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정·고정관념…열린 사고 방해하는 최대의 적
얽매이지 않고 너그러운 자세로 시장 바라봐야

10대들이 흔히 사용하는 말 중에 ‘꼰대’라는 말이 있다. 이제는 많이 사용돼 10대들의 은어라는 범주에서 벗어나 국어사전에도 실렸다. 이 단어는 흔히 선생, 아버지 혹은 늙은이를 일컫는다. 이 단어는 자신보다 나이가 든 사람 혹은 기성세대를 비아냥거리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데 ‘반항’이라는 행태가 질풍노도와도 같은 청소년기의 특징인 이상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이다.

꼰대라고 일컬어지는 기성세대와 청소년의 가장 큰 차이는 무엇일까? 단순하게 나이의 많고 적음을 떠올릴 수도 있고 살아온 세월에 비례한 경험의 질과 양을 생각해 볼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애늙은이 혹은 피터팬 증후군 등의 단어가 있는 것을 보면 나이의 많고 적음이나 경험의 축적 정도가 절대적인 차이점은 아닌 듯 하다. 그보다는 오히려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가장 두드러진 차이점이 아닐까 한다.

청소년과 성인은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이 완전 다르다. 청소년의 그것은 말랑말랑하고 순수하지만 성인은 고정관념 때문에 사뭇 경직돼 있다. 같은 것을 보아도 감수성이 다르기 때문에 다르게 느껴지고 그에 따라 반응 역시 다른 것이다. 따라서 성인의 눈에 하찮게 보이는 것도 청소년의 시선으로 볼 경우 경이롭게 느껴지는 것도 있다. 요컨대 청소년은 성인에 비해 감수성이 예민하고 고정관념에서 한층 자유롭다고 할 수 있다.

투자의 세계에서도 예민한 감수성과 얽매이지 않는 자유로운 사고의 틀을 유지하는 것은 대단히 중요하다. “지난 번과 마찬가지 상황이야", “뻔한 거지 뭐"라는 단정과 고정관념은 유연하고 열린 사고를 방해하는 최대의 적이다. 겉보기에는 과거와 비슷해 보이지만 실상 내부에서 격동하는 에너지와 작용하는 변수는 과거의 그것이 아니다. 우연히 겉모습이 비슷할 뿐이다. 따라서 이후 나아가는 모습 또한 어느 정도는 비슷하겠지만 결국은 다른 궤적을 그리게 된다. 주식투자가 쉬워 보이면서도 실제로는 어려운 이유이다.

논리학에 일반화의 오류라는 것이 있다. 특수하거나 단편적인 것을 일반적인 것으로 성급하고 과장되게 확대해석하고 적용할 때 빚어지는 실수와 오류를 말한다. 이 관점에서 봤을 때 주식시장에서 일반화 할 수 있는 상황이란 애초부터 존재하지 않는다. 주식시장에서 벌어지는 순간순간의 모든 상황이 저마다 특수한 상황인 것이다. 따라서 엄밀하게 말하자면 차트분석을 대표로 하는 과학적 분석과 설명에 의한 미래 주가의 예측은 겉보기는 그럴 듯 하지만 논리적으로는 명백한 오류인 것이다. 이러한 행태가 널리 통용되는 것은 이 방식이 설명하기 쉽고 납득하기 쉽기 때문인데 다만 이것은 당시 그 순간을 하나의 잣대로 해석한 것이므로 절대적인 것이 아닌 또 다른 하나의 관점이라는 조금 너그러운 자세로 참고할 필요는 있다.

1937년 노벨의학상 수상자인 알베르트 폰 스젠트 게오르기는 “발견이란 다른 사람들이 이미 봤던 것을 보면서 그들이 생각하지 못한 것을 생각해내는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결국 창의성과 참신한 시각은 사물과 현상 그리고 인간에 대하여 새로운 관점 즉 고정관념에 얽매이지 않는 열린 자세가 필요함을 역설한다. 고착되지 않고 얽매이지 않는 열린 시선으로 시장을 바라볼 때 비로소 대중이 몰려가지 않는 꽃길을 만날 수 있다.

이홍규 현대증권 광산지점 지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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