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20대의 젊은 남성들을 고용, 여성들을 상대로 성매매를 해온 ‘여성전용 증기탕’이 적발돼 충격을 주고 있다. 그간 이러한 업소에 대한 소문은 일부 유흥가에서 암암리에 떠돌기는 했지만 경찰 수사로 그 실체가 드러나게 된 것은 처음이다. 서울 경찰청 여경기동수사대는 지난 4월 10일 증기탕 업주 김모씨와 일명 ‘탕돌이’로 불리는 성매매 남성 10여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그들은 강남 역삼동에 고급 인테리어를 한 증기탕을 마련해 놓고 유흥가 종사 여성들과 가정주부, 여대생들을 상대로 무차별적인 호객행위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일요서울> 취재진은 사건 직후 ‘2년차 탕돌이’ 인 최모(29)씨를 만나 그들의 어두운 실상에 대해 낱낱이 들을 수 있었다.

고객명단이 영업수단

취재진이 최씨와 연락을 한 건 지난 4월 11일. 서울 시내의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자신의 신분을 철저히 보장할 것부터 요구했다. 그는 이 일을 시작하기 전 호스트바에서 약 2년간 일을 했으며 ‘돈을 더 많이 벌 수 있다’는 주변의 권유에 따라 여성증기탕 업계에 발을 들어놓았다. 우선 최씨로부터 이번 경찰 단속에 대한 반응부터 들어봤다. “사실 조마조마했죠. 언젠가는 터질 수밖에 없습니다. 언론에도 가끔씩 보도가 나갔는데 경찰이 주시를 안할 리가 없죠. 그래서 보통 업주들은 한 장소에서 오래 영업하기를 꺼려해요. 길어야 3개월 정도죠. 그리고 장소를 바꾼 후에 다시 영업을 개시하죠. 이때 가장 중요한 게 바로 고객 명단이에요. 이번 수사에서도 고객 명단이 발견됐다고 하는데, 그건 당연한 겁니다. 그게 바로 영업 수단이거든요.”여성전용 증기탕 안에서는 어떠한 일이 벌어질까. 그에 따르면 남성안마업소와 크게 다르지는 않다고 한다.

일단 기본적인 샤워와 안마, 몸에 오일을 바른 후 온몸을 애무해주는 바디 서비스,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성매매로 이어진다. 하지만 안마의 경우에는 큰 비중을 두지 않는다고. 그저 간단하게나마 몸을 푸는 수준이다. 그보다는 바디 서비스와 본격적인 성매매가 서비스의 최고 하이라이트라는 것. 결국 전체적인 서비스의 구성도는 남성안마업소와 비슷하지만 일부 남녀의 성적인 차이점에서 기인하는 몇 가지 특이한 점이 있다고 한다. “남성들의 경우에는 한번 사정을 하면 끝이잖아요. 근데 여자들은 달라요. 몇 번이고 오르가슴을 느낄 수 있기 때문에 원하는데까지 해주어야 해요. 거기다가 남자보다 오르가슴에 오르는 시간 자체가 길기 때문에 정말로 성심성의껏 하지 않으면 화를 내는 여성들도 많습니다.”

성병 염려 기구 이용하기도

요금은 대략 40만원 선이다. 남성안마 업소가 18만원인 것에 비하면 22만원이나 비싼 셈. 하지만 이것 역시 ‘남성이기 때문에’받을 수 있는 여성손님의 한계 때문인 점을 감안하면 그리 비싼 것도 아니라고 할 수 있다. 일부 여성들은 성병감염이 두려워 아예 삽입보다는 여성용 자위기구인 ‘딜도’를 사용해달라고 하는 경우도 많다. 물론 업소에서 준비해놓고 있는 기본적인 기구들이 있지만 자신들만이 사용하는 딜도를 가져와 해달라고 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는 것. 뿐만 아니라 가정주부들의 경우 보통 깐깐한 것이 아니라고 한다.

대부분의 애무는 남성의 성기를 이용한다고. 여성들의 경우 일상에서는 이러한 서비스를 도저히 받을 수 없기 때문에 한번 증기탕을 이용하면 심각할 때는 중독증상을 일으킬 때도 있다고 한다. “애인이나 남편에게 요구하기 힘든 각종 애무를 해달라고 요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신의 성감대를 알려주고 이렇게 저렇게 해달라고 할 때도 있구요, 오럴섹스를 집중적으로 원하는 경우도 많아요. 마음에 들지 않으면 집요하게 될 때까지 요구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한국 아줌마들의 드세고 깐깐한 거 생각하면 됩니다.”

칙칙이 의존 정상관계 못해

그에 따르면 이러한 증기탕 서비스는 남성을 상대로 하는 여성보다 여성을 상대로 하는 자신들이 훨씬 힘들다고 말한다. 일단 여성이 오르가슴에 오를 때까지 자신이 사정을 해서는 안된다는 점과 정말로 마음에 들지 않은 여성이 오더라도 발기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대부분 칙칙이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잠깐 실수해서 자신도 모르게 사정을 해버리거나 발기가 죽어버리게 되면 서비스 자체를 아예 망쳐버리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죠. 더구나 정말로 외모가 아닌 경우에도 웃으며 일을 해야 하기 때문에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많아요.”사정이 이렇다보니 상당수의 탕돌이들이 정상적인 성관계에 있어서 문제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사랑이 없는 섹스에 익숙해지고 칙칙이라는 약물에 의존하다 보니까 자신도 모르게 점점 일반적인 성관계를 하기가 힘들어 진다는 이야기다. 이곳을 찾는 여성들은 상당수 유흥업소 종사자들이지만 일부 평범한 가정주부와 여대생들도 있다고 한다. 이 중에서도 가장 대하기 힘든 여성은 같은 증기탕에 근무하는 여성들.“사실 여대생들이 제일 상대하기가 쉽습니다. 성경험이 아주 풍부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조금만 정성을 보여주면 금세 오르가슴에 오르기 때문이죠. 하지만 증기탕 여성들은 모든 내용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최대한 본전을 뽑으려고 해요. 일을 끝내고 나면 한마디로 온 몸의 육수가 쭉 빠지는 것 같아요.”

본전 뽑으려는 여성 많아

최씨는 곧 탕돌이 일을 그만두고 다른 일을 찾으려고 한다. 기왕에 적발이 되었기 때문에 한동안 일을 할 수 없을 뿐더러 지난 2년간 지나치게 몸을 혹사한 결과 신체에 조금씩 이상증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했다. 정신적인 스트레스로 탈모 증상까지 생기고 있다는 것. “물론 원해서 시작했던 일이긴 하지만 지금으로서는 후회가 많이 됩니다. 지난 2년간 여성들의 성 노예로 살아왔던 것 같아요. 앞으로도 정상적으로 여성과 사귈 수 있을지 걱정이 되고 몸이 많이 축났습니다. 이제 다시는 이곳에 발을 들여놓지 않을 생각이에요.”이번의 경찰 단속으로 인해 향후 상당기간은 여성전용증기탕은 수면 밑으로 가라앉을 전망이다. 최씨에 따르면 언론 발표이후 즉각적으로 ‘잠수’를 한 업주와 탕돌이들이 거의 대부분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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