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보다 ‘화려한 솔로’를 선택하는 ‘싱글족’이 늘고 있다. 하지만 그들은 혼자 사는 불편함 따위는 거의 느끼지 못한다. 주거 형태도 과거 단순한 원룸이나 오피스텔 개념에서부터 최근 모스, 코쿤 하우스, 서비스 드레지던스까지 종류를 달리한 상품이 꾸준히 늘고 있다. 그들만의 트렌드가 주택시장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부동산 114 김규정 과장은 “세대수도 줄어들고 경제력 있는 여성이 늘어나면서 원룸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S여대 앞에 있는 여성전용 코쿤 하우스. 건물 6층에 자리한 이곳은 철저한 보안이 이뤄지고 있었다. 메인 출구에는 번호키 설치로 외부인 출입을 100% 통제하고 있었고, 출입자 체크 첨단 녹화기가 24시간 작동 중이었다. 건물 관리자는 “각 출입구를 비추는 모니터 카메라가 24시간 외부 침입자를 통제한다”고 말했다. 관리자의 안내에 따라 ‘싱글족’의 공간을 볼 수 있었다. 2.5~3.5평 남짓한 방이지만 침대, 책상, 의자, 옷장, 에어컨, 냉장고, 텔레비전 등 각종 시설을 갖춰놓고 있었다. 취사실과 세탁기는 공동으로 사용하게 되어 있고 다리미는 복도 중앙에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

관리자는 “학교 앞이라 학생들도 있지만 대부분 직장여성들이다. 지방에서 직장 때문에 서울에 올라온 여성이 한 40% 정도이고, 나머지는 독립을 원해 이곳에 와 있다”며 “출입 시간이 자유롭고 개인 프라이버시를 철저하게 존중해 주는 게 특징”이라고 덧붙였다.이 건물에 살고 있는 이지연(29)씨는 “집이 서울이지만 출퇴근 시간도 많이 걸리고 나만의 시간과 공간이 필요해 이곳에 오게 됐다. 상권의 중심지에 있어 쇼핑이나 문화 활동이 편리하다. 학교 근처라 물가도 싸 생활비 부담이 없는 편”이라고 말했다. 이 건물 안에는 200여 평의 여성전용 사우나, 휘트니스센터가 완비되어 있었고 비디오와 도서도 무료로 대여해주기 때문에 주말에는 방안에서 문화생활을 즐긴다고 입주자들은 전했다.

30대 여성 싱글족
“자유때문에 독립”

‘싱글족’이 많다는 신림역 근처 부동산에서 원룸을 알아보러 다니는 건설업체에 다니는 한 여성(31)과 얘기를 나눠봤다.- 직장 생활한지 얼마나 되었나.▲ 8년 정도 됐다.- 월수입과 평균 생활비는 어느정도인가.▲ 300만원 정도, 그리고 생활비는 120만원 정도 된다.-왜 독립을 원하는가.▲ 자유롭게 살고 싶다. 집에는 온전한 나만의 공간이 없다.-결혼 생각은 없나.▲ 그런 건 아니다. 하지만 요즘 주변에서 이혼하는 친구를 너무 많이 본다. 영원하리란 보장 없는 결혼에 내 인생 스케줄을 맞추고 싶진 않다.-외로울거란 생각은 해보지 않았나.▲ 한다. 가장 큰 문제일 수 있는데 여가활동이나 클럽활동에 좀 더 전념할 생각이다.집에서 가족과 함께 있다고 외롭지 않은 건 아니더라.(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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