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더멘털 상승… 최악 국면은 지났다

▲ LG디스플레이의 LCD TV를 이용한 미디어 샹들리에
진면목은 시간이 지날수록 드러난다
호재로 가득한 평가 속 애플이 문제?

기업의 재무요인과 경제요인에 따라 오르내리는 것이 주가다. 물론 시장의 수요와 공급에 의해 결정되기도 한다. [일요서울]은 주요 기업들의 주식이 어떠한 흐름을 보였으며 향후 가치가 얼마나 상승할지를 증권사들의 기업분석 리포트를 통해 짚어보고자 한다. 세 번째 기업은 LG그룹의 핵심계열사 중 하나인 LG디스플레이다.

LG디스플레이(사장 한상범)의 모태 기업은 1985년 2월에 설립된 금성소프트웨어다. 주력사업 기술인 TFT-LCD(평판 패널 디스플레이)의 개발은 1987년 1월에 금성사(현 LG전자) 중앙연구소에서 시작됐다. 이후 LG디스플레이는 TFT-LCD기술을 기반으로 노트북 PC 및 데스크탑 모니터용 LCD 패널 부문의 주력사업에서 패널 수요에 대비하고 있다.

우선 LG디스플레이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을 살펴보면, 기존 전망치와 대비해 23% 정도 높은 1607억 원 수준으로 예상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높은 수준에서 유지되는 가운데 원·엔환율은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동사 매출의 100%가 달러로 결제되고, 원재료비의 60%는 달러로, 15%는 엔화로 결제되는 만큼 현재의 환율상황이 유지될 경우 영업실적에는 긍정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사들의 반응도 밝은 편이다. 투자의견 매수유지, 목표주가 4만2000원을 설정한 동양증권은 하반기 실적 개선 폭이 확대될 전망이라는 평과 함께 추가적인 악재가 제한적인 만큼 비중을 확대하는 것이 좋아 보인다고 분석했다.

동양증권보다 1000원 더 높은 4만3000원의 목표주가를 보인 동부증권 역시 디스플레이의 하이엔드 트렌드에 가장 앞서 있는 LG디스플레이로서 주가가 갈 길은 아직 멀다며 매수를 유지했다. 아울러 신한금융투자도 LG디스플레이에 대해 50인치 이상 대형 TV 수요 증가로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며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4만7000원을 유지했다.

문제가 됐던 초기 품질문제는 발생이 빈번하기 때문에 LG디스플레이의 펀더멘털(기초체력)은 바닥을 지났다는 평가도 나왔다. 다만 한 가지, LG디스플레이가 부품을 지원하는 애플사에 대한 잡음은 한번 짚어볼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코스피가 지난 19일 기준으로 3거래일 만에 상승, 1970선 후반에서 장을 마쳤다는 점도 눈여겨 볼만하다. 외국인이 거래일 기준 나흘째 순매도했으나 개인과 기관이 동반 ‘사자’ 에 나서면서 지수는 10포인트 이상 상승했다. 외국인들의 ‘팔자’ 행렬은 유로존의 키프로스 구제금융과 관련, 뱅크런(대량 예금 인출) 확산 우려 속에 글로벌 증시가 하락세를 보인 것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그 결과 외국인이 1976억 원을 팔아치운 반면 개인과 기관은 각각 662억 원과 1075억 원을 사들였다. 프로그램 매매를 통해서는 417억 원어치 매수우위가 집계됐다. 이 과정에서 시가총액 상위 종목인  LG디스플레이를 포함한 SK하이닉스, LG전자 등 대형 IT주들의 동반 강세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이처럼 다양한 호재를 보이고 있는 LG디스플레이에 대한 증권사들의 목표주가는 3만 원 대 초반을 유지하고 있는 현재 LG디스플레이의 주가보다 대략 5000원에서 1만 원 정도 높게 책정되고 있다. 주요 증권사별 목표주가는 ▲신한금융투자 4만7000원 ▲동양 4만2000원 ▲우리투자 4만3000원 ▲삼성 3만6000원 ▲대신 4만2000원 ▲현대 4만2000원 ▲IBK투자 4만 원 등이다.

