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가 밝아오면서 ‘17대 총선 예상 출마자는 누구일까’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대중적 인기를 끌고 있는 방송·연예인들의 총선 출마여부가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연예인들의 경우, 대중적인 인지도 때문에 그만큼 당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각 당의 영입대상 1순위에 꼽히고 있다. 총선을 앞두고 연예계에 ‘정치바람’이 얼마나 불지에 관심이 집중된다.2004년, 새해 벽두부터 정치권의 최대 화두는 국회의원 총선거다. 이미 정치권은 총선 정국에 들어간 느낌이다. 벌써부터 총선 출마 예상자 명단이 언론매체에 공개되고, 사회저명인사 영입을 위한 각 당의 물밑 작업도 한창이다.

특히 각 정당에서는 지명도가 높은 방송·연예인들의 영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처럼 방송·연예인들이 정당의 영입대상 1순위로 꼽히고 있는 이유는 대중적인 인기 때문이다.TV 등 방송매체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대중적 인지도를 갖춘 인물들이 점차 정계에 활발히 진출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탤런트 홍성우씨가 연예인 출신으로는 최초로 국회의원에 당선된 이후, 방송·연예인들이 대중적 인지도를 바탕으로 금배지를 다는데 성공한 사례가 많다. 탤런트 이낙훈, 이순제, 최불암, 강부자, 정한용 등과 영화배우 최무룡, 이대엽, 신영균, 강신성일, 코미디언 이주일, 가수 최희준씨 등이 정계 입문에 성공한 바 있다.

이외에도 탤런트 이덕화씨 등 적지 않은 연예인들이 국회의원 선거에 나섰다가 낙선의 고배를 마시기도 했다.현재에는 영화배우 강신성일, 신영균씨 등이 한나라당 의원으로 의정활동을 하고 있고, 이대엽씨가 성남시장으로 활동하고 있다.이와 함께 앵커나 아나운서, 방송진행자들의 정계입문도 눈에 띈다. 정동영, 이윤성, 박성범, 맹형규, 강성구, 전용학씨 등이 의원으로 활동하거나 금배지를 단 적이 있고, 정범구, 오세훈, 류시민씨 등은 방송 프로그램 진행자로 나서며 대중적 인기를 무기로 국회 입성에 성공했다. 이번 총선에서도 방송·연예인출신 출마예상자로 호사가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는 인물이 적지 않다.

우선, ‘노무현 대통령 만들기’의 일등공신으로 꼽히고 있는 영화배우 문성근·명계남씨의 거취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문씨는 본인의 부인에도 불구, 끊임없이 총선 출마설에 시달리고 있다. 문씨의 출마 예상지역은 서울 강북갑.문씨는 이 지역에 있는 수유리에서 오래 살았고, 문씨의 부친인 고 문익환 목사가 봉직했던 한빛교회도 지역내에 위치하고 있다. 문씨는 계속해서 출마설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밝히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노 대통령이 간곡히 부탁할 경우, ‘문씨가 결국 총선에 나설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명씨도 역시 최근 정치활동을 본격화하면서 시선을 끌고 있다. 명씨는 최근 열린 우리당 ‘e-party(전자정당)위원회’ 산하 ‘국민과 함께P’의 대표 격인 중앙단장에 선임되며, 사실상 정치활동을 시작하고 있다.

명씨는 그간 “노 대통령과 함께 정치개혁의 완성을 이루고 싶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어, ‘총선 출마’가 기정사실화되는 분위기다. 또 방송앵커들의 정계입문여부도 관심의 대상. 그 중에서도 총선 때마다 정치권으로부터 ‘러브 콜’에 시달려온 손석희 아나운서의 거취가 주목된다.계속해서 총선 출마설에 시달리자 급기야 지난해 11월 손씨는 자신이 진행하는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서 신상발언을 통해 “정치에는 절대 참여하지 않을 것이며 이점에 대해서는 말바꾸기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이에 따라 손씨의 영입을 희망해 오던 정치권은 적잖은 실망을 하고 있다. 최근에는 SBS 인기프로그램 <한선교 정은아의 좋은 아침>의 진행자 한선교 아나운서의 총선 출마설도 모락모락 피어나고 있다.

최근 여의도 방송가에는 한선교가 방송활동을 접고, 총선에 출마할 것이라는 소문이 은밀하게 퍼져 있다. 또 일부 언론에서도 “한씨가 최근 정치권으로부터 총선에 출마할 것을 권유받고 이를 심각하게 고려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고 보도했다.이에 대해 한씨는 아직 공식 입장을 밝히지는 않고 있다. 이와 관련, 한씨는 <스포츠 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아직 100% 결정한 게 아니다”며 “여러가지 가능성을 놓고 심각하게 고민 중이다”라고 밝혔다.지난 16대 총선에서도 출마설에 시달렸던 한씨는 지난 84년 MBC 아나운서 공채로 방송과 인연을 맺었고, 그간 각종 프로그램에서 편안한 진행으로 시청자들의 인기를 끌고 있다.이밖에 MBC라디오 ‘손에 잡히는 경제’를 진행하고 있는 방송인 김방희씨도 민주당 간판으로 서대문에 출마할 것이란 관측이 대두된다.또 ‘씨름 스타’ 이만기씨의 총선출마 여부도 관심거리.

이씨는 열린 우리당 창당발기인대회에서 스포츠 스타로는 유일하게 발기인에 이름을 올려, 화제가 됐다. 이씨는 지난 16대 총선에서도 마산지역에서 출마설이 나돌았으나 당시 여러 가지 사정으로 출마를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에서는 이씨가 이번 총선에서 열린우리당 간판으로 마산합포지역구에서 출마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외에 탤런트 김을동씨가 경기도 성남에서 총선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다.한편, 일부에서는 방송·연예인들의 정계 입문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드러내고 있기도 하다. 방송·연예인들이 TV 등 방송매체를 이용해 지명도를 높인 뒤 이를 정계진출의 발판으로 삼는다는 점에서 비판을 받고 있는 것. 한 정치권 인사는 “일부 연예인 출신 정치인의 경우 전문성이 결여돼 제대로 의정 활동을 하지 못한 것이 사실”이라며 “방송·연예인들이 대중적 인기만을 믿고 정치에 입문하는 것은 잘못이다. 전문적인 지식을 갖춘 뒤 정치권에 뛰어드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충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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