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길 먼 '우주강국'의 꿈 독자적인 발사체 개발 급선무

▲ 한국 첫 우주발사체 '나로호(KSLV-1)'가 30일 오후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대에서 우주를 향한 비상을 하고 있다.<고흥=뉴시스>

[일요서울 | 김종현 기자] 우리나라 첫 우주발사체 나로호(KSLV-I)’에 실린 나로과학위성이 두차례 교신에 성공하면서 우리나라가 인공위성을 자력으로 쏠 수 있다는 기술을 보유하게 됐다.

하지만 나로호의 1단계 로켓이 러시아 흐루니체프 사()가 개발한 앙가라에 실려 발사됐기 때문에 진정한 우주 독립을 위해서는 한국형 우주발사체 개발이 급선무로 떠올랐다.

인공위성연구센터는 31일 오전 328분 나로과학위성이 정해진 타원궤도를 돌아 우리나라 인근 상공에서 첫 번째 교신을 시도해 성공했다고 밝혔다.

센터는 RF(주파수) 장비를 이용, 이날 오전 327분 통신 신호를 받은 지 1분 뒤인 284초부터 432초까지 1458초 동안 위성의 전파 비콘(Bescon, 응급신호발생기) 신호를 수신했다.

이번 첫 교신을 통해 위성의 전압, 온도, 전력 등을 모니터링해 위성의 건강상태를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나로과학위성은 발사 1시간 26분 뒤인 30일 오후 526분부터 10분간 노르웨이 지상국에서 정상적으로 위성의 비콘 신호를 수신, 성공 가능성을 높인 바 있다.

이인 KAIST 인공위성연구센터 소장은 첫 교신 후 열린 브리핑에서 위성의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초기 명령을 위성으로 전송하고 위성으로부터 자료를 전송받아 상태가 정상적인 것으로 확인했다면서 나로호 발사 성공에 이어 나로과학위성과의 교신에도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나로호 사업의 성공을 최종확인하며 스페이스 클럽11번째 회원이 됐다.

하지만 나로호 사업은 우리나라 최초의 우주발사체라는 역사적 의미를 담고 있는 반면 1단 추진체가 러시아에서 제작한 수입 완제품이라는 점에서 반쪽짜리 우리나라 로켓이라는 비난을 피해가기 힘들것으로 보인다.

특히 1단 로겟에 대해서는 러시아로부터 기술이전을 받지 못해 나로호 발사 성공으로 우리나라가 발사체 기술을 습득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에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앞으로 순수 우리 기술로 만든 한국형 우주발사체(KSLV-II) 개발과 발사에 박차를 가하기로 했다.

실제로 교과부는 애초 2021년으로 설정됐던 한국형 우주발사체 발사 시점을 2~3년 앞당겨 2018~2019년에 발상하는 방안을 지난 15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업무보고에 포함시켰다.

교과부에 따르면 정부는 한국형 우주발사체 사업에 2021년까지 예산 15449억 원을 배정하고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2011년 말 국가우주위원회가 확정한 한국형 우주발사체 개발 계획의 목표는 순수 우리 기술로 로켓을 개발해 아리랑 위성수준의 1.5톤 급 실용위성을 지구 저궤도(600~800km)올려 놓는 것이다.

이를 위해 한국형 우주발사체는 나로호(33m·142)보다 길고 무거운 46.5m·200톤으로 개발되며 1단 로켓 추진력은 300톤중()으로 나로호(170톤중)보다 클 전망이다.

또 한국형 우주발사체는 3단에 액체 연료 추진 로켓을 구성되고 75톤중급 엔진 4개를 묶어 추진력을 얻기 때문에 2단 고체연료, 단일 엔진을 사용하는 나로호와는 다르다. 이에 다단 분리를 위해 나로호 보다 더욱 정교한 기술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정부는 한국형 우주발사체 사업을 3단계로 추진해 우주 강국의 꿈이 실현되기 위한 완전한 자립을 이루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우선 1단계 사업은 5~10톤급 액체 엔진 개발과 시험시설 구축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는 일종의 예비 연구로 내년 혹은 그 이전에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2단계 사업은 75톤급 액체 엔진을 완성하고 이 엔진 하나만으로 2016께 시험 발사를 하게 된다. 애초 2단계 사업은 2018년께로 예정돼 있으나 이 또한 2년 가량 앞당겨질 것으로 보인다.

항우연은 이 엔진을 만드는 데 필요한 중요 부품의 제작기술을 대부분 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3단계 사업은 이 기본 엔진 4개를 묶어 300톤급 1단 추진체용 엔진을 개발하고 2018~1019년 한국형 발사체를 우주로 쏘아 올리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그러나 한국형 우주발사체 사업과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선거전 TV토론에서 밝힌 “2025년 달 착륙선 계획이 있는데 20년까지 앞당기려한다는 공약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예산과 인력확보가 문제로 제기되고 있다.

항우연은 한국형 우주발사체 사업에만 2021년 까지 총 15449억 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하는 가운데 1차년도(2010~2014) 소요 예산의 평균 70%밖에 확보하지 못했다. 나로호 발사 실패를 거듭하면서 예산이 축소됐기 때문이다.

여기에 부족한 인력확보 문제도 핵심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조광래 나로호발사추진단장은 발사 후 브리핑에서 한국의 발사체 개발 인력은 200명이지만 러시아의 우주 개발 인력은 45000명이나 된다고 나로호 발사에 어려움을 토로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우주정책 전문가인 김경민 한양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한국형 발사체를 조기에 개발하려면 한 개 부처에 맡겨둬선 안 된다면서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의지를 보이고 집중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정상궤도에 진입한 나로과학위성은 애초 더미위성(궤도 진입을 확인할 수 있도록 송수신 장치만 있는 위성)이었지만 20112월부터 1월 동안 각종 과학 장비를 붙여 과학 위성으로 변신시켰다.

이에 나로과학위성은 위성이 궤도에 제대로 진입했는지를 알려주는 것이 1차 임무다. 이후 위성은 300~1500km의 타원궤도로 지구를 1시간 42분마다 한번씩 하루 14바퀴를 돌며 1년 동안 과학관측을 하게 된다.

위성에는 이온층관측센서, 펨토초 레이저 발진기, 반작용 휠, 적외선센터, 레이저반사경, 우주방사선량 측정센서 등 6종의 과학장비가 장착돼 있다.

todida@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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