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출하는 10대 청소년은 한해 10만 명에 달하기 때문에 여기서 파생되는 문제를 단속하기란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때문에 경찰의 집중적인 단속이 계속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가출 청소년들의 생계형 성매매는 좀처럼 근절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가출한 경험이 있는 한 여학생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이 여학생은 가출한 10대 청소년들의 성매매가 줄지 않는 이유에 대해 “은밀한 거래가 인터넷 등을 이용해 산발적으로 행해지고 있어 단속이 쉽지 않기 때문인 것도 있지만 사실 가출 소녀들 대부분이 경찰의 단속을 피할 수 있는 요령을 터득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L양은 더욱 충격적인 사실 하나를 전했다. 가출소녀 전문 성매매 조직을 통해 영업한다는 사실이었다.

이 조직은 10대라는 신분만 확인되면 본인의 희망에 따라 자유롭게 가입, 탈퇴 할 수 있으며 가출하는 청소년들 중 상당수가 이 조직을 통하면 돈벌이가 쉽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고 L양은 말했다. 이 조직에는 보통 ‘오빠’로 통하는 리더가 있고 그 리더는 가출소녀들의 포주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 가출 소녀들은 조직 내에서 원조교제 등 성매매에 대한 고객정보나 접선장소 또는 단속 정보 등을 서로 공유한다고.서울에서 PC방을 운영하는 문모(37)씨의 말도 L양이 전한 내용과 일치했다. 문씨는 “가출소녀로 구성된 이 조직은 외진 곳에 위치한 비교적 한산한 PC방을 골라 4~5명 단위로 하루 ‘영업’을 뛴다”고 말했다. 여기서 이들은 영업법칙도 나름대로 정해 뒀다. 한번 이용한 PC방은 한동안 다시 이용하지 않는다는 게 그 법칙.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가출한 10대 소녀들에게 은밀히 접근을 시도했다.

이 과정에서 가출소녀들을 유흥업소 접대부로 데려가려는 유혹을 받고 있는 점도 확인됐다. 유흥업소 관계자들이 가출 소녀들에게 접근해 스카우트 형식으로 거액을 주고 데려가 고용하는 경우도 있다는 것이다. 강남 역삼동에 위치한 B룸살롱 관계자에 따르면 이렇게 스카우트돼 고용된 10대 소녀들 중 현재 속칭‘에이스’로 활약하며 명성을 떨치는 접대부도 있다고 귀띔했다.실제로 모 룸살롱서 만난 이지수(가명·18)양은 주유소 식당 그리고 술집 등을 전전하다 채팅으로 알게 된 사람으로부터 올 초 성매매 제의를 받고 관계를 가졌는데 관계 후 남성으로부터 한 달에 200만원을 줄테니 자신의 업소에서 일하라는 제안을 받았다고 했다. 돈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점에서 이 유혹은 뿌리치기 힘든 것이었다고. 그러면서 이양은 “200만원을 준다고 하는데 우리 또래에서는 상당히 큰 돈이잖아요”라고 말했다.<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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