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리 바라봐야 성공…단기는 약세

증권사들 상반기 실적부진에 따른 목표주가 일제히 하향
강판 가격이 관건…중장기적 성장 감안하면 분할매수 기회

기업의 재무요인과 경제요인에 따라 오르내리는 것이 주가다. 물론 시장의 수요와 공급에 의해 결정되기도 한다. [일요서울]은 주요 기업들의 주식이 어떠한 흐름을 보였으며 향후 가치가 얼마나 상승할지를 증권사들의 기업분석 리포트를 통해 짚어보고자 한다. 첫 번째 기업은 현대자동차그룹의 계열사인 현대하이스코다.

현대하이스코(대표 신성재)는 1975년 3월에 설립된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로 자동차용 강판 및 고부가 파이프 제품을 생산하는 철강업체다. 현대하이스코의 지난해 4분기 개별기준 매출액은 1조6487억 원을 기록해 전분기대비 5.6% 감소를 보인 바 있다.

현대하이스코에 대해 대부분의 증권사들은 11일 현재 자동차 냉연강판 내수단가 인하에 따른 상반기 실적부진을 이유로 목표주가를 일제히 하향조정한 상태다. 하지만 중장기적 성장을 감안하면 매수기회가 될 수 있다는 의견에 대해서는 일치했다. 증권사들의 목표주가는 최저 4만5000원에서 최고 6만 원 선으로 ▲ 삼성 6만 원 ▲ 하이투자 5만 원 ▲ 우리투자 4만8000원 ▲ 신한금융투자 4만5000원 ▲ 동양 5만3000원 ▲ 한국투자 5만4000원 ▲ 현대 5만3000원 ▲ KB투자 5만3000원 등으로 나타났다.

하이투자증권은 현대하이스코의 중장기 이익 모멘텀과 성장성을 고려해 불확실성이 극대화되며 최악의 시나리오를 가정하고 있는 현 시점을 ‘적정한 매수 타이밍’으로 잡았다. 투자의견은 매수, 목표주가는 5만 원을 유지했다.

메리츠종금증권 역시 투자의견 유지매수, 목표주가는 5만 원으로 하향조정 하면서도 현재 주가가 상반기 모멘텀 부진을 이미 반영한 것이기 때문에 길게 보면 ‘지금이 매수기회’라는 의견을 피력했다.

방민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하이스코는 자동차용 냉연강판의 내수단가 인하로 상반기 마진 스프레드 축소는 불가피하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인하된 내수 출하단가가 그대로 유지되는 최악의 시나리오보다는 2분기 톤당 4만 원 가량의 단가 인상이 이뤄져 마진 스프레드가 회복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고 강조했다.

출하단가 인상에 실패하는 최악의 시나리오에서도 올해 연결기준 주당순이익(EPS)은 3400원 수준으로 추정했다. 같은 기준으로 현 주가는 1주당 당기순이익(PER) 10.6배에 해당하는 것으로 판단했다.

이에 대해 방 연구원은 “증설효과가 완전히 반영되는 2014년도 이익모멘텀을 감안할 때 업종 평균 PER을 하회하는 밸류에이션은 부담스럽지 않다”며 “최악의 시나리오에서 예상최저가(Bottom value)는 3만4000원 수준으로, 현주가 수준에서 가능 손실액(Downside risk)은 5.8%로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현대하이스코가 올해 자동차 강판 마진 스프레드 축소로 에비타(EBITDA, 감가상각 전 영업이익)의 마이너스 성장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주가 조정을 받아온 것과 관련해서는 “시나리오대로 마진이 회복될 경우 2014년도 EBITDA는 7000억 원에 육박해 올해 대비 107% 가량 성장할 것이다”고 말했다.

중장기성장성도 유효하다는 의견이다. 그는 “확대되는 해외 법인의 현대하이스코 냉연강판 조달 여력과 현대차그룹 내 상하공정 생산능력 차이 등을 감안할 때 추가적인 투자 요인이 존재한다”며 “당진 냉연공장 투자 종료에 따른 자본적지출(CAPEX) 축소로 현금흐름이 2014년부터 대폭 개선돼 투자 여력도 확대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이종형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도 방 연구원과 맥락을 같이했지만 상반기 실적 부진에 조금 더 초점을 맞췄다. 이 연구원은 “3월 내수용 자동차강판 가격이 톤당 6만5000원으로 인하됐다”며 “1분기 개별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14% 줄고 2분기는 31% 감소하는 등 예상보다 더욱 부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현대하이스코 주가는 지난해 4분기 실적부진과 자동차 강판 가격인하 우려를 반영해 지난해 고점보다 20% 이상 하락했다”며 “상반기 실적부진으로 단기 상승 동력이 약하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이 연구원도 “중장기적 관점에서는 충분한 분할매수 기회”라며 “2분기 중 자동차강판 가격인상과 당진공장 가동으로의 이익모멘텀은 여전히 유효하고 현 주가는 1분기 실적부진을 충분히 반영한 것이기 때문에 하반기 이후에는 여전히 매력적”이라고 진단했다.

앞서 우리투자·신한금융투자·HMC투자증권도 현대하이스코의 영업이익 감소를 지적하며 목표주가를 하향했다. 특히 HMC투자증권은 “최근 신일본제철이 자동차강판의 가격 인하 결정을 비춰봤을 때 1분기 중 자동차 강판 가격의 추가인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예상도 덧붙였다.

한편 현대하이스코는 3월 중 회사채를 발행할 예정이다. 자금 용도는 당진 2냉연공장 건설자금 잔금을 포함한 운영자금이다. 현대하이스코는 이달 말 500억 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계획하고 있다고 지난 4일 밝혔다.

이번 회사채는 일반적인 운영자금으로 사용될 계획이며 당진 2냉연공장 완공을 앞두고 지속적으로 투자금이 발생하는 상황에서 저금리의 자금을 미리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강휘호 기자> hwihols@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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