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시후 강간사건 고소인 A씨 절친 2차 심경고백

[일요서울|박형남·최은서 기자] 배우 박시후와 박시후 고소녀 A씨, 그리고 A씨의 절친, 전 소속사 대표까지 싸움 구도가 확대되면서 진흙탕 싸움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당초 성폭행 여부와 사건당일 정황 등에 초점이 맞춰졌으나 ‘장님 코끼리 만지는 식’의 각종 ‘설’들이 난무하고 확대·재생산되면서 갖가지 억측이 사실인양 유포되고 있다. 해당 사건에 연루된 이들은 고소-맞고소-반박을 통해 대립된 주장을 펼치며 진실공방을 벌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일요서울]이 단독 인터뷰했던 ‘A씨 절친 B씨’가 각종 루머에 시달린 끝에 연락처를 바꾼 뒤 잠적했다. B씨는 시간이 흐를수록 이 사건을 둘러싼 무분별한 억측과 루머가 걷잡을 수 없이 번지자 다시 [일요서울] 측에 연락해 와 “알고 있는 모든 것을 ‘오픈’해 결백함을 증명하겠다”며 “나 역시 피해자”라고 주장했다.

▲ 서울 여의도 모처에서 만난 박시후 강간사건 고소인 A씨의 절친 B씨
박시후는 후배 배우 K씨, 연예인 지망생 A씨와 함께 술을 마신 파장이 이렇게 클 줄 알았을까. 배우로 커리어를 쌓아가며 고공 행진했던 박시후는 그날 밤을 계기로 ‘성폭행 혐의’에 휘말려 땅으로 ‘곤두박질’쳤다.

‘그날 밤 있었던 일들’을 둘러싸고 사건 당사자들 간의 주장이 첨예하게 맞서고 있다. 이번 사건은 시간이 지날수록 확대되는 모양새다. 박시후는 지난 15일 연예인 지망생 A씨와 술을 마신 후 성폭행을 했다는 혐의로 피소를 당했다. 박시후는 관계를 가졌던 부분을 인정하면서도 ‘마음을 나누었다’며 ‘성폭행’ 혐의에 대해 즉각 반박했다. 이 과정에서 ‘강제성’ 여부를 두고 온갖 ‘설’들이 온·오프라인을 통해 퍼졌다. 박시후는 경찰조사를 통해 강제성에 대해 전면 부인하는 한편 A씨와 A씨 절친 B씨, 전 소속사 대표를 고소하며 ‘공세’에 나섰다. 맞고소로 반전되는 듯 했던 사건은 이후 이어진 양측의 ‘카카오톡 폭로전’으로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

이 사건이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면서 성관계 강제성 여부와 전 소속사의 배후설, A씨·B씨 꽃뱀설 등이 주요 쟁점으로 떠올랐다. 이번 사건은 뚜렷한 물증이 없는 가운데 진실공방이 지금까지 이어지면서 파국으로 치닫는 ‘치킨게임’의 양상을 보이고 있다.

사건의 진행양상에 따라 널뛰는 여론으로 사건 당사자들 모두가 ‘타격’을 입은 상태다. 사건의 결론이 어떤 식으로 나더라도 사건 당사자 중 누구도 완벽한 회복은 기대할 수 없게 됐다. 제3의 목격자가 없기 때문에 이 사건을 둘러싼 입장차 역시 극명하게 갈린다.

이런 가운데 A씨의 절친인 B씨가 “나까지 A씨가 속였다”라며 “박시후 역시 A씨에게 당한 것 같다”고 털어놔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B씨 “돈 바란 적 없다”

