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경기도지사가 중부신당을 택할까?’ 중부권 신당세력이 점차 베일을 벗기 시작하면서 그 참여폭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손학규 경기지사의 중부신당 참여설이 고개를 들고 있다. 만약 손 지사가 중부신당에 참여할 경우 박근혜-이명박-손학규 등 3인방으로 치닫던 야권 대권레이스 구도는 새로운 국면을 맞을 수 있다는 점에서 정가에 엄청난 파괴력을 가질 전망이다. 정가를 강타하고 있는 손학규-심대평 대연합설의 진상을 추적한다.손학규-심대평 연합설이 첫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것은 경기도와 충청남도의 상생협약에서부터다. 당시 양 도지사는 정치적인 의미가 없다는 점을 밝혔지만 정치권에선 한나라당의 차기주자 빅3 중 한 명인 손 지사가 ‘탈 경기도’를 선언한 것으로 해석했다. 그 시작이 행정수도이전특별법의 위헌판결로 한나라당에 대한 극한 반감을 가지고 있는 충남지역이라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컸다.

실제 손 지사는 협약 체결이후 특별법의 대안으로 여권이 추진했던 행정도시안에 대해 이명박 서울시장쪽 의원들과 수도권 출신 의원들의 반발이 거세게 일자 전면에 나서 이들을 설득했다. 이를 두고 당내 일각에선 손 지사가 충청 표심을 너무 의식하는 게 아니냐는 눈초리까지 보냈다. 당시 한나라당의 핵심 당직자는 “손 지사가 박 대표를 만나 의견을 교환하고, 당시 반대파 의원을 접촉하고 다닌 것은 쉽게 납득하기 힘든 대목”이라며 “행정수도이전에 반대의견을 분명히 했던 손 지사가 행정도시안 통과에 대해선 충청권을 대변하는 모습을 보인 것은 충남도와 상생협약을 체결한 후속행보”라고 해석했다. 차기대권을 향해 뛰는 손 지사가 경기도를 넘어 당내 차기주자 중 누구도 쉽사리 손을 내밀지 못하던 충청도에 협약을 매개로 해 교두보를 확보한 셈이다. 손-심 연대론도 여기서 출발한다.

자민련을 탈당, 중부권 신당창당을 주도하는 심 지사는 지역정당의 한계를 벗어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현재 참여의사를 밝히고 있는 인사들의 면면을 보면 대다수가 충청지역을 기반으로 한 정치세력이기 때문이다. 실제 조부영, 정진석, 변웅전, 정우택 전 의원을 비롯해 최근 “자민련은 그 명이 다했다”며 탈당한 류근찬 의원 등 JP측근들과 자민련에 적을 두고 있는 인사들이 중부권 신당에 참여를 선언했다. 게다가 합류의사를 밝히고 있는 김낙성, 이인제 의원도 자민련 소속이다. 심 지사에겐 신당의 ‘딜레마’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외연이 확대되지 않을 경우 ‘이름만 바뀔 뿐 도로 자민련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현실로 될 소지가 많다. 그러나 심 지사는 여전히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심 지사와 신당추진세력이 첫 공식행보를 보인 지난 17일 공주 동학사 산행에서 그는 “신당을 빠르게 추진하는 것도 좋지만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시간을 갖고 서둘지 않으면서 뜻을 펼치겠다”며 “많은 사람들이 우리들과 함께 산행을 하길 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당지지세력과 참여의사를 타진하고 있는 외부인사들이 상당히 있음을 과시했다.

‘뉴라이트’ 손-심 연대 매개체

정치권에선 심 지사의 이날 발언을 두고 ‘기존 정치권과의 연대도 고려할 수 있다’는 여지를 남긴 것으로 해석한다. 손 지사와의 연대도 하나의 카드라는 시각이다. 손 지사도 중부권 신당세력이 고려해볼 만한 매력적인 카드다. 차기행보에 뛰어들었지만 여전히 지지율이 반등할 기미가 없고 당내 입지도 박 대표와 이 시장에 비해 좁은 게 현실이다. 특히 이 시장은 박 대표를 위협할 정도로 기세가 올랐지만 손 지사는 그에 비해 저조한 성적을 보이고 있어 사실상 차기행보 자체가 답보상태를 걷고 있다. 그러나 신당세력과 합류할 경우 새로운 국면전환과 함께 지지부진한 대권행보가 탄력을 받을 수 있다. 게다가 손 지사의 참여는 중부권 신당세력이 전국정당의 면모를 갖출 수 있어 정치권과 차기 대선에 ‘태풍의 눈’으로 등장할 가능성이 높다. 실제 손 지사는 심 지사 측과 물밑접촉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연결고리는 뉴라이트 그룹이다. 최근 대전대에서 창립대회를 가진 ‘뉴라이트 충청포럼’이 심 지사의 외곽지원부대 역할을 하고 있다. 대전충남지역의 교수, 정치인, 사회단체 관계자 상당수가 참여한 이 포럼은 심 지사의 핵심 측근인 서준원 미래정치연구원 이사장과 장일 뉴라이트 서울포럼 준비위원장이 공동대표를 맡았다. 서 이사장은 심 지사의 정치적 조언자로 알려져 있고, 장 위원장은 자민련 부대변인 시절부터 심 지사를 지근에서 보좌하고 있다. 이 포럼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정가의 한 소식통은 “포럼에 참여하고 있는 인물들의 면면을 보면 심 지사 쪽에 가깝다”며 “이들은 현재 신당의 이념적 좌표를 설정하고 외부인사 영입 등 구체적인 신당프로젝트를 구상하는 ‘싱크탱크’ 역할을 하고 있으며 내부적으로 오는 10월 창당을 목표로 하고 밑그림을 그리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뉴라이트 충청포럼에서 손 지사와도 접촉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구체적인 연대가 이뤄질 경우 중부권 신당차원이 아니라 정계개편이 이뤄질 가능성도 높다”고 내다봤다.뉴라이트 그룹이 손 지사와 심 지사의 연대의 ‘키’로 등장한 셈이다. 실제 뉴라이트 그룹에 쏟는 애정은 손 지사도 남다르다. 운동권 출신으로 한나라당에 적을 두고 있는 손 지사는 당내 가장 개혁적인 인물로 통하며 중도우파의 새로운 정치세력화를 모색하고 있는 뉴라이트 그룹과 정치적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뉴라이트 그룹을 중심에 놓고 손-심 연대가 진지하게 논의되는 셈이다. 한쪽은 대권의 꿈을, 다른 한쪽은 수구와 지역정당의 이미지를 벗고 전국정당의 틀을 갖추는 전략이 될 수 있어 두 지사간 물밑 접촉은 정치권의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서서히 윤곽을 드러내며 외연을 확대해 나가고 있는 중부권 신당. 그리고 연대의 한 축으로 떠오른 손학규 지사가 어떤 선택을 하게 될지 향후 행보가 초미의 관심사로 등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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