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문회정국 2] 박근혜 6人 장관 내정자

[일요서울|최은서 기자]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이번 2차 인선으로 내각 구성을 위한 첫발을 뗐다. 지난 13일 박근혜 정부의 초대 내각을 이끌어갈 교육·외교·법무·국방·안전행정부 등 6개부 장관 인선결과가 발표됐다. 이번 첫 조각은 박근혜 정부 5년을 가늠해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있다. 해당 부처에서 오래 근무한 관료 출신들이 대거 발탁됐다는 점이 특징으로 꼽히고 있다. 여야는 박 당선인이 발표한 6명의 ‘박근혜 초대 내각’ 장관 후보자들을 두고 ‘무난하고 안정적 인사’라는 총평을 내놓았지만 인선배경과 향후 조각 구성과 관련된 주문 등에 대해서는 미묘한 온도차를 보였다.

▲ 박근혜 당선인이 지난 13일 오전 교육부 장관에 서남수 전 차관, 외교부 장관에 윤병세 전 차관, 법무부 장관에 황교안 전 부산고검장(위 왼쪽부터), 국방부 장관에 김병관 전 한미연합사령부 부사령관, 안전행정부 장관에 유정복 새누리당 의원,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아래 왼쪽부터)에 유진룡 전 차관을 내정했다<뉴시스>
지난 13일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6개 부처 장관 내정자를 발표했다. 가장 큰 특징은 수십 년간 해당 공직에 몸담았고 강성·보수 소신을 가진 전문 관료 출신을 적극 중용했다는 점이다. 각자 분야에서 엘리트 코스를 거친 후보들인 셈. 당초 정치권에서도 박근혜 정부 초기, ‘강성 내각’이 꾸려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런 전망과 발맞추듯 이번 인사도 보수적 소신이 강한 인사들이다. 또 노무현 정부에서 중책을 맡았던 인사들이 중용된 점이 이색적이다. 국정운영을 안정적으로 뒷받침할 전문성에 방점을 둔 것으로 풀이된다. 새 정부 출범 초기 정국 안정과 차분한 개혁을 이끌 수 있는 적임자들을 낙점했다는 분석이다.

수도권 출신 인사가 5명이고 호남출신은 한명도 없다. 장관 내정자 6명 가운데 서남수 교육·윤병세 외교·황교안 법무 장관 내정자가 각각 서울 출신이며, 김병관 국방은 경남 김해, 유정복 안전행정·유진룡 문화체육관광 장관 내정자는 각각 인천 출신이다. 대선공약인 ‘대탕평인사’를 지키기 위해 대구·경북(TK) 인사는 이번 인사에서 배제했지만 ‘전문성은 살렸으나 대탕평인사와는 거리가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평균연령은 59세로 전통 명문인 경기고와 서울고 출신이 대다수다. 출신 고교는 경기고 3명(황교안, 윤병세, 김병관), 서울고 2명(서남수, 유진룡), 제물포고 1명(유정복)이다. 출신 대학은 서울대가 3명(윤병세, 서남수, 유진룡)으로 가장 많고, 연세대(유정복), 성균관대(황교안), 육군사관학교(김병관)가 각각 1명이었다.

황교안, 대표적 공안통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황교안 변호사는 검찰출신의 대표적 ‘공안통’이다. 서울출신인 그는 경기고·성균관대 법대를 졸업하고 나서 통영지청장, 대검 공안 3, 1과장과 서울 중앙 2차장, 성남지청장, 창원지검 검사장, 대구고검 검사장, 부산고검장 등을 지냈다.

검찰총장을 거치지는 못했으나 법조인으로서 자부심이 강하고 사회 부조리 해결에 애착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에서는 황 변호사가 국민속에서의 법조 역할에 큰 중점을 둘 것으로 보고 있다.

그는 보수적 시국관을 가지고 있으며 정치색 강한 시국사건, 선거사범 사건을 많이 다룬 경험을 갖고 있다. 특히 검찰 재직시절 ‘안기부 X파일’, ‘국정원의 한나라당 도청의혹’ 사건 등을 맡아 공안 분야 수사에 정통하다는 평가다.

검찰 내부에서는 합리적 원칙을 중요시하고 학구적 토론에 능한 인사로 유명하다. 특히 검사 재임 중 국가보안법 해석에 있어 누구보다도 해박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국가보안법과 관련한 여러 편의 논문과 해설서를 출간할 정도로 전문가다. 검찰 일각에서는 개혁과 추진에 기대를 걸만하나 법조계 내 동조세력이 적은 것이라는 단점이라는 이야기도 흘러나온다.

