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국내에서도 ‘호빠’는 더이상 낯선 곳이 아니다. 비록 직접 가보지는 않았더라도 호스트바에 대해 모르는 이는 그리 많지 않다. 그러나 실제 업소 안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잘 알려져 있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이따금 일부 언론을 통해 내부의 풍경들이 보도되기는 했지만, ‘수박 겉핥기’ 식으로 피상적인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일요서울> 밤문화 탐방대 취재진은 한때 호스트바에서 일을 했던 ‘선수’를 통해서 도대체 그곳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취재했다.

“친한 사람끼리 철저히 즐기러 오죠”

“‘남자들이 룸살롱에서 노는 정도겠지’라고 생각하면 오산이에요. 여자들이 훨씬 과감하고 적나라해요. 훨씬 퇴폐적이고 고단수로 놀죠.” 현재 역삼동의 룸살롱에서 영업부장으로 있는 유성일씨의 말이다. “대학시절 학비를 벌기 위해 잠시 호스트바에서 일을 한 것이 계기가 되어 이곳 생활과 인연을 맺게 됐다”는 유씨는 현재 호스트 생활을 접고 룸살롱 구좌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호빠에서 근무할 당시 경험한 뒷 얘기들을 상세히 털어놓았다.그가 들려준 얘기는 실로 충격적이었다. 말그대로 일반 사람들은 쉽게 상상할 수 없는 ‘진풍경’이 펼쳐지는 것이다. 먼저 호빠에 어떤 사람들이 오는지가 궁금했다.유씨에 따르면 이곳에 오는 손님들은 그 ‘목적’에서부터 일반 룸살롱에 오는 사람들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우선 룸살롱에서는 ‘접대’를 위해 남성들끼리 많이 오지만 호스트바의 경우에는 접대를 목적으로 오는 경우는 전무하다고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호빠에 드나드는 것이 외부에 알려지는 것을 꺼리죠. 정말 믿을만한 친구끼리 오는 경우가 많아요. 웬만큼 친하지 않은 사이가 아니고서는 이런 곳에 같이 오지 않습니다”라는 것이 유씨의 설명이다.아직까지 손님은 ‘나가요 언니’가 많은 부분을 차지하지만, 최근들어 일반인들이 부쩍 늘었다는 것도 특징이다. 의사나 변호사같은 전문직에 종사하는 여성들은 자신들의 직업을 철저하게 함구한다고 한다. 굳이 알려봤자 좋을 게 없다는 생각 때문이라는 것. 본인이 굳이 밝히지 않는데 섣불리 짐작하거나 집요하게 알려고 하지 않는 것도 이곳의 불문율이다. 그러나 몇마디만 대화를 해보면 그녀들의 직업을 짐작하기란 말그대로 ‘식은 죽 먹기’라는 것이 유씨의 말이다.

최고진상 손님은 가정주부”

가장 얌전하게 노는 사람들은 동대문이나 남대문 등지에서 상가를 운영하는 업주들이다. ‘적자생존’의 시장원리를 몸소 체험하며 사는 이들이지만, 업소에서는 가장 ‘점잖은’ 손님으로 통한다. 가장 거칠게 놀 것 같은 상상을 깨고 실제는 그렇지 않다는 것. 대부분은 조용히 술을 먹거나 약간의 농담을 하는 수준으로 끝난다고 한다. 그렇다면 반대로 가장 퇴폐적으로 노는 부류는 누구일까. 유씨는 “믿을지 모르겠지만, 바로 주부들입니다. 문란함이나 퇴폐성의 정도로 따져볼 때 주부들의 더티한 플레이는 누구도 따라잡지 못할 정도죠” 라고 말해 취재진을 놀라게 했다.“오죽하면 주부들을 일컬어 ‘장타진상’이라고 하겠어요?” 주부들이 업소에 한번 오면 다른 손님에 비해 오랜 시간 놀기 때문에 붙여진 명칭이라는 것이다. 말그대로 ‘뽕을 빼고’ 논다는 것이다. 또 가장 ‘더티’하고 난잡하게 놀기 때문에 노는데 빠지지 않는 선수들마저 혀를 내두르는 기피대상 1순위라는 것이다. 여자 연예인들 역시 주고객중의 한 부류다. 귀여운 이미지로 인기를 끌고 있는 혼성그룹의 보컬 A양, 여성그룹의 멤버 B양은 이 바닥에서 ‘최우수 고객’으로 손꼽히기도 한단다.

