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대 대통령 선거 등록이 11월 26일 마감되었다. 7명이 후보로 등록하였다. 새누리당의 박근혜, 민주통합당 문재인, 통합진보당 이정희, 무소속 박종선, 김소연, 강지원, 김순자 등이다.

올 대선은 후보 누구나 할 것 없이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건전한 국가 장래 보다는 표를 훑어내기 위한 포퓰리즘에 빠져들었다. 3류 정치 양태이며 3류 코미디를 보는 것 같아 씁쓸하기 그지없다. 미국의 일간지 월스트리트 저널은 10월 18일자에서 한국 대선 후보들 중 ‘누구도 국가를 한 단계 더 성장시킬 방법에 대해 말하는 후보가 없다’고 지적하였다.

실상 대선 후보들은 경제민주화, 묻지마식 무상보육, 무상의료, 저소득층 건강보험료 면제, 연간 환자 본인 보험료 부담 100만원 상한제, 고교무상교육, 서민가계 빚 해결, 대기업 때리기, 동남권 신공항 건설, 한미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북한에 퍼주기로 그쳤던 남북정상회담 재추진 등 포퓰리즘에 빠진 구호들을 마구 토해내고 있다.

3류 정치와 3류 코미디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정치인의 권력욕, 국가 보다는 파당을 위한 정치 풍토, 공사장 해머로 국회 사무실 문을 내리치는 깡패 정치, 끊이지 않는 부정부패 고리 악순환 등 후진적 정치문화 의식의 산물이다.

3류 정치·3류 코미디 속에서 위대한 지도자가 배출되기를 기대하기는 어렵겠지만, 국가를 ‘한 단계 더 도약’ 시킬 수 있는 것도 선거를 통해 뽑은 최고 국가 지도자라는 데서 한 가닥 희망을 포기할 수는 없다. 국가 최고 지도자가 잔재주 아닌 진정성, 숭고한 도덕성, 예리한 통찰력, 멀리 내다 볼 수 있는 비전, 협박에 굴하지 않는 용기 등을 갖출 때 그는 국가를 몇 단계 도약시킬 수 있다.  

미국의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은 남북으로 갈라서던 미합중국을 하나로 재통합시켰으며 흑인 노예를 해방시켰고 미국인들을 하나로 묶어세웠다. 영국의 윈스턴 처칠 총리는 세계2차대전 초기 독일의 런던 폭격으로 절망과 공포에 떨던 영국인들에게 용기를 불어넣어 승리로 이끌었다. 처칠은 취임 3일만인 1940년 5월 13일 하원에 출석, “승리는 어떠한 대가를 치르더라도 기필코 쟁취하고 말 것이다”며 영국인들에게 승리의 자신감을 불어넣어 주었다. 

1930년대 미국의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은 취임 첫 날 “우리가 두려워해야 할 것은 두려움 그것이다. 두려움이란 이름도 없고 생각도 없으며 정당화될 수도 없는 공포로서 후퇴를 전진으로 돌려놓을 수 있는 에너지를 마비시켜 버린다”고 경고하였다. 그는 미국을 역사상 최악의 경제공황에서 건져냈고 세계 2차대전을 승리로 이끌었다.

영국의 마거리트 대처 총리는 1980년대 묻지마식 복지 남용으로 나태해진 노동자의 근로정신과 노조의 상습적 파업 버릇을 바로잡았다. 그는 망국적인 “영국 병”을 고쳐 번영의 길로 한 단계 올려놓았다.

우리나라에서도 이승만 박사는 8·15 해방 직후 정치적 혼란 속에 흔들리던 신생 독립국에 확고한 자유민주주의체제 국가를 세웠다. 박정희 대통령은 우리 민족의 누대에 걸친 찌든 가난을 말끔히 벗겨주었다. ‘한강의 기적’을 일궈냈던 것이다.

18대 대선 후보들은 표만을 의식해 포퓰리즘에 빠져 3류 정치와 3류 코미디를 연출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올 대선에서 우리 국민이 뽑는 사람은 대통령이라는데서 대한민국의 운명을 좌우한다. 어쩌면 그들 중 누군가는 루스벨트나 대처 같은 지도자로 우뚝 설 수도 있다. 그래서 12월 19일 대선에 희망을 조심스럽게 걸어보고자 한다.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