이와 관련해 박현 동양증권 연구원은 “환율 여건이 유리해지면서 LG디스플레이 1분기 영업이익은 당초 예상치보다 23% 높은 1607억 원을 기록할 전망”이라며 “해외 고객사와 LG전자의 스마트폰 패널 구매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2분기에도 실적 개선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연구원은 “실적 개선이 본격적으로 시작됐고, 애플 TV에 대한 기대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새로 나타날 특별한 악재도 없기 때문에 LG디스플레이에 대한 전망이 긍정적으로 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그는 “최근 서베이 결과 유통채널 재고는 적정 수준에 있고, 패널업체 재고는 대만업체 중심으로 소폭 증가하고 있다”면서도 “이는 제한적인 수준으로 패널가격이 단기간에 급락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분석했다.

또 “해외 주거래선이 스마트폰 패널 구매를 다시 확대하고, LG전자도 스마트폰용 고가패널 구매를 확대하고 있어 2분기부터 실적 개선이 본격화될 전망”이라며 “2분기 영업이익은 종전 전망치 대비 18% 상향된 3346억 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권성률 동부증권 연구원도 “LG디스플레이가 대형 TV용 패널의 물량이 증가하고, 가동률이 상승해 실적이 개선될 전망”이라며 “2분기 영업이익은 일부 라인의 감가상각 종료와 TV 신모델 효과 등으로 3561억 원으로 가파르게 증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예상치를 내놓은 배경에 대해선 “양호한 실적과 여러 가지 기회요인에도 불구하고 주가는 이제 갓 주가순자산비율 1배를 통과했다”며 “시간이 지날수록 실적 모멘텀이 증폭되고, 하반기 일부 TV용 패널 쇼티지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소현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올해 LG디스플레이 TV 부문 매출액이 반제품(Cell) 비중확대로 전년 대비 3.5% 증가한 14조1000억 원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영업이익 비중은 2012년 69%에서 49%로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다.

더불어 “올해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0.8%를 기록할 전망인데 2010년 ROE 10.9%를 기록했을 당시 평균 PBR 1.3배를 기록했기 때문에 LG디스플레이 주가는 4만1000원까지 무난하게 상승할 것”이라며 “추가적인 상승 여부는 2014년 중국발 공급과잉 리스크 여부에 달려 있다고 판단된다”고 구체적으로 밝혔다.

한편 긍정적인 전망들이 LG디스플레이 주변을 가득 채운 가운데 미국 애플사가 LG디스플레이의 골머리를 앓게 만들고 있다. 애플은 최근 프리미엄 노트북 맥북프로에 장착된 레티나 디스플레이의 번짐현상(고스트 현상) 문제로 집단소송에 휘말렸다.

지난 17일(한국시간) 업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미국의 보 호지스라는 소비자가 캘리포니아 법원을 통해 “애플이 맥북프로의 디스플레이 제조사 정보를 공개하지 않아 피해를 입었다”는 내용의 소송을 제기했다. 미국의 한 법률전문지는 소를 제기한 보 호지스가 개인 소송에 이어 집단 소송도 추진 중이라고 전했다.

이 과정에서 LG디스플레이가 애를 먹고 있는 부분은 그가 “맥북프로에 쓰인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의 고해상도 디스플레이 제품 가운데 LG제품에서만 문제가 발생했다”며 “애플이 고객들에게 제조사 정보를 밝히지 않은 것은 기만행위다”라고 주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 그는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다른 수준의 성능과 품질을 구현하는 디스플레이는 같은 종류의 레티나 맥북프로로 볼수 없다”고 밝혔다.

소비자들도 지난해 6월 맥북프로가 출시된 이후부터 일시적인 번짐현상(고스트 현상)을 지적해왔다. IPS패널에 10~20분가량 이미지가 표시된 뒤 화면을 전환해도 몇 분 이상 잔상이 남아 유령처럼 보이는 현상이 일어난 것이다. 게다가 일부 소비자들은 이러한 현상이 대부분 LG디스플레이가 제조한 제품에서 발생해왔다고 주장했다. 현재 애플 맥북프로에 납품하고 있는 업체는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등 서너 곳에 이른다.

때문에 LG디스플레이의 영업이익이나 주가에 어떤 변수가 일어날 지에 대해선 계속 주시해볼 필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해당 사건은 애플이 문제가 된 디스플레이의 제조사를 공표하지 않고 있어 애플과 소비자 간의 법적분쟁 수준에서 마무리 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강휘호 기자> hwihols@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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