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인턴에 "가슴이 크네 엉덩이가 예쁘네"

[일요서울 | 안은혜 기자]

박시후 사건으로 연일 시끄럽던 지난 4일 서울강남경찰서는 박준뷰티랩의 대표 박준(62·본명 박남식)씨에게 직원 4명을 상대로 성폭행·성추행한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다음날인 5일 구속 전 영장실질심사에서 구속영장이 범죄혐의 불충분으로 기각되었다.

강남업계, “옛날부터 소문이 무성했던 사람”

‘아니 땐 굴뚝에 연기가 날 수 없는 법’, 강남 일대의 헤어샵에서 박준 대표에 대한 소문을 들어봤다. J헤어의 한 헤어디자이너는 “우리 스탭 중에는 박준샵에서 일했던 사람은 없지만 전해들은 얘기로는 박준 대표가 원래 그런 끼가 있는 사람이었다고 한다. 소문이 돌아 그런가보다 했는데 뉴스보고 놀랐다”고 했다.  P헤어의 신모 대리는 “사건이 기사화되기 전에 이미 그런 소문을 들은 적이 있다. 박준씨가 어린 여자 인턴들에게 ‘너는 가슴이 크네, 엉덩이가 예쁘네’ 라는 식의 특정 신체 부위에 대한 언급으로 성적인 농담을 자주 던졌다고 한다. 직접적인 추행이나 성폭행 피해를 입었어도 주위에 말하기 어려워하기 때문에 수면위로 올라오지 않았을 뿐, 더 많은 얘기가 있을 수 있다”고 증언했다.
 

미용업계에 종사하고 있는 남성의 경우, 같은 질문으로 인터뷰를 시도했지만 돌아오는 거라곤 “비슷한 소문이나 피해사례를 들은 적이 없고, 성공한 헤어디자이너로서 멋진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번 사건이 불거져 나와 놀라울 뿐”이라는 짧은 대답 뿐 이었다.
 

박준 직영점을 비롯, 대부분의 헤어샵에서는 대답을 회피하기 바빴다. 생계가 걸린 문제이고 같은 업계에서 일한다는 이유로 괜한 오해를 받거나 이미지에 타격을 입을까 염려하는 눈치였다. 남녀를 막론하고 권력과 지위를 이용해 직장 내에서 공공연히 자행되고 있는 성추행의 뒷끝은 씁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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