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지원 앞장 방송가 인사 정치권 진출 공천 약속”

▲ <사진= 정대웅 기자> photo@ilyoseoul.co.kr
총선 직후 거액 뒷돈 받아 비자금 조성 의혹도
연예인 동원 선거 지원대가 은밀한 거래 정황

대선이 코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양 캠프의 막판 스퍼트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양상이다. 각 캠프는 지지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다양한 전략을 구상하고 있다. 캠프의 선거 전략은 시간이 지날수록 전통방식에서 벗어나 틀을 깨는 형식에 맞춰지고 있다. TV광고를 이용한 홍보도 있고 생활밀착형 공약을 내세우는 전략도 있다. 이 중에서 대중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것은 연예인들의 특정후보 지원이다.

연예인들은 그들의 일거수일투족 하나하나가 대중들의 관심사다. 그만큼 그들을 통한 홍보효과가 크다는 이야기다. 현대자동차 등 대기업이 자사의 상품을 톱스타들에게 무상으로 주는 것도 이들이 자사의 상품을 사용할 경우 발생하는 홍보효과 때문이다. 이에 언제부터인가 대선에 연예인들이 등장하거나 유명인사들이 등장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들을 통해 대중들의 신뢰를 얻음과 동시에 홍보효과를 노리는 것이다. 이번 대선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각 캠프는 연예인과 같은 유명인사들을 활용하는 다양한 전략을 모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정치권 주변에서 “대선 캠프에서 특정 연예기획사로부터 협력약속을 받았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한 연예기획사에서 선거 지원을 해주기로 약속하고 캠프는 대권을 잡을 경우 정부 차원의 각종 지원을 해 주기로 했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방송가에서도 지원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유명 방송인과 PD가 특정 캠프 지원을 담당하고 있다고 한다. 이들이 대선을 앞두고 도우미로 나서는 배경을 두고 일각에서 “현 정부의 방송가 탄압으로 정치권에 줄을 대는 방송 연예 관계자들이 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개그우먼 김미화씨의 경우 야권을 지지한다는 이유로 각종 방송에서 하차하고 출연제약을 받는 등 불이익을 받았다는 주장이 대두돼 논란이 인 적 있다. 또 방송인 김제동씨의 경우에도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추모했다는 이유로 각종 방송에서 퇴출되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정치인들의 이미지
대변하기도

과거 연예인과 방송인은 권력의 꼭두각시에 지나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입장이 조금 변했다. 연예인들의 사회적 영향력이 커지다 보니 이들의 말 한마디가 정치인들의 열 마디 보다 더 파급력을 갖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에 방송 연예인들도 이제는 목소리를 키우고 있다.

연예인들이 사회적 영향력이 커지면서 정치권에서는 연예인들이나 방송인들을 중요시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대선을 앞두고 각 캠프는 공략 중심의 선거 운동보다 연예인들을 통한 이미지 전달을 위해 다각도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문제는 선뜻 협력하겠다고 나서는 연예인들이 없다는 점이다. 현 정부 들어 정치권에 밉보였다가는 활동에 큰 타격을 입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여러 가지 논란에 휩싸여 자칫 인기가 하락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각 캠프는 9월 들어 사회 저명인사를 비롯해 각 분야의 유명인사 그리고 방송 연예인들을 캠프로 끌어들이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그러나 대부분 눈치만 볼 뿐 선거 지원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아 각 캠프는 유명인 영입에 애를 먹었다. 이 때문에 박근혜 후보 캠프는 “유명인을 영입하기 위해 무리수를 두고 있다”는 비판을 사기도 했다. 

대선이 임박해 오자 그동안 몸을 사리던 연예인들이 조금씩 움직이고 있는 모습이 관측되고 있다. 특정 캠프에 지원을 약속하는 방송 연예인들이 하나 둘 씩 늘고 있다. 정치권 소식통에 따르면 이들 연예인의 정치권 지원은 자의반 타의반이다. 기획사에 의해 반 강제로 지원을 약속하고 나선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부작용이 일어날 수 있다”고 우려한다.

또 특정 기획사가 연예인 지원을 약속하면서 그 대가로 차기 정부에서 특혜를 약속받기도 했다는 이른바 ‘빅딜설’도 나오고 있다. 방송가의 유명인들도 정치권 영입 제안을 받고 지원방법을 모색하고 있다는 말도 들린다.

유명 방송인인 A씨의 경우 대선 캠프를 외곽에서 지원해 주고 차기 정부에서 여러 가지 대가성 특혜를 기대하고 있다는 소문이 나돌고 있다. 뿐만 아니라 방송사의 고위 인사 L씨는 자신의 힘을 이용해 연예인들을 선거 지원에 나서게 하면서 정치권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고 한다.

정치권 진출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연예인들은 직접적인 지원이 아니라 간접적인 지원을 선호하고 있다고 한다. 일부 연예인들은 특정 후보의 주요 행사에 참석하기도 하고 자신들의 저작권을 양도하기도 한다.

검은 커넥션 의혹 증폭    

검찰 주변에서는 연예인들의 대선 지원과 관련해 귀를 솔깃하게 하는 이야기가 돌고 있다. 모 연예기획사가 대선 지원과 관련해 정치권과 접촉하고 있다는 것이다. 단순히 지원을 위한 접촉이라면 크게 문제될 것이 없어 보이지만 특혜 등 대가를 놓고 지원을 조율하는 것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B 기획사는 차기 정권에서 방송 등 여러 부분에서 특혜를 받기위해 정치권과 활발히 접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기획사의 사장 K씨는 이번 대선 뿐 아니라 4.11총선에서도 선거지원 활동을 했고 선거 이후 행사 출연료 명목으로 적지 않은 돈을 챙긴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소식통은 “최근 모 기획사가 대선지원 활동을 해 주는 대가로 차기 정부에서 각종 특혜성 지원을 약속받았다는 첩보가 입수돼 구체적인 내용을 파악하고 있는 중”이라며 “사실로 드러날 경우 선거법 위반 등 위법행위 여부를 따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 최근 사정기관이 특정 연예인 관련 단체를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단체는 지난 총선 당시 보수 성향의 J 의원을 지원하고 그 대가로 적지 않은 돈을 받았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또 이 단체의 고위 관계자도 L씨와 마찬가지로 차기 정부에서 공천을 받아 정계에 진출을 도모하고 있다는 말도 무성하다.

H의원은 연예인 지원을 알선해 주고 중간 수수료를 챙기기도 했다는 첩보가 사정기관에 접수됐다. 첩보에 따르면 이 의원은 방송연예계에 발이 넓은 것으로 유명한 인물로 통한다.

그러나 사정기관은 아직 구체적인 물증을 잡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정기관 관계자에 따르면 연예기획사와 정치권의 커넥션 관련 첩보를 여러 건 접수하고 있으나 아직 조사 필요 여부는 검토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최영의 프리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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