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관련 주식 연일 상한가 다시 움직이는 작전 세력

안 테마주=개미 자금 빨아들이는 블랙홀 배후 존재설 증폭
사정기관의 이상한 침묵 속 치밀하게 움직이는 그들의 실체
안철수 미국행은 극비리에 조직 재구성·창당작업 위한 것?

[일요서울ㅣ오병호 프리랜서]대선기간 동안 요동치던 정치테마주가 나락으로 추락하고 있다. 대선 직후 전문가들은 테마의 소멸로 정치테마주도 사실상 막을 내렸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최근 증권가에 심상치 않은 이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나락으로 떨어졌던 문재인 안철수 테마주들 가운데 유독 안철수 테마주들이 연이어 계속 상승하고 있다.
안철수 테마주 중 대장주로 꼽히는 써니전자의 경우 지난 12월 20일부터 28일까지 내리 상한가를 기록하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이는 증시전문가 그 누구도 예상치 못한 일이었다. 써니전자는 대선 테마주 광풍이 불기 시작하던 지난 4월 대선 테마주 광풍의 시작을 열었던 핵심 종목이었다.
대선기간 때 증시 전문가들은 박근혜 후보(현 당선인)가 당선될 경우 다른 주자들의 테마주가 소멸될 것으로 예상하면서 그렇게 될 경우 개인투자자들의 막대한 피해가 예상된다고 경고했다.
지금 안철수 테마주의 상승을 두고 일부에서는 “또 다시 폭탄돌리기가 시작된 것 아니냐”고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연이어 상승을 거듭하다 어느 시점에 폭락해버릴 수 있다는 것이다. 안철수 테마주의 배후를 조사해 위법사실이 드러날 경우 관련자들을 처벌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이른바 작전세력들이 테마주를 이용해 개미들의 자금을 털어가는 것일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동시에 테마주에 검은 손이 개입돼 있다는 의혹도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특정목적을 가진 이들이 주가를 띄워 비자금을 마련하는 것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말도 나온다.

 

▲ <정대웅 기자> photo@ilyoseoul.co.kr

이번 대선에서 테마주들 중 가장 피해가 컸던 테마는 안철수 테마였다. 그 중에서도 미래산업과 써니전자는 어림잡아도 10만 명 이상의 투자자들이 상당한 손실을 입었다. 이 두 종목은 안철수 테마주라는 공통점 외에도 대주주들이 주가가 한창 올랐을 때 주식을 처분하는 이른바 ‘먹튀’를 한 동질성이 있다.


써니전자를 두고 여러 소문이 나돌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써니전자 배후에 검은 세력이 있다는 말이 확산되고 있다. 무엇보다 써니전자 주가의 폭등락시기와 안철수 원장의 행보가 맞물리고 있다는 게 공교롭다. 특정 목적을 가진 세력들이 써니전자를 통해 모종의 작전을 펴고 있는 것 같다는 추측이 나오는 것도 이런 까닭에서다.


안 원장의 행보와 써니전자의 주가변동이 맞물리는 가장 최근 움직임은 대선 직전에 있었다. 안 원장은 선거 당일인 지난 12월 19일 돌연 미국으로 출국했다. 안 원장이 출국한 직후인 바로 다음날 20일부터 써니전자의 움직임이 예사롭지 않았다. 초반 들썩이는가 싶더니 이내 상한가를 기록했다. 더 이상한 것은 박근혜 당시 후보의 당선이 확정된 다음날에도 써니전자는 상한가를 올렸다. 테마가 완전히 소멸됐음에도 주가가 폭등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경우다.

우연과 필연 사이

주식 전문가들은 “안 원장의 향후 행보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돼 주가가 급상승하고 있는 것 같다”는 진단을 내놓긴 했지만 속 시원한 해답은 아니었다.


써니전자의 주가가 연일 상한가를 치며 폭등하자 정치권과 증권가에서는 안 원장의 미국행에 의문을 표시했다. 대체 왜 미국으로 갔으며 그것도 하필 대선 당일 황급히 떠난 이유가 무엇인지 여러 추측을 내놓았다.
이에 대해 안 원장 측은 “대선 이후에도 집중될 수 있는 언론의 관심에서 벗어나 현실 정치인으로서 신당 창당 등 향후 행보에 대한 구상을 구체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부에서는 “안 원장이 휴식을 취하러간 것일 뿐 다른 의미는 없는 것 같다”며 억측을 경계하고 있지만 미국행은 단순 휴식의 목적이 아닐 가능성이 크다.


