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의 불법대선자금수사를 보면 한 가지 특이한 사실이 발견된다. 재계 서열 1,2,3위인 삼성, LG, SK 등이 한나라당 관계자를 접촉하는 서열이 다르다는 것. 금액은 삼성 152억(채권 할인용 12억 포함), LG는 현금 150억원, SK는 현금 100억원으로 큰 차이가 없다. 그러나 최돈웅 의원과 서정우 변호사가 만난 이들 3그룹의 파트너들의 직책을 보면 재계서열 순위와 비슷한 면을 보인다. 검찰조사 결과 SK는 손길승 회장이 최돈웅 의원을 직접 만나 자금을 요청 받았고, 김창근 구조조정 본부장이 현금을 전달하는 최 의원의 동부 이촌동 아파트 자택 지하 주차장에 직접 나타났다. LG는 최돈웅 의원이 강유식 구조조정 본부장(현 그룹 부회장)에게 연락했고, 이후 서정우 변호사가 경부고속도로 만남의 광장에서 LG 그룹의 이 모 상무를 직접 만나 현금을 실은 2.5톤 트럭 키를 인계 받았다.

삼성은 최돈웅 의원이 구조조정본부 윤석호 전무에게 먼저 전화해 돈을 요구한 뒤 윤 전무는 이학수 구조조정본부장에게 전달했고, 이 본부장은 김인주 재무팀장에게 서 변호사를 만나 돈을 전달하도록 지시했다. 최돈웅 의원이 최초 연락을 취한 것은 공통점이지만, 연락을 취한 당사자는 SK는 손길승 회장 LG는 강유식 구조조정본부장 삼성은 윤석호 전무라는 점이 이채로운 것. 돈을 전달할 때도 SK는 김창근 구조조정 본부장이 직접 찾아갔고, LG는 이모 상무, 삼성은 김인주 재무팀장이 관여했다.이에 일각에서는 “삼성은 재계 2, 3위 그룹에 비해 한나라당을 접촉하는 서열 면에서 한 수 위에 있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다. 한편 삼성 이학수 구조조정본부장은 한나라당의 두 사람(최돈웅, 서정우)을 만나지도 않은 채 아랫사람에게 지시했다는 후문.<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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