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 변론까지 마쳤지만 아직 별다른 성과가 없다. 입주를 앞두고 돈 1,000만원이 없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니 답답할 뿐이다.”경기도 의왕시 오전동에 위치한 ‘한진로즈힐’ 아파트 조합원 40여명이 “시행사 측이 부당한 추가비용을 내라며 입주를 막고 있다”며 1년 가까이 한진로즈힐 시행사인 예인건설과 소송을 벌이고 있다. 지난 9월 15일, 예인건설 사장단과 처음으로 대면한 조합원들은 “별성과없이 대면을 마치고, 다시 4차 변론을 기다리고 있다. 5년간 벌인 싸움이 하루 빨리 종결되길 바란다”고 말한다.

한진로즈힐 조합원 40여명은 입을 모아 한진로즈힐의 당시 허위광고 내용을 ‘사기행위’라며 비난했다. 99년 12월, 건설 경기가 최악이던 상황에 ‘내 집 마련의 꿈’을 안고 100여명의 조합원들은 한진조합아파트로 몰렸다. 한진조합원 비상대책위원회의 H씨는 “당시 한진그랑빌(현 한진로즈힐)은 전단지와 신문광고를 통해 ‘한진중공업 공동 자금관리·확정분양가·토지매입완료’를 강조하며 조합원을 모집했다. 그러나 이 모든 사실이 허위광고였다”며 분노했다.‘한진로즈힐’은 한진중공업 건설부문이 경기도 의왕시 오전동 27-19 일대 1만여 평에 건설한 대단지 조합아파트다. 최초 한진로즈힐은 삼익건설이 시공을 맡아 약 200여세대를 분양하기로 했으나, 삼익건설의 부도로 공사가 중단. 이후 99년 한진중공업 건설부문이 시공사로 나서고 예인건설이 시행을 맡으며 입주세대를 1,000세대로 늘려 재공사가 시작됐다.

한진로즈힐은 모락산 기슭에 들어서 주변 환경이 좋고, 23평형 304가구, 32평형 694가구등 중·소형평수가 잘 구성돼 당시 건설경기 불황에도 불구하고 반응이 좋았다. H씨를 비롯해 100여명의 조합원들은 대기업 한진중공업이 시공을 맡는 사실을 든든히 여기며 조합 모집에 참여했다. 조합원 H씨는 “조합아파트인 만큼, 조합장은 조합원의 의사를 반영해 일을 추진해야 하는데, 우리는 조합장의 얼굴도 모른 채 2년을 보냈다. 그동안 조합장은 시공·시행사 측과 계약내용 변경에 합의해 도장을 찍고, 조합원을 속였다”고 밝혔다.조합원들의 말에 따르면 지금껏 조합총회가 열린 건수는 단 2회. 여러 번 조합총회를 건의했지만, 시행사와 조합장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최초 조합총회가 열린 것은 지난해 중순. 시행사측은 “설계 변경으로 조합원들은 추가 비용을 내야 한다”며 총회를 모집했다.

그날 시행사 측은 입주를 몇 개월 앞둔 시점에서 “32평형 입주자는 약 1,500만원, 24평형 입주자는 약 1,100만원을 더내야 입주 가능하다”고 통고했다. 이미 조합장 S씨는 조합원 모르게 시행사와 ‘설계 변경에 동의한다’는 도장을 찍은 상태. 조합원들은 꼼짝없이 설계 변경에 따른 추가 비용을 내야 했다. 한편 예인건설은 “한진로즈힐은 현재 100% 분양이 완료된 상태며 지난 8월 31일부터 순조롭게 입주가 시작돼 현재 50%의 입주율을 보이고 있다. 70%이상의 조합원이 변경계약서에 합의하고 입주했다. 일부만 반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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