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인수위’ 첫 인선부터 공방 가열

▲ 새누리당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인수위 수석대변인에 윤창중 '칼럼세상' 대표를 임명한 것을 두고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사진=정대웅 기자>

[일요서울ㅣ정찬대 기자] 새누리당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윤창중 ‘칼럼세상’ 대표를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수석대변인에 기용한 것을 둘러싸고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대선 패배 후 목소리를 낮춰왔던 민주통합당은 ‘실패한 첫 인선’이라며 공세의 고삐를 바짝 죄고 있으며, 새누리당은 ‘당선인의 의견을 존중해야 한다’는 주장과 ‘첫 인사부터 논란을 야기한 것은 잘못’이라는 의견이 맞서고 있다.

‘보수 논객’으로 잘 알려진 윤 수석대변인은 과거 자신의 칼럼과 종편채널방송에서 했던 야권 인사들에 대한 막말이 문제가 되면서 사퇴 압박을 받고 있다. 야권은 ‘불통 인사’ ‘나홀로 인사’라며 공세의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민주통합당 윤관석 원내대변인은 지난 26일 국회 브리핑에서 “윤 수석대변인은 편 가르기에 의한 박 당선인의 불통 인사이자 잘못된 첫 단추”라며 “지금 즉시 윤 수석대변인에 대한 임명을 철회하고 당사자도 즉각 사퇴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박지원 전 원내대표도 한 라디오인터뷰에서 “박 당선인의 첫 인사는 국민대통합을 완전히 역행한 것”이라며 “나홀로 인사이고 폐쇄적인, 소위 불통의 예를 또 한 번 보였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스스로 사퇴를 해 주는 것이 국민의 마음을 달래는 대통합의 길”이라고 압박했다.

새누리당도 윤 수석대변인 임명을 둘러싼 비판 여론에 곤혹스러워하는 모습이다. 새누리당 내부에선 ‘어차피 2개월짜리’인데다 당선인의 첫 인선이라는 점에서 존중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당내 일각에선 여론의 반발이 거셀 것이 분명한데도 윤 수석대변인을 임명한 것은 잘못된 인선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그럼에도 초반 기 싸움에서 밀리면 안 된다는 인식이 팽배해 여야 간 공방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는 지난 27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윤 수석대변인 임명과 관련, “정권인수위 대변인으로서의 공과를 지켜보고 논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있지만 단지 과거와 입장이 달라졌다고 비난하는 것은 좀 이르지 않느냐”고 두둔했다.

이어 “윤 대변인은 박 당선인의 첫 번째 인사로, 여러 뜻이 함축돼 있다고 본다”며 “이번 인사로 이후 인사는 오히려 중도 또는 진보진영 인사에 대한 박 당선인의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고 말했다.

이에 반해 정우택 최고위원은 한 종합편성채널에서 “보수 논객으로 알려진 분을 택한 것이 대통합과 어떻게 맞아 떨어져 매칭할지 의문을 일으킬 수 있다”며 “윤 수석대변인은 문재인, 안철수 전 후보에게 ‘막말’에 가까운 말을 한 것으로 아는데 상당한 반발이 있을 것”이라고 우려감을 표했다.

한편, 윤 수석대변인은 대선을 앞두고 안철수 무소속 전 대선후보에 대해 “콘텐츠 없는 약장수”라고 비판하는가하면 문재인-안철수 단일화를 “한편의 막장 드라마”라고 힐난하기도 했다.

아울러 정운찬 전 총리 등이 문 후보를 지지한 것을 두고 “정치적 창녀”라고 막말을 쏟아냈으며, 통합진보당 이정희 전 후보에 대해서는 “겉으로는 약한 척, 가냘픈 척, 순진한 척 웃으면서 연기하지만 그 눈동자를 보면 정말로 예의라고는 찾아볼 수 없다. 겉으론 교양을 떨면서 시어머니한테 퍼부어대는 며느리 이정희”라고 비난했다.

그는 또 대선 전 한 종편채널에서 “박근혜 정부로 가는 것은 모독”이라고 강조했지만 정작 인수위 수석대변인으로 임명된 뒤에는 “윤봉길 의사가 제 문중의 할아버지”라며 “만약 윤 의사가 첫 번째 인선 제안을 받았다면 거절하지 못했을 것이다. 애국심 때문에 거절하지 못했을 것이란 판단에서 나 또한 응하게 된 것”이라고 항변하기도 했다.

이에 윤봉길 의사 기념사업회 측은 “윤씨는 한 번도 윤 의사 추도식이나 의거기념식 등에 참석한 적이 없고, 윤 의사의 8촌 이내 친족도 아니다”고 반발했다. 사업회 한 관계자는 “윤 의사 본관인 파평 윤씨가 전국에 120만 명이 있는데, 우리는 윤 의사 형제의 자제분들(4촌)까지를 유족으로 보고 있다”며 윤 수석대변인의 발언을 강하게 문제 삼았다.

<정찬대 기자> mincho@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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