게임과 벌칙으로 질퍽한 시간

그렇다면 호빠에서는 도대체 어떤 일들이 벌어지고 있을까. 유씨는 “일단 옷을 전부 벗게 되면 그곳에서는 상상할 수 있는 모든 퇴폐적인 일들이 일어난다고 보면 된다”고 말한다. 플레이는 여성 고객들이 남자들을 선택하는 ‘초이스’ 로부터 시작된다. 일반 룸살롱과 다를 바 없는 모습이다. 일단 초이스가 끝나면 기본적으로 친밀도를 높이기 위한 기초게임이 시작된다.일명 ‘얼음게임’으로 불리는 이 ‘놀이’는 손님과 파트너가 한 개의 얼음이 완전히 녹을 때까지 입에서 입으로 키스를 하며 주고받는 게임이다. 그러나 반드시 자신의 파트너와만 해야한다는 법은 없다. 마음에 드는 새로운 파트너에게 게임을 제안할 수도 있다. 일부 손님들은 이때를 마음에 드는 다른 파트너와 진한 스킨십을 나누는 기회로 활용(?)하기도 한다는 것이 유씨의 설명이다. 어느 술자리나 마찬가지겠지만 이곳에서도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분위기는 달아오른다. 난잡하고 질퍽한 플레이가 이뤄지는 것은 기본이다.

선수의 몸에 술을 뿌린 후 핥아먹는 것은 양호한 수준에 속한다. 일명 ‘369게임’도 인기 게임 중 하나. 틀릴 때마다 옷을 하나씩 벗다보면 멤버들 전원이 알몸이 되는 것은 시간문제다. “서로 나체가 되면 더 이상 부끄러울 것이 없다는 생각에 선을 넘는 행위들도 일어나는데, 일부 정통 호빠의 경우에는 업소차원에서 자제시키고 있기도 하다”는 것이 유씨의 말. 무엇보다 호빠에서 인기를 끄는 놀이는 바로 ‘왕게임’이다. 나무젓가락이나 이쑤시개를 사람수만큼 준비한 뒤 그 중 한 개에 특정한 표시를 해둔다. 그리고 사람들이 돌아가며 하나씩 뽑는 게임이다. 이때 표시된 것을 뽑은 사람은 이른바 ‘왕’이 되어 손님이나 아가씨 중의 누군가를 지목해 벌칙을 줄 수 있는 권한이 생긴다. 벌칙의 수위는 무제한으로 종류만도 셀 수 없이 다양하다. 남녀가 뒤엉켜 야릇한 체위를 연출하는 것은 기본. 심지어 파트너와 팬티를 서로 바꿔입는 벌칙도 있다.

짖궂은 주문으로 스트레스 훌훌~

짓궂은 손님의 경우는 좀 더 강력한 벌칙을 선호한다. 심지어 선수들의 성기를 억지로 발기 시키게 한 후 그곳에 얼음통을 걸어보라고 하는 경우도 있었다는 것. “만약 얼음통이 제대로 걸려있지 않으면 ‘힘이 약하다’는 등 온갖 구박을 다 주더랍니다. 호스트들이 가장 싫어하는 게임이죠.”그러나 이 정도가 끝이라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유씨의 입에서는 충격적인 플레이들이 줄줄이 쏟아져 나왔다. “어떤 손님은 무조건 호스트들에게 옷을 벗게 해요. 그리고 탁자 위에 만원짜리를 깔아놓죠. 무슨 뜻인지 이해가 되세요? 몸에 돈을 붙이도록 시키는 거예요. 즉 알몸에 돈을 붙이는 만큼 가져가라는 겁니다. 돈을 몸에 붙이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호스트들의 표정이나 체위 등을 보면서 즐기는 거예요. 돈으로 남자를 마음대로 주무른다는 것이 흥분도 되고…. 노예를 부리는 듯한 쾌감이 느껴진다나요. 호스트들은 자존심이 상해도 흉내라도 낼 수밖에 없는 입장이죠. 믿겨지세요?”심한 손님은 자신의 앞에서 용변을 보라는 주문을 하기도 한다는 유씨의 말에 취재진은 할말을 잃었다.

