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츠하이머 투병’ 라응찬 前회장

2010년 ‘신한사태’의 핵심으로 지목되고 있는 라응찬 전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는 것과 관련, 최근 검찰 주변에서 사실이 아닐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라 전 회장은 지난해 11월 14일 신상훈 전 신한금융지주 사장과 이백순 전 신한은행장의 횡령 및 비자금 조성에 관련한 37차 공판에 검찰 측 증인으로 채택됐다. 그러나 라 전 회장은 알츠하이머에 걸려 증인 참석이 불가능하다는 신고서를 제출하고 이날 법원에 나오지 않았다.
라 전 회장의 증인 출석 거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라 전 회장이 신한사태와 관련해 처음으로 증인 출석 요구를 받은 것은 지난 10월 26일 공판이었다. 당시 라 전 회장은 별다른 사유 없이 참석을 연기했고 그것이 바로 14일의 37차 공판이었다.
알츠하이머는 흔히 ‘치매’라고 불리는 노인성 질환으로 기억력을 상실하는 질환이다.
금융권에서는 라 전 회장의 알츠하이머설에 대해 여러 말들이 나오고 잇다. 라 전 회장은 1938년생, 만 74세다.
불과 2년전만해도 금융권 최장수 최고경영자(CEO)로 신한금융그룹을 이끌었던 그를 생각하면 ‘치매’라는 말을 선뜻 믿기 어렵다는 게 그를 아는 이들의 전언이다.
신한은행의 한 인사는 “법원에 나오지 않은 사유가 알츠하이머 때문이라는 얘기를 듣고 납득하기 힘들었다”며 “2010년 말, 라 전 회장이 신한을 떠날 때까지만 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고 말했다.
만약 라 전 회장이 실제로 알츠하이머에 걸린 것이라면 ‘신한사태’는 영원히 미제로 남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
신 전 사장과 이 전 행장이 받고 있는 비자금 조성 및 횡령 혐의를 가장 가까이에서 보고 자세히 알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모든 것을 알고 있는 라 전 회장이 기억이 안 난다고 주장하면 신한사태의 진실은 영원히 심연으로 가라앉게 되는 것이다.    <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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