행정 제2 부시장으로 승진하는 등 서울시의 2인자나 다름없었다.

양 부시장에게 직접적인 금품 로비 시도는 서울 논현동 D사의 대표 이씨가 담당한 것으로 보인다. 양 부시장과는 오래전부터 친분관계를 유지해 왔던 인물로 서울 종로구 세운상가 재건축 설계용역에 참가하면서 길씨와 인연을 맺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서울시의 고위 관계자는 “길씨가 양 부시장과 친분이 두터운 D사 이모씨에게 을지로재개발 건축설계를 맡기면서 로비선을 만든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검찰도 길씨측이 이씨를 통해 양 부시장에게 1억원을 전달한 것으로 파악하고 D사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하는가 하면, 정확한 로비경로 및 액수 등을 확인하기 위해 이씨의 신병을 확보, 조사중에 있다. 검찰에 따르면 길씨는 청계천 복원 추진 위원장으로 재직중이던 양 부시장에게 지난해 2~7월 “38층의 건물을 지을 수 있도록 고도제한을 풀어달라”는 청탁과 함께 돈을 건넨 혐의를 받고 있다.

청계천 삼각동 재개발 사업은?

지상 38층 주상복합 공사비만 1,800억대서울 중구 삼각동·수하동 도심재개발지역(을지로 2가 청계천 주변)에 들어설 예정으로 길씨는 지난 2003년 8월 지상 38층, 지하 8층 규모의 주상복합건물을 신축 중에 있다.이 주상복합건물에는 아파트(3~29층, 3개동), 오피스, 업무시설(1~25층, 1개동)이 들어서며 총 12,098㎡ 부지면적에 공사비만도 1,877억원이 투자된다. 서울시 중구 삼각동 일대에 위치해 있어 청계천 복원공사가 완공되면 주변낙후지역의 개발이 활성화되고 성장잠재력도 높아진다는 부수 효과를 얻을 수 있는 곳이다.서울시는 청계천 복원사업의 주된 이유로 물리적 환경이 낙후된 청계천 주변지역을 상대로 국제금융, 문화산업, 패션, 관광산업 등 고부가가치 산업이 자리 잡도록 하겠다는 포부를 밝혀 왔다. 그러나 2003년 당시 시민단체 등이 4대문 안의 스카이라인이 훼손된다며 30층 이상의 초고층 주상복합 건립을 반대하면서 사업이 한때 난항을 겪었으나 서울시가 이를 밀어붙여 고도 제한 완화정책이 가능해지면서 서울시를 상대로 한 각종 로비의혹이 끊이지 않아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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