안 원장 측에 따르면 안 원장은 이미 지난 12월 초부터 미국행을 계획하고 있었다. 그렇다면 안 원장이 미국행을 결심한 배경은 무엇이고 출국은 왜 대선 당일이어야만 했던 것일까.
정치권 일부에서는 한두 달 동안 미국에 체류해야 할 현안이 딱히 없는데다 대선 개표도 보지 않은 상황에서 급작스럽게 떠날 이유가 없다는 점에 비춰 “안 원장이 미국 내 어떤 문제를 급히 해결하러 간 것일 수도 있다”고 조심스럽게 추측한다.


안 원장의 미국 내 행선지는 2000년 벤처비즈니스 과정을 밟았던 스탠포드 대학 등인 것으로 알려졌다. 안 원장은 귀국 후 자신을 지지했던 16개 지역포럼을 중심으로 전국을 돌며 민생 탐방에 나설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야권에서는 안 원장의 미국행을 두고 정치 현장을 떠나 자신의 정치 구상에 몰두하려는 것으로 보고 있다. 귀국 후 본격적인 정치 재개를 위해 잠시 숨을 고르겠다는 취지가 아니겠냐는 것이다.
정치권 관계자들은 안 원장의 본격적인 정치 행보가 2013년 박 당선인 취임 직후부터 시작될 것으로 보고 있다. 안 원장은 대선 후보 사퇴 후에도 “이게 끝은 아니다. 내년에 재ㆍ보궐선거도 있지 않느냐”라며 ‘정치인 안철수’를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안 원장은 국내 여러 정치 일정을 감안할 때 앞으로 1, 2개월쯤 미국에 머물다 돌아올 것으로 보인다. 당장 4월에는 전국적으로 보궐선거가 치러지고, 안 원장의 약점으로 지적됐던 조직력과 정치경륜 보강 그리고 원내의석 확보 차원에서 선거에 뛰어들 것으로 관측된다.

안 원장 쓴 맛 볼 수도

안 원장이 직접 선거에 출마할지, 아니면 자신의 측근들만 내세울지 그도 아니라면 정식으로 당을 만들어서 자신과 측근들이 함께 나설지 아직까지 확정된 것은 없다.
하지만 안 원장이 창당 작업에 나설 거라는 것은 단순한 예측이 아닌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진다. 안 원장이 미국에서 돌아오면 전국 16개 포럼을 중심으로 민생 탐방에 나설 뜻을 비친 것도 창당설(說)에 무게를 더하고 있다.


이에 안 원장의 미국행을 두고 국내 여론을 피해 해외에서 극비리에 조직 재구성과 더불어 창당작업을 하는 것일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안 원장이 신당 깃발을 세운다면 여기에는 민주당 내의 비노 진영 인사들, 특히 재기를 노리는 전직 의원들 상당수가 합류할 가능성이 있다. 또 새누리당 인사들 가운데에도 지난 총선 과정에서 박근혜 당선자 측과 등졌던 사람들이 ‘안철수 신당’에 들어올 것으로 예상된다.


안 원장이 순수 신당 창당이 아닌 민주당의 ‘발전적 해체’를 통한 통합신당 창당 과정에서 주축을 맡을 가능성도 타진되고 있다. 안 원장이 당장 신당을 만든다 해도 원내 소수 야당의 한계를 벗기 어려운 만큼 민주당과의 연대가 필요한 점을 감안하면 가능성이 없지 않다.
그러나 검찰 등 사정기관 주변에서는 어두운 분석도 나오고 있다. 친박계로 구성된 차기 정부에서 안 원장이 본격적인 정치행보를 할 경우 사정기관의 타깃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벌써부터 검찰 주변에서는 “안 원장의 정치자금 부분을 검찰이 들추고 있다”는 말이 조금씩 새어나오고 있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이번 대선에서 안 원장과 관련된 여러 의혹이 제기됐다. 이 중에서 주가조작 의혹 부분은 검찰의 수사자료 폐기 등 여러 가지 이유로 유야무야됐다”며 “하지만 향후 안 원장이 정치활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되면 자금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고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사정기관 관계자도 비슷한 맥락의 말을 했다. 이 관계자는 “안 후보와 관련해 금감원이나 다른 사정기관에서 이상할 정도로 관대했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특히 검찰에서 조사를 받을 때는 여러 면에서 봐주기 수사를 한 의심을 지울 수 없다”며 “이번 대선에서도 유독 안 원장 관련 테마주가 들썩였고 적지 않은 피해자를 생산했다. 명백한 증거나 연관성이 드러나진 않았지만 안 후보 테마주의 움직임을 살펴보면 단순 투기꾼이 아니라 특정세력이 개입한 흔적이 역력하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테마주와 관련해 특정세력이 정치자금을 조성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향후 안 원장이 정치행보를 본격화 했을 때 사정기관이 어떻게 움직일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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