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화칼슘에 쩔은 가로수 구하기

▲ 중앙분리대 가로수와 잔디 등을 세척하는 광경

[일요서울 | 김대운 대기자] 유난히 강 추위가 몰려왔고 눈도 많이 내린 겨울. 보행자의 낙상사고와 차량들의 교통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살포했던 염화칼슘. 그 피해는 길가에 심어진 가로수와 잔디 등 말 못하는 식물 등에 고스란히 전가됐다.

이제는 인간이 그 아픔을 치유해 줄 때가 됐다.

성남시 분당구청(구청장: 박석홍)이 겨울동안 관내 가로수 주변에 뿌려진 염화칼슘을 제거하기 위해 대대적인 세척작업을 벌이는 등 겨우내 몸살을 앓았던 식물들의  생육환경을 조성에 발 벗고 나섰다.

이를 위해 구는 지난 4일부터 오는 29일까지 16톤 규모 살수차량 2대를 임대하고 자체 보유한 다목적 차량 4대 등 총 6대의 살수차량을 동원해 성남대로 등 19개 노선의 가로수와 중앙분리대에 식재된 수목 3만3764주에 대해 겨우내 묵은 때와 염화칼슘을 말끔히 씻어내기로 했다.

친환경을 중시한 구는 세척의 효과와 비용절감을 위해 판교수질복원센터에서 재처리된 용수(현 운중천 및 금토천 방류)를 활용하고 인체나 수질, 토양에 무해한 천연물질의 염화칼슘 중화제를 혼용해 작업한다.

제설작업을 위해 살포된 염화칼슘 피해는 수목의 생육이 시작되는 3월부터 시작돼 시간이 갈수록 가로수 잎의 괴사, 탈수현상, 광합성 기능 저하 등으로 나타나 식물 생육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같은 현상은 토양에 고농도의 염류로 쌓인 염화칼슘이 삼투압 현상을 일으켜 식물의 수분흡수 방해, 식물세포막 형성의 주요 양분인 ca이온 등이 비정상적으로 과다 흡수되기 때문이다.

성남시의 경우 지난해 12월 3일부터 시작된 강설은 올 들어 2월 22일까지 약 58cm의 누적 강설량을 기록했고 이 기간동안 분당구 관내 주요도로변에 사용된 염화칼슘의 양은 총 5300톤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분당구청 측은 “이번 세척작업을 통해 수목의 기공 내 쌓인 분진 등 오염물질과 토양 내 집적된 염화칼슘을 모두 제거해 만물이 소생하는 봄을 맞아 식물들이 개화하는 데 도움을 주는 것은 물론 이를 통해 시민들이 화사한 봄 내음 향취와 분위기를 느낄 수 있도록 행정력을 집중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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