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이태원 등 외국인들이 많이 모여 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외국인 에이즈 감염자들이 무차별적으로 에이즈를 퍼뜨리고 있다’는 ‘에이즈 괴담’이 돌고 있다. 에이즈 감염자들이 에이즈를 퍼뜨리기 위해 의도적으로 접근해 성관계를 가지려 한다는 소문이다. 그러나 에이즈 관련 부처 관계자들은 현실적으로 일어나기 어려운 일이라며 소문을 일축했다.최근 에이즈에 감염된 외국인들 중 일부가 에이즈 확산을 위해 나이트클럽 등지에서 다른 외국인들이나 한국인들에게 의도적으로 접근한다는 ‘에이즈 괴담’ 이 이태원을 중심으로 퍼지고 있다.

에이즈 감염자들은 외국인노동자, 영어강사, 나이트클럽 무희 등으로 국적과 직업도 다양하며, 특히 한국에 거주하는 주한 외국인 이외에 에이즈를 퍼뜨리기 위해 외국에서 일부러 한국을 찾아와 일시적으로 머물렀다 출국하는 사람도 있다는 것이다.외국인 단골 고객이 많다는 이태원 나이트클럽 웨이터 A씨는 “최근 외국인들이 많이 모이는 나이트클럽을 중심으로 에이즈 괴담이 돌고 있다. 그러나 누가 에이즈 감염자인지 알 수 없어 의혹만 더욱 커지고 있다” 고 말했다.에이즈 감염자들이 주로 사용하는 수법은 의도적인 ‘부킹’에 의한 성관계와 고의 헌혈.고의 헌혈의 경우는 에이즈 감염자임이 밝혀질 가능성이 높고 신분이 노출되기 때문에 소문에 대한 신빙성은 떨어지는 편이다.

그러나 의도적 성관계의 경우는 접근도 용이하고 적발하기도 어려워 에이즈 감염자들이 이 방법을 택할 가능성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최근에는 외국인과 성관계를 갖기 위해 먼저 외국인들과의 부킹을 요구하는 한국인들도 늘고 있어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웨이터 A씨는 “주말에 외국인 남성과 한국인 여성, 혹은 한국인 남성과 러시아 여성들이 나이트클럽에서 어우러져 놀다가 ‘2차’ 를 가는 것은 더 이상 진풍경이 아니다” 라고 설명했다. 나이트클럽 주변에서 여관을 운영하고 있는 김 모씨도 “금요일이나 토요일 밤엔 외국인과 한국인이 같이 들어오는 경우가 많다” 고 귀띔하기도 했다.그러나 이들이 외국의 에이즈 감염자 조직으로부터 사주를 받았는지, 한국 내 외국인 감염자끼리 자체적으로 활동하는지 여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자신들의 존재를 알리기 위해 에이즈를 퍼뜨리고 있다는 게 소문의 진상이다. 웨이터 A씨는 “에이즈 감염자들은 자신들의 존재를 알리기 위해 고의로 감염을 확산시키기도 한다”고 설명하며 “‘혼자 당하기 억울해서’ 에이즈를 퍼뜨리는 사람도 있다는 소문도 들었다”고 전했다.그러나 에이즈 관련 단체들은 “소문이 현실적으로 일어날 가능성은 거의 없다” 며 괴담 자체를 부정했다.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에이즈 감염자가 국내에 입국할 확률은 극히 적다. 또 감염자의 경우 대부분 관계당국에서 예의주시하고 있고, 적발될 경우 강제출국 당하기 때문에 마음 놓고 활보하기는 어렵다. 다만 일부 성생활이 문란한 외국인들이 입국 이후에 에이즈에 걸릴 가능성은 있다”고 밝히며 “에이즈 감염자와 성관계를 가진다고 해도 에이즈에 걸릴 확률은 0.1~1%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에이즈 퇴치 연맹 관계자도 “일부 외국인의 그릇된 행태로 인해 소문이 확대된 것 같다. 여러명의 외국인을 상대로 성관계를 갖지 않는 한 에이즈에 감염될 확률은 희박하다. 소문대로라면 한국사람은 거의 대부분 에이즈에 걸릴 것” 이라고 주장했다.이어 이 관계자는 “과거에는 외국여행자가 현지에서 감염돼 귀국하거나 외국인이 내국인에게 감염시키는 것이 일반적이었으나 현재는 내국인끼리의 감염이 가장 많다. 따라서 가장 주의해야 할 대상은 내국인” 이라며 “에이즈 괴담이 자칫 주한 외국인 전체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질 수 있다” 며 주의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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