돈이 많은 일부 손님들은 마음에 드는 호스트에게 오피스텔을 얻어주거나 차를 사주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호스트와의 장기적인 만남을 위해 온갖 편의를 제공하는 셈이다. 그러나 일종의 ‘거래’로 이어진 이들의 관계는 여러 가지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다.유씨는 “남성에 비해 불리한 입장에 처해있다고 느끼는 여성들이 이곳에서만큼은 어떤 제약도 받지 않고 ‘제대로’ 즐기다 가려는 것 같다”며 “돈으로 남성을 굴복시킬 수 있다는 일종의 쾌감을 느낀다는 여성들도 여럿 봤다”고 귀띔했다.

# 온라인 최대 유흥카페 운영하는 유성일(바다부장)씨 인터뷰 “‘화류계’의 모든 정보 총망라돼 있다”

유성일씨는 현재 역삼동 R호텔 인근의 룸살롱 ‘캔디’에서 ‘바다’라는 닉네임으로 일하고 있다. 특이한 점은 그가 현재 온라인 최대의 유흥카페를 운영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가 개설한 카페 ‘★밤에는 바다랑 놀자★명품+나이트’(cafe.daum.net/mainbada)’는 무려 18만명의 회원수를 자랑하고 있다. 그는 이 카페를 통해 회원들에게 각종 유흥정보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현직 호스트바의 선수들이나 이른바 ‘나가요 언니’들과도 활발한 교류를 나누고 있다.

-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이유는.
▲ 나를 찾아주는 손님들에게 조금이라도 즐거움을 주기 위해서 시작했다. 또 화류계에 대해 잘 모르는 분들에게 정확하고 풍부한 정보를 전달하고자 하는 취지도 있다.

- 현직 선수들의 생활이 리얼하게 담겨져 있다는 점이 특이하다.
▲ 화류계 종사자들간 마땅한 커뮤니티가 없다는 것이 늘상 마음에 걸렸다. 사실 선수들은 외롭고 힘든 생활을 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같은 일에 종사하는 이들끼리 정보도 교환하고 스트레스도 풀고, 애환도 같이 나눠보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 카페에는 어떤 정보들이 있는가.
▲ ‘화류계’의 모든 정보가 총망라되어 있다고 보면 된다. 유흥문화에 대한 시시콜콜한 얘기들은 물론, 현장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생동감있는 정보들로 가득하다.

- 인기있는 메뉴는.
▲ 현직 선수들이 일을 하면서 겪은 일들을 진솔하게 써내려간 ‘선수일기’와 ‘아씨일기’다. 또 마담들이 쓴 ‘마담일기’ 도 인기다.

- 바로 구좌를 하기 시작했나.
▲ 아니다. 처음에는 ‘삐끼’로 시작했다. 달랑 명함 한통을 들고 거리로 나가 새로운 손님을 만들어야 하는 고단한 일이었다. 몸이 힘들기 보다는 마음이 더 힘들었다. 지금도 힘들고 괴로울 때면 그때를 생각하며 이겨나가고 있다.

- 업소에서 아가씨들의 수질이 좋기로 유명하던데.
▲ 가장 많은 시간과 돈을 투자하는 것이 바로 수질관리다. 손님들은 단지 술을 먹고 취하기 위해서만 룸살롱에 오는 것은 아니다. 수질이 떨어지면 손님들은 바로 외면한다. 나는 늘 최고의 ‘에이스’들만을 데리고 있으며 손님들에게 최대한 큰 만족을 주려고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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