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34)씨는 부유한 가정환경에서 자라 유학까지 마친 전문직 종사자로서 자타공인 일등 신랑감이다. 그는“프라이드가 강한만큼 배우자에 대한 욕심도 컸다. 부모님의 요구도 까다로웠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결혼정보회사에 등록한 후 일대일 미팅과 이벤트 파티에 모조리 참여했음에도 이상형을 만날 수 없었다. 그랬던 그가 이달 말 결혼을 한다. 수많은 일류 집안 여성들을 거부하던 Y씨가 선택한 여성은 그야말로 평범한 직장인 H(30)씨. 요즘 Y씨는 입이 귀에 걸렸다.

- 어떤 여성을 원했나.▲ 솔직히 살아온 환경이나 조건이 비슷한 여성을 원했다. 일류대학에 전문직 여성이어야 했고, 집안 수준도 많이 따졌다.

- 여성의 외모도 중요하다고 보는가.▲ 물론이다. 개인적으로 내 여자라면 깨끗한 피부에 167 이상의 키를 가져야 된다고 생각했다.

- H씨는 어떤가.▲ 프로필을 전해 듣고 안만나려 했다. 지금도 장난으로 “넌 진짜 대박 잡은 거야”라고 놀린다.(웃음) 솔직히 조건으로 본다면 내 이상형과는 거리가 멀다. 그렇다고 나이가 어린 것도 아니고…(웃음)중위권 대학에, 평범한 직장에, 강남 거주자도 아니고(Y씨는 비슷한 문화권에 사는 여성을 원했다고 고백했다)…키도 163이다. 참, 큰 미인은 아니지만 피부는 정말 깨끗하다.(웃음)

- 그동안 꽤 많은 여성들, 특히 좋은 조건을 갖춘 여성들을 상당 수 소개받은 걸로 들었는데 …▲ H를 만나면서 잘나고 이쁜 여성이 지니지 못한 ‘매력’에 대해 알게 됐다. 겉보기엔 번지르해도 내 직업은 스트레스가 많다. 그녀는 나를 알아주는 여자다. 그게 최고다.

- 결혼을 앞둔 소감은.▲ 처음에 부모님의 반대에 부딪혀서 힘들었으나 지금은 정말 행복하다. 이 행복은 남들보다 많은 것을 누리고 많은 혜택을 받고 살아왔다고 자부하는 내가 여지껏 느껴보지 못했던 것이다.

- 결혼 적령기의 남녀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솔직히 조건을 무시할 수는 없다. 돈이란 참으로 편리한 것 아닌가. 특히 우리나라처럼 부와 명예가 극단적으로 대물림되는 나라에서는 결혼이 비즈니스다.그러나 조건이 우선시되어 그 사람의 진면목을 놓치게 되는 실수는 없어야 한다고 본다. <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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