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호회 사이트가 불륜의 온상?’ 직장인들의 일부 동호회 사이트가 불륜을 부추기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회원들간의 정기모임 등이 활발하게 이루어지면서 종종 친분관계를 넘어 은밀한 만남을 갖고 있는 것. 그 내막을 들여다 봤다. 대치동에 사는 장덕문(35·가명)씨의 아내는 두 달 전 취미를 개발한다며 디지털카메라를 구입한 뒤 곧바로 인터넷의 한 디지털 카메라 동호회에 가입했다. 당시 장씨는 취미 개발을 위해 커뮤니티에 가입하는 것이 유익할 것 같아 아내의 동호회 활동을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장씨는 디카 동호회에서 활동하던 아내에게서 이상한 낌새를 느끼기 시작했다. 아내가 무엇인가를 숨기고 있다는 느낌을 받은 것이다.이에 장씨는 아내 몰래 컴퓨터에 감시 프로그램을 설치해두었다.

퇴근 후 장씨는 컴퓨터에 설치된 감시 프로그램을 확인하면서 화들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메신저를 통해 외간 남자와 낯뜨거운 대화를 주고받은 내용을 보게 됐다. 아내를 빼앗은 남자는 디카 동호회에서 알게 된 남자였다. 아내가 외도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 장씨는 벼락을 맞은 기분이었다. 이처럼 취미나 관심사 등을 공유키 위해 만들어진 일부 온라인 모임이 불륜을 위한 사교 공간으로 변질되고 있다.최근엔 아예 금지된 만남을 노골적으로 표방하고 나선 각종 커뮤니티 사이트들도 속속생겨나고 있다. ‘금지된 사랑’, ‘유부녀를 사랑하는 모임’, ‘위험한 30대’ 등등 커뮤니티에는 10~50대의 남녀노소가 참여하고 있다. 이들 사이트에 마련된 게시판 등의 각 코너에는 ‘일주일에 한번씩만 만나 주실 분 구함’, ‘함께 여행 다녀올 여자분을 구합니다’ 등의 내용으로 도배되어 있다.

이 사이트들은 금지된 사랑을 소재로 한 만큼 회원의 신분은 절대 비밀이다. 또 멤버십 제도로 운영되고 있는 게 대부분. 따라서 정회원 외에는 접근 자체가 불가능하다. 정식 회원이 되려면 가입 후 검증을 거쳐야만 가능한 곳도 있다. 어떤 사이트는 검증절차가 매우 까다로워 무려 20여가지 질문에 대답해야 하고, 심지어 오프라인 모임을 통해 직접 만나 기존 회원들로부터 합격 심사를 받아야 한다. 이와 함께 인터넷을 통한 변태적 성행위 또한 위험수위를 넘고 있다. 트리플섹스와 스와핑이 그 대표적인 예. 서울 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에 따르면,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엽기적이고 변태적 성행위를 목적으로 만나려는 이들 중 중소업체 사장과 모 은행지점장 등 상당수가 사회지도층 인사들이라고 밝혀 충격을 주기도 했다.이들은 웹상에 커뮤니티를 형성, 단순 커뮤니티 사이트로 위장해 교묘하고 은밀하게 활동하다 오프라인 모임이 성사되면 곧바로 사이트를 폐쇄해 버린다.

때문에 꼬리를 잡기가 쉽지 않다고 경찰 관계자는 전한다. 또 최근 그 실체가 적나라하게 드러나면서 사회적 파장을 몰고 왔던 ‘스와핑’의 경우 대부분 커뮤니티 사이트를 통해 알게 된 이들이다. 이들도 거사(?)를 실행하기 전 서로의 코드를 검증키 위해 몇 차례 오프라인 모임을 가진 것으로 드러났다.F사이트에서 ‘또 다른 이름의 사랑’이라는 타이틀로 커뮤니티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는 홍상형(31·가명)씨는 “이혼에 대한 가치관이 변하면서 요즘은 상대가 외도를 했을 때 대부분 이혼으로 간다”며 “특히 스와핑 같은 변태적 행위를 추구하는 사람들은 한번이라도 목표를 성취할 경우 대부분 이혼하는 걸로 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최근엔 컴퓨터 감시 프로그램을 찾는 이들도 있다. 각종 프로그램 다운로드 서비스사인 S사이트 관계자는 “다운로드 집계를 조사해본 결과 최근들어 컴퓨터 감시 프로그램을 찾는 이들이 점점 늘고 있다”고 말했다.

감시프로그램으로는 ‘채팅 사기꾼’(Chatcheaters.com), ‘불륜체크’(Infidelity Check.org) 등이 선풍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특히 이같은 프로그램을 만든 회사들은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자 최근엔 해킹기술을 응용해 아내나 남편의 e메일과 온라인 채팅 그리고 방문한 사이트와 사용 낱말 키 등을 추적할 수 있는 각종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한편 이혼소송을 전문으로 하는 한 변호사는 “커뮤니티를 통한 외도로 가정이 붕괴되는 현상이 최근 급속히 늘고 있다”며 “이 같은 문제는 온라인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늘어날수록 더 악화될 것”이라고 우려감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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