황 변호사는 1980년 신체검사 때 ‘만성담마진’이란 두드러기 질환으로 5급 판정을 받아 군 입대가 면제됐으며 당시 6개월간 치료를 받은 것으로 알려져 도마 위에 올랐다. 황 변호사 측은 “군 생 활에 지장을 초래하는 고도 담마진에 해당돼 징집면제됐으며, 17년 동안 약을 복용했다”고 해명했다. 또 ‘안기부 X파일’ 사건을 맡아 사건을 폭로한 기자만 고소하고 삼성 측 인사는 단 한명도 기소하지 않아 ‘면죄부 수사’ 의혹도 받고 있다.

서남수, 정통교육관료 출신

서남수 위덕대 총장은 정통교육관료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교육부 수장 물망에 올라 관심을 모으고 있다. 참여정부 마지막 교육인적자원부 차관을 지내다 5년 만에 친정으로 금의환향하게 된다. 서 총장은 30년 간 줄곧 교육부에서 일한 정통 관료다. 행정고시(22회)를 통해 1979년 교육부 전신인 문교부 사무관으로 공직에 입문했다. 대학학무과장·교육정책기획관·대학지원국장·서울대 사무국장 등 요직을 두루 거쳤다. 2008년 차관직에서 물러난 이후 경인교대 교육대학원 석좌교수, 홍익대 초빙교수 등을 맡았고 지난 9월 경북 경주의 위덕대 총장으로 취임했다.

그는 박 당선인과 개인적 인연은 없지만 교육 행정가로 전문성과 실무성을 인정받은 만큼 지방대학 육성 등 박 당선인의 핵심공약을 주도적으로 실행해 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교육부 현안과 개혁적 비젼 수행에 중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 그가 지난 7월 연구보고서에서 제시한 고교무상교육, 대학특성화 추진 등은 박근혜 정부의 교육정책과도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많다.
서 총장은 위덕대 총장으로 가게 된 경위가 의심의 눈초리를 사고 있다. 위덕대는 2012년 경영부실대학 실사를 받았는데 위덕대가 부실판정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서 후보를 2012년 9월 영입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는 것.

윤병세, 온건파 입지확보 관건

박근혜 정부의 첫 외교부장관으로 지명된 윤병세 외교국방통일분과 인수위원은 박 당선인의 외교·안보 정책 분야 핵심 브레인이다. 그는 외교부에서 30년간 재직한 인물로 미국 지역 전문가로 유명하다. 윤 인수위원은 외무고시 10회 출신으로 외무부 북미 1과장과 주 미국 공사 등을 역임했다. 외교부 내부에서는 ‘외교 문제에 정통한 인사’ ‘안보 위기를 타파할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특히 1998년 한·일 신어업협정 협상에 한국 측 수석대표로 참여하기도 했으며 현재 인수위 외교통일국방분과 위원을 맏고 있다. 그는 비교적 외교관계에서 온건파로 평가된다. 정치권에서는 박 당선인 안보 균형감에 상당한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강경 대응 및 한·미 대응시 적절한 조언을 할 것으로 예측된다. 특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으로 임명된 ‘강성’으로 분류되는 김장수 전 국방부장관 등 강성 안보·국방에 얼마만큼 입지를 확보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윤 인수위원은 병역 관련 의혹이 모락모락 피어나고 있다. 당시 두 차례 신체검사를 받은 뒤 척추디스크 판정을 받았는데, 그 과정이 석연치 않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군면제를 위해 신검을 재차 받은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또 2008년 2월 공직생활에서 물러난 뒤 법률사무소 김앤장 고문을 지낸 배경과 그 기간동안 재산이 얼마나 늘었는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김병관, 강경파로 보수색 짙어

김병관 전 한미연합사 부사령관은 한미 군사관계에 정통한 인물로 꼽힌다. 북한의 핵위협에 대응해 어느 때보다 요구되고 있는 공고한 한미동맹을 반영한 인사라는 평가가 나온다. 그는 군의 요직을 두루 거쳤으며 육사출신으로 박흥렬 전 육군참모총장, 김관진 국방장관과 함께 ‘육사 28기 트로이카’로 불렸던 인물이다. 1972년 육사 졸업식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으로부터 대통령상을 수상했다. 그는 육군본부 2사단 사단장, 합동참모본부 전력기획부 부장, 육군본부 1군사령관을 거쳐 2006년부터 2008년 3월까지 한미연합사 부사령관을 지냈다.