[일요서울]은 지난 단독 인터뷰 이후 잠적했던 B씨를 여의도에서 지난 4일과 5일 두 차례에 걸쳐 만났다. B씨는 ‘A씨와 B씨 간 카카오톡 메시지’ 일부가 공개된 이후 불거진 ‘꽃뱀설’에 큰 충격을 받은 상태였다. A씨와 B씨 간 카카오톡 메시지 중 문제가 된 부분은 ‘(이번 일이) 큰 건이기 때문에 합의금으로 10억 원을 요구하라. 이번 기회에 돈을 확실히 받든지, 박시후를 추락시키든지 하라’는 내용이었다. 이 내용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여론은 ‘사건 당사자도 아닌 B씨가 사건 전면에 나선 것은 ‘돈을 뜯어내기 위한 것’ 등의 의도가 있기 때문’이라며 ‘꽃뱀설’에 힘을 실었다. 더구나 B씨가 연예인 지망생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더욱 의심을 샀다. B씨가 사건에 전면으로 나서는 것은 이미지 타격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연예계가 여론에 민감하고 이미지가 생명이나 마찬가지라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B씨는 이에 대해 “내가 돈을 바란 적은 단 한 번도 없다”고 전제한 뒤 “A씨가 성폭행을 당했다면 10억을 받아도 넘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성폭행을 당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너무 화가 나서 한 이야기”라며 “여론이 생각하는 것처럼 돈을 뜯어낼 생각이었다면 A씨에게 부모님과 함께 경찰서에 가라고 이야기는 하지도 않았을 것”이라고 토로했다.

또 A씨가 B씨에게 보낸 “연기력을 발휘하겠다”는 카카오톡 메시지는 ‘꽃뱀설’을 더욱 부채질했다. 이 메시지에 대해서 B씨는 “A씨가 성폭행을 당한 게 맞고 슬프고 괴로운 것이 당연하기 때문에 확실히 표현하라고 이야기했다”며 “이 메시지를 보고 A씨가 ‘연기력을 발휘하겠다’라고 답 메시지를 보내온 것”이라고 해명했다.

B씨 “K씨는 내가 소개”

이어 B씨는 “이번 사건에 대한 각종 의혹에 포털사이트 등을 중심으로 내 이름이 오르내리는 걸 보면서 수치심을 느낀다”고 눈물을 쏟으며 “나 역시 A씨에게 속은 피해자고, 박시후도 당한 것 같다”고 주장했다.

B씨에 따르면 A씨와 B씨는 클럽에서 처음 만난 사이로 서로 알게 된지 4년째다. 최근 1년 동안 자주 연락하고 어울려 지내면서 ‘절친’이 됐다.

B씨는 A씨를 만화 ‘들장미 소녀 캔디’의 주인공 ‘캔디’같은 친구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B씨는 “A씨가 아르바이트를 하고, 비즈공예를 해 액세서리를 파는 것을 보면서 삶을 참 열심히 사는 친구라고 생각했다”며 “평소 참 착하고 순수한 친구라고 생각했고 평소 친하게 지냈기 때문에 A씨가 털어놓은 성폭행 피해사실을 말한 그대로 믿은 것이다”라고 말했다.

A씨는 가족도 아닌 B씨에게 가정 먼저 피해사실을 털어놓았다. B씨는 A씨와 절친한 사이인데다 A씨와 K씨 모두를 알고 있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B씨에 따르면 A씨에게 K씨를 소개시켜 준 것도 자신이었다. 자신 역시 친한 언니의 소개로 K씨와 알게 된 사이라고 한다.

B씨는 “술을 마시고 있는데 K씨가 와 처음으로 알게 됐다. 당시 내가 A씨와 카카오톡 메시지를 주고받고 있었는데 K씨가 ‘A씨가 맘에 드니 소개시켜 달라’고 적극적으로 부탁했다. 지금 불러달라고 재촉까지 했다”며 “나도 K씨를 처음 만난 자리에서 A씨를 불렀고 이 술자리를 통해 두 사람이 알게 됐다”고 밝혔다.

