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의 핵프로그램 개발을 둘러싸고 서방과 이란이 몇 년 간 기싸움을 벌이며 협상을 시도했지만 뚜렷한 성과를 얻지 못하면서 사태가 중대 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서방의 계속된 압박과 전례가 없는 강력한 제재에도 불구하고 이란의 핵 활동은 레드라인(한계선)에 가까워진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란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이스라엘은 이란의 핵무기 개발 프로그램을 중단시키기 위한 외교적인 노력이 실패로 돌아갈 경우 이란의 핵시설을 직접 타격할 수 있다고 위협하고 있다.

지난달 26~27일 카자흐스탄 알마티에서 미국, 중국, 프랑스, 러시아, 영국, 독일 등 'P5+1'과 이란이 벌인 핵협상에서 모든 진영이 바랬던 것처럼 약간의 성과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의 관리들과 서방의 외교관들은 이틀 간의 핵협상을 마친 뒤 "긍정적인 면이 있었다"며 각자의 제안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 오는 18일 이스탄불에에서 한 차례 협상을 연 뒤 다음달 5~6일 알마티에서 정치적인 논의를 이어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말 알마티에서 열린 P5+1과 이란과의 협상에서 미국측 대표는 유엔 안보리를 통한 추가적인 제재로 이란을 압박하는 것보다 외교적인 해결책을 찾을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란이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적극적으로 협력해 핵프로그램 개발이 군사적인 목적을 위해 사용되지 않는다는 것을 증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IAEA는 이란 테헤란 동남부에 위치한 파르친 기지의 사찰을 허용할 것을 거듭 촉구하고 있지만 이란 당국은 사찰의 당위성의 설명하는 문서 제출을 요구하며 팽팽히 맞서고 있다.

이란 당국은 파르친 기지에서 핵실험이 실시된 적이 없다며 IAEA가 접근을 원한다면 우선 사찰이 필요한 이유를 설명하는 문서부터 제출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지난 10일 "이란의 핵개발을 해결할 수 있는 대화의 공간은 남아 있다"며 사태 해결 의지를 드러냈다. 다음주 중동 순방에 나서는 오바마 대통령은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이란 핵프로그램을 집중적으로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빈=신화/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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