그는 안보를 중요시하는 강경파로 보수색이 짙다. 그는 “남북 대치상황에서 좌파 세력에게 나라를 맡길 수 없다”며 박 당선자 지지를 선언한 바 있고 야당 후보를 ‘좌파세력’이라고 지칭하기도 했다. 그는 북한의 도발 가능성을 강경하게 대응하는 ‘안보 중시’ 기조를 반영한 인선으로 풀이된다.

현재 그에 대해서는 김 전 부사령관의 아내가 노량진 소재 아파트를 자식들에게 증여하면서 증여세를 탈세했고, 실제로는 둘째 아들의 집에서 살면서 서류상 첫째 아들집에서 사는 것처럼 위장전입을 했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또 공직 퇴임 후 2010년 7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무기 중개 Y업체에 비상근 자문이사로 근무하며 자문료 형식으로 고정급여를 받은 것으로 알려져 ‘영향력 행사 가능성’ 때문에 논란이 일고 있다.

유진룡,‘잔뼈 굵은 관료’

유진룡 카톨릭대 한류대학원장은 문화공보부 사무관으로 입문해 문화 행정으로 잔뼈가 굵은 관료 출신이다. 장관으로 임명되면 문화부 관료 출신 가운데 첫 장관이 된다. 1978년 행정고시에 합격(22회)해 공직에 입문한 후 문화부 문화산업국장, 정책홍보관리실장, 차관을 거쳤다. 대통령표창(1992)과 국무총리표창(1988) 등을 받는 등 업무 능력도 검증받았다.

그는 2006년 문화부 차관 재직 당시 노무현 정부의 양정철 홍보기획비서관 등 청와대 인사들과 마찰을 빚고 사표를 내 주목받았다. 당시 유 원장이 참여정부 말기 아리랑TV 인사와 관련해 청와대 청탁을 거부해 사임한 ‘소신파’다. 당시 청와대는 이례적으로 그의 경질 이유로 “조정·설득 능력이 부족하다”고 밝히기까지 했다. 이후 을지로 여가디자인과 교수와 성남캠퍼스 부총장을 거쳐 지난해 카톨릭대 한류대학원 초대 원장 추대됐다. 그는 ‘지조가 있고 공무원 개혁 및 새로운 정책 개발에 기대할 만한 인사’라는 평가가 크다.

유 원장에 대해서는 재산목록으로 신고한 경기 가평군의 농지를 경작하지 않아 농지법 위반 의혹이 일었다. 그는 “묘목식재를 목적으로 농지취득자격증명을 받아 소유권을 이전했고 실제 잣나무를 심어 관리했다”고 해당 의혹이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유정복, 소신·거취 분명

기존 행정안전부에서 명칭이 변경된 안전행정부 장관에는 유정복 새누리당 의원을 내정했다.
유 의원은 현재 제 18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대통령취임준비위원회 부위원장직을 맡고 있으며 정통 내무관료 수도권 출신의 3선의원이다. 유 의원은 행정고시 23회 출신으로 내무부에서 근무하다 인천시 서구청장을 끝으로 공직생활을 끝냈다. 이후에는 김포군수, 김포 지역구 국회의원 등 정치인의 길을 걸었다. 유 의원은 ‘그림자’라고 볼 수 있는 비서실장을 두 번이나 역임했으며 친이-친박 대립이 심했던 때에 친박계 의원모임인 ‘선진사회포럼’을 이끌어 박 당선인과 코드가 잘 맞는 인사로 분류된다.

친박의 핵심인 유 의원을 안전행정부 장관에 내정한 것을 두고 ‘박근혜 정부’의 국정비전에 맞춰 공직 사회를 이끌겠다는 박 당선인의 의지의 표현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정보 및 정무적 판단을 기대하고 낙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소신과 거취가 분명한 박 당선인에 충성도가 높은 측근 중 한 명으로 2010년 이명박 정부에서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에 발탁됐으나 구제역 파동에 책임지고 장관직에서 전격 사퇴한 바 있다.

유 의원은 내년 지방선거에서 김문수 경기지사가 3선에 도전하지 않을 경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역임한 정병국 의원(4선·여주 양평 가평), 도 정무부지사와 도당위원장을 역임한 원유철 의원(4선·평택갑) 등과 더불어 여당 내 유력한 차기 지사후보군 중 한 명으로 손꼽히고 있어 정치권에서는 그의 정권 말 활동에 주목하고 있다.

그는 5000만 원 대의 자녀예금에 대한 증여세를 내지 않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데 이에 대해 유학비자를 받기 위한 담보용도로 이체해준 것이라고 해명했었다.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