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와 대결 피해라”

▲ 새누리당 김무성 전 선거대책위원회 총괄본부장의 경북 포항 출마설이 가시화되고 있다./정대웅 기자
정치적 고향 버리고 포항 선택한 속내는…

[일요서울ㅣ박형남 기자] 김무성 새누리당 전 선거대책위원회 총괄본부장이 오는 4월 재보선이 유력시되는 경북 포항 출마설이 나와 정가의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김 전 본부장이 원내에 진입할 경우 여권 지형은 물론 차기 당권 경쟁도 치열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여기에 당권을 접수할 수 있을지 여부도 관심사다. 사실 김 본부장은 대선 후 원내진입이 줄기차게 제기된 상황. 그런데 의아한 점은 경북 포항 출마설에 무게중심이 쏠리고 있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대선 승리를 이끈 뒤 이튿날 “제 역할이 끝났다”며 감사 메모 하나를 당사에 붙여놓고 공식선상에서 완전히 사라졌던 김무성 새누리당 전 선거대책위원회 총괄본부장이 4월 재보선을 겨냥해 서서히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최근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 본부장이 4월 재보선에 출마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김 전 본부장 스스로도 부산 영도와 경북 포항 출마설과 관련해 “포항이든 영도든 그런 건 다 당에서 전략공천 하지 않겠느냐”라고 반문한 뒤 “어디가 언제 끝날지도 모르는 상황인데 특정지역을 염두에 두고 이리 갔다 저리 갔다 할 생각은 전혀 없다”고 밝혔다. 두 지역 모두 현역인 새누리당 이재균 의원과 무소속 김형태 의원의 재판(공직선거법 위반)이 진행 중이다. 최종 판결이 언제 날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벌써부터 입장을 밝히는 것은 성급하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당선 무효형이 확정되고 당에서 자신을 전략공천할 경우 어느 지역이든 나설 뜻이 있음을 간접적으로 내비쳤다. 김 전 본부장이 재보선 출마 가능성을 열어놓은 상황에서 부산 영도가 아닌 경북 포항에 공을 들이고 있다는 얘기도 심심찮게 흘러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안철수 전 대선후보를 피하기 위한 전략적 판단이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실제로 정치권에서는 ‘안철수 부산 영도 출마설’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아울러 본인이 출마하지 않을 경우 김성식·박선숙 전 의원 등 핵심 측근들을 대리인으로 내세울 것이라는 전망도 우세하게 점쳐지고 있다. 이럴경우 김 본부장은 힘겨운 싸움을 펼쳐야 한다.

더욱이 김 전 본부장이 ‘원내진입 후 당권’이라는 플랜을 가동시킨 상황에서 안 전 후보에게 패할 경우 엄청난 정치적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이미 안 전 후보와의 가상대결에서 패배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부산 영도가 아닌 경북 포항으로 시선을 돌렸다는 후문이다.

김 전 본부장은 경북 포항과도 인연이 깊다. 김 전 본부장의 선친이 영흥초등학교를 설립한 곳이며, 한때 사업을 했던 곳이다. 김 본부장은 대선이 끝난 지난해 12월 22일 포항 호미곶과 죽도시장, 보경사 등을 몇몇 측근과 함께 다녀갔다. 이를 두고 경북 포항 출마를 위한 사전 답사라는 관측도 낳고 있다.

당내 상황도 교묘하게 겹쳤다. 경북 포항의 경우 이상득 전 의원이 불출마한 지역구다. 정치적 무게감이 상당히 약화돼 있으며 이 전 의원의 뒤를 이을 만한 중량감 있는 인사가 없다는 점도 한몫하고 있다. 이에 따라 상대적으로 전국적 지명도가 있는 김 전 본부장이 경남 포항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정치권의 대체적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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