그녀는 또 A씨가 K씨를 어떻게 알게 됐는지 설명하면서 하나의 의문을 제기했다. B씨는 “언론을 통해 보도됐듯이 K씨는 A씨를 커피숍으로 오라고 했다가 포차로 장소를 변경했다고 한다. K씨는 포차에서 박시후와 함께 A씨를 기다리고 있었다고 한다”며 “자기가 맘에 든다고 소개시켜달라며 적극적으로 ‘어필’했던 여자를 박시후에게 소개시키고 자신이 손수 업어서 숙소까지 데려다 줘 두 사람이 관계까지 맺게까지 했는지 의아하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B씨가 A씨가 털어놓은 이야기들에 ‘의심’을 가지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B씨는 자신에게 A씨가 털어놓은 피해사실과 언론을 통해 발표되는 경찰조사 결과가 엇갈렸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B씨는 “A씨가 나에게는 청담포차에서부터 필름이 끊겨 기억나지 않는다고 이야기했는데 CCTV 자료를 보니 포차에서는 박시후와 K씨와 함께 걸어나오더라”라며 “나한테 숨기는 것 없이 모두 다 털어놓으라고 했다. 내가 들은 내용과 경찰조사 결과가 달라 당혹스럽다. 나에게는 K씨와의 주고받은 카카오톡 메시지는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건지 물어보고 걱정하는 내용’이었다고 했다. 내가 잠적한 것도 A씨의 말을 믿을 수 없었고, 이 사건에 하루빨리 벗어나고 싶은 마음에서였다”고 전했다.

B씨는 두 차례에 걸친 경찰 참고인 조사에 극도의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다. B씨는 “A씨가 원망스럽다. 나는 나서지 않아도 될 일에 나서 장시간에 걸친 참고인 조사를 받았고, 경찰 조사과정에서 ‘돈을 노리고 한 것 아니냐는’ 일부 시선에 수치감을 느꼈다. 그런데 정작 A씨 본인은 남자를 만나서 놀고 있었다”며 “경찰에서 참고인 조사를 받고 있는데 A씨에게 카카오톡 메시지가 왔다. ‘나 놀다 왔어’, ‘페이스북에서 연락한 남자 만났어’ 이런 내용이었다. 너무나도 어이가 없었다”고 말했다. 그녀는 이번 일에 나선 것을 몹시 후회한다고도 했다. B씨는 “A씨가 술 먹고 실수한 일에 괜히 말려든 거 같다. 사람 잘못 만나서 피해를 보는 것 같아 회의감이 든다”며 “관련 기사를 읽을 때마다 분노가 치솟는다. 나 스스로를 다독이려고 무척 애쓰고 있다”고 밝혔다.

사건이 불거진 이후 주변 지인들이 이야기하는 A씨에 대한 이야기들도 B씨를 혼란스럽게 했다고 한다. B씨는 또 “경찰 참고인 조사를 받으면서 들었는데 이미 A씨와 박시후는 청담 포차 술자리에서 게임을 하면서 키스 등 스킨십을 했다고 한다”며 “한 미팅 어플리케이션에서는 ‘A씨에게 자신도 당한 적 있다’는 후기들도 올라오고 있고 클럽을 다니는 애들로부터 ‘원래 그런 아이’라는 이야기 등 강남 일대에서 A씨에 대한 너무 많은 이야기들이 들려오고 있어 누가 진실을 말하고 있는지 혼란스럽고 생각하고 싶지도 않다”고 토로했다.

A씨 “정의가 무엇인지 보여줄 것”

그녀는 자신이 [일요서울]과 가진 첫 인터뷰에 대해 A씨가 항의했다고 전했다. B씨는 “첫 인터뷰가 나간 이후 A씨로부터 연락이 와 ‘그 인터뷰 기사로 내가 피해보게 생겼다. 그것 땜에 더 꽃뱀으로 몰릴 것 같다. 왜 나한테 피해를 주느냐. 다시는 이번 일에 단 한마디도 끼지 말라’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B씨는 또 “A씨가 나에게 연락이 와 ‘정의가 무엇인지 사람들에게 보여줄게. 경찰과 함께 정의를 밝히겠다’고 말했다”라고 전했다. B씨는 인터뷰를 하며 내내 눈물을 쏟았다. 그녀는 “이번 사건으로 부모님도 나에게 등을 돌렸다”며 “이번 사건으로 누구도 믿을 수 없다는 생각에 지방의 집으로 내려가려고 했지만 부모님이 이번 사건으로 몹시 화를 내고 있어 가지 못했다. 힘들 때 가족에게 기대고 싶었는데 너무 서럽다”고 자신의 근황을 전했다.

