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정서(遺情書)’. 중국을 벌겋게 달궈놓은 한 20대 중반 미혼 여성의 일기이다. 아니, 지극히 사적인 일기가 어떻게 중국사회를 달궈놓을 수 있다는 말인가?“나는 어제도 그 바에서 멋있는 남자를 만났다. 섹스는 인간미 물씬 풍기는 나의 최고의 취미이다.”무츠메이라는 여성이 자신의 인터넷 블로그에 그녀의 일기‘유정서’에 올린 내용중 하나이다. 그녀의 일기는 작년부터 입소문을 타고 알려지기 시작, 중국의 한 유명인과의 멋진 하룻 밤을 낱낱이 공개하며 블로그 사이트 서버를 다운시키는 인기몰이를 벌였다.

여기에서 그녀는 그 유명가수의 실명까지 밝히며 그의 테크닉까지 꼼꼼히 묘사하는 등, 하룻밤의 야사를 파노라마 그리듯 실감나게 묘사하고 있다. 중국 언론에 의하면 사실 그녀는 일기를 인터넷에 공개하기 전에도 한 잡지에 자신의 얼굴 공개와 함께 성생활을 소재로 한 글을 연재하던 작가였다. 그런 그녀의 일기가 중국사회의 뜨거운 가십거리로 부상하며 그녀는 일약‘미녀작가’로 등극하게 된다. 이를 두고 중국 언론들은 ‘무츠메이 현상’이라며 미녀작가와 성혁명 등을 둘러싼 각종 논쟁으로 다시 한번 중국대륙을 뜨겁게 달궈놓는다.

한 네티즌은 “미녀작가는 무슨 미녀작가, 그녀들은 단지 몸으로 글을 쓰는‘창녀작가’”라고 비아냥거리고 있고, 다른 한 네티즌은 “개개인의 가치관과 생활방식은 다르다. 타인의 그것들이 나와 다르다고 함부로 폄하해선 안된다”며 그녀를 옹호하고 나선다. 이에 대해 또 다른 네티즌은 “개인적으로는 동의하지 않지만 그녀의 권리는 보호받아야 한다”며 사회적인 관용을 호소하지만 한 인터넷 사이트에서 조사한 여론조사에 의하면 80% 이상의 여성 네티즌들은 자신들의 사생활을 매개로 한번 출세해보고자 하는 저급한 꾀를 부리고 있을 뿐이라는 부정적인 시각을 지닌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이와 같은 미녀작가 현상은 한순간의 돌풍으로 끝날 것 같지는 않다.무츠메이 이전에도 미녀작가들은 있었고 또 그녀 이후 더욱 대담한 필체로 무장한 미녀작가들이 대거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문화비평가인 주다커(朱大可)는 <북경청년보>와의 인터뷰에서 “무츠메이 현상이나 미녀작가들의 등장은 급변하는 시장경제하의 중국의 일면을 보여주는 것에 불과하다. 이는 중국사회에서 새롭게 등장하는 사회적 책임감이 결여된 대중들을 대표하는 현상이라 정의할 수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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