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스퀘어 시행사 대표 김모씨의 분양금 등 185억원 도박 탕진 사건은 2003년 정·관계를 뒤흔든 굿모닝시티 사건과 여러면에서 유사한 점을 가지고 있다.우선 이번 사건의 당사자인 김모씨와 굿모닝시티 사건의 주인공인 윤창렬씨는 초대형 복합 쇼핑몰 시행사 대표로 사건이 터지기 전까지는 건설업계에서 촉망받는 유망 기업인으로 주목받아온 인물이다. 팜스퀘어 시행업체인 태완디앤시의 김 대표는 그동안 각종 언론매체에서 ‘건축시공과 개발실무의 경험을 동시에 보유한 전문 경영인’이란 수식어가 따라 붙을 정도로 높은 평가를 받아왔다. 이 점은 굿모닝시티의 주인공 윤창렬씨도 마찬가지다. 굿모닝 분양사기사건이 터지기 전 윤씨는 각종 언론매체에서 “가난 때문에 13세 어린 나이에 망치와 끌을 잡았던 목수가 마침내 1조원 규모의 개발사업을 주무르는 ‘사장님’이 된 신화적인 인물”로 소개돼 왔다.

김씨가 대표이사로 있는 태완디앤시는 총 자본금 규모가 10억원에 불과한 소형 회사이다. 그러나 김씨의 회사가 시행하고 있는 서울 은평구 일대 팜스퀘어는 서울 강북을 아우르는 초대형 복합 쇼핑몰로 수천억원대에 이르는 대형 사업. 잠실 주경기장의 11배 크기인 연면적 3만평으로 지하 8층, 지상 16층 규모로 건설중이다. 윤씨가 대표이사로 있던 굿모닝시티 역시 사건 발생 당시 자본금은 7억원대. 그러나 윤씨는 땅값만 2,600억원대에 달하고 분양총액이 8,000억원에 이르는 초대형 패션몰 공사를 보란 듯이 따냈다. 굿모닝 시티는 지하 7층, 지상 16층에 사업부지 2,362평, 연건평 2만9,000평으로 동대문 일대 황금상권 중에서도 노른자위로 꼽혀 왔다. 여기에 두 사람은 어려운 경제여건 속에서도 자신이 시행한 상가, 건물 등의 분양에서 높은 실적을 기록한 점이 비슷하다.

오는 6월 입점 예정인 팜스퀘어는 현재 90%가 넘는 분양률을 보이고 있다. 분양 당시부터 20만명의 유동인구를 확보할 수 있다는 입지 조건과 지하철 3·6호선 환승역인 불광역과 지하통로로 연결돼 있어 교통이 편리하다는 점 등을 대대적으로 홍보, 분양 당시부터 많은 이들의 관심을 모았던 곳이다. 완공도 되지 않은 상태에서 총 3,000여개의 매장 중 2,800여개가 분양을 마쳤다. 굿모닝 시티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언론 홍보등을 통해 분양 초기부터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알려지면서 착공도 하지 않은 상태에서 100%에 가까운 분양률을 기록할 만큼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가장 주목되는 유사점은 두 사건 모두 처음에는 단순 형사 사건으로 마무리되었다가 나중에 부실수사란 지적을 받으며 재수사가 이루어졌다는 점이다.

팜스퀘어 사건의 경우 김씨에 대한 분양금 유용 사건을 검찰이 처음 인지한 것은 지난해 4월. 김씨의 진정서를 통해서였다. 그러나 검찰은 김씨가 손모씨 등 3명에게 속아 195억원을 날렸다는 사기도박에 관해서만 수사를 했을 뿐, 김씨가 도박자금의 출처로 밝힌 회사자금 유용 부분에 대해서는 수사를 진행하지 않았다. 굿모닝 시티 사건도 처음 시작은 단순 폭력사건에서 시작됐다. 굿모닝시티 사건이 정·관계 인사들의 개입 등 대형 사건으로 확산되기 시작한 것은 2003년 서울지검 특수부에서의 재수사 과정에서다. 그러나 굿모닝시티 사건은 1년여나 앞선 2002년, 서울경찰청 조직폭력수사대에 의해 이미 예고된 사건이었다. 당시 경찰은 윤씨가 이모씨로부터 2,000만원을 갈취당한 사건과 관련, 빼앗긴 윤씨의 자금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윤씨의 분양대금 횡령 혐의를 일부 포착, 사건을 서울지검 강력부에 송치했었다. 그러나 검찰은 윤씨의 횡령혐의 사건을 경찰로부터 송치 받은 지 1년여 가까이 사건을 방치해 왔다.

태완이엔시 대표 김모씨 누구?

분양 마이더스의 손 가진 숨은 재력가검찰이 팜스퀘어 시행사 대표인 김모씨의 분양금 등 185억원 유용사건에 대해 재수사에 돌입하면서 팜스퀘어의 시행사인 태완이엔시가 어떤 회사인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신고된 자료에 따르면 태완이엔시는 1994년 9월 설립된 부동산개발 및 부동산 컨설팅회사. 이 회사의 자본금은 2005년 3월 현재 10억원으로 대주주는 이번 사건에 연루된 김모씨가 65.4%로 최대주주이고, 나머지는 이모씨와 고모씨가 각각 17.5%와 17.1%를 보유하고 있다. 이 회사는 현재 은평구 대조동 일대에 설립한 팜스퀘어상가 외에 구기동 빌라 등 다른 시행사업도 진행중이다. 이 회사의 재무제표를 보면 2003년 12월말 기준으로 288억6천만원이었고, 당해 순익은 11억원 수준이었다.

이 회사는 지난 2002년부터 초대형 쇼핑몰인 팜스퀘어사업에 착수, 현재 분양을 거의 마친 상태이며 오는 6월 상가입주를 앞두고 임대분양에 들어갔다. 그러나 이번 사건이 불거지면서 임대사업에 차질이 빚어지지 않을까 분양계약자들은 크게 우려하고 있다. 특히 팜스퀘어는 서울시가 추진중인 강북개발과 맞물려 그동안 큰 관심을 모아온 것으로 그동안 이 상가분양을 위해 회사측은 판촉비만 1백억원대를 쓰는 등 총력을 기울여온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태완이엔시의 대표인 김씨는 1956년생으로 부친이 과거 정보기관 고위간부 출신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는 업계에 상당한 재력을 가진 인물로 평가받고 있으며, 평소 유명 연예인 등과 친분이 많은 사교적인 인사로 전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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