한편 [일요서울]은 A씨에게 연락했지만 전화기가 꺼져있어 연락이 닿지 않았다. 또 A씨 아버지에게 수차례 전화를 하고 문자메시지를 남겼지만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한차례 연결된 통화에서 A씨 아버지는 “변호사를 통해 공식 입장을 밝힐 것이다. 더 이상 할 말이 없다”며 전화를 끊었다. 

▲ 박시후 <뉴시스>

 

 

다리 아프다고 해서 업어 준 것팔베개도 해줬다

배우 박시후가 약물 사용 의혹이 불거지게 했던 CCTV 영상에 대해 측근을 통해서 입을 열었다.

박시후 최측근 C씨는 지난 5일 오후 서울 한남동 모처에서 [일요서울]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직접 박시후와 통화를 했다. 박시후는 최측근과의 통화를 통해 간접 취재에 응했다.
 

C씨는 방금 박시후 자택에서 박시후를 만났고 여러 차례 통화를 통해서도 이번 사건에 대한 이야기를 전해들었다“A씨가 차 문을 열고 비틀거리며 걷다 다리가 아프니 업어 달라고 부탁해 박시후 후배인 K씨가 A씨를 업어줬다고 박시후가 말했다. 당시 A씨의 갑작스런 생리현상으로 K씨 등이 크게 웃었는데 이 모습 역시 경찰이 확보한 CCTV 영상에 담겨 있다고 한다고 전했다.

이는 A씨가 사건 당시 심신 미약 상태가 아니었음을 입증하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A씨의 주장에 정면 반박한 셈이 된다.

앞서 A씨는 변호인을 통해 청담 포차에서 A씨는 박시후와 간단하게 인사를 나눈 뒤 피의자 박시후의 제안으로 술 마시기 게임을 하다가 홍초와 소주를 섞은 술을 몇 잔 마신 뒤 의식을 잃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사건의 주요 단서는 경찰이 입수한 2개의 CCTV화면과 포장마차 관계자들의 진술이었다. 2개의 CCTV 영상에 찍힌 모습이 서로 달라 의혹을 낳았다. 박시후와 A씨가 술을 마신 서울 청담동 포장마차 CCTV에서는 A씨가 계단을 걸어서 내려가는 모습이 찍혀있다. 반면 차로 10분 거리인 박시후 숙소 주차장 CCTV에서는 A씨가 차에서 내린 뒤 K씨의 등에 업혀 엘리베이터에 탔다.

박시후 강간 의혹이 불거진 그날 밤 일은 박시후 숙소에서 벌어졌다. C씨는 사건이 벌어진 곳은 박시후가 전 소속사에서 독립해 남동생과 회사를 차리면서 숙소 겸 사무실로 얻어놓은 곳이라며 “CCTV에도 찍혔지만 A씨는 멀쩡한 모습으로 나갔다고 한다. 다음날 아침 박시후가 A씨에게 팔베개까지 해주고 서로 다정한 대화를 나누는 등 호감을 느꼈다고 한다. A씨는 박시후와 헤어지면서 오빠, 저 갈께요라고 상냥하게 인사까지 하고 숙소 밖을 나섰다고 한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해줬다.

이는 서로 마음을 나눠 성관계를 가졌다는 당초 주장을 공고히 하는 것으로 강제성이 없었다고 혐의를 강력 부인한 것이다.

반면 A씨 측은 변호인을 통해 반박자료를 내 박시후 측과 마음을 나눌 시간조차 없었다박시후 등은 의식을 잃은 A씨를 포함해 그 누구보다도 이 사건의 진실이 무엇인지 가장 잘 알고 있을 것이다. A씨는 앞으로도 조사에 성실히 임할 것이며, 반드시 진실이 밝혀지리라 믿는다고 공식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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