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경기 여파로 국내를 떠나 괌, 미국, 홍콩 등 외국에서의 ‘나가요’ 생활을 통해 돈을 벌겠다는 사람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일단 한국보다는 꾸준한 수요가 있고 거기다 이색적인 외국의 풍광까지 즐기겠다는 1석2조의 노림수. 특히 일부 여대생들의 경우 이번 겨울 방학을 이용, ‘어학연수’, 혹은 ‘배낭여행’을 빙자해 외국에서 ‘나가요 알바’를 하는 경우도 점차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낮에는 골프, 해양스포츠를 즐기고 밤에는 ‘나가요’?

현재 접대부들에게 가장 인기를 얻고 있는 나라는 홍콩, 괌, 미국 등이다. 특히 괌의 경우 이미 세계적인 관광명소로 부각되어 있는 상태라 외국의 중류층 이상의 관광객들이 몰리고 있다. 따라서 자연스레 ‘밤문화’가 형성될 수밖에 없고 여기에 ‘나가요’의 존재는 필수적일 수밖에 없는 것. 또한 동양의 여자에 대해 일종의 신비감을 가지고 있는 백인남성들에게 한국 접대부의 인기는 상한가를 치고 있다. 현재 괌과 한국을 오가며 접대부를 ‘수송’하는 매개체 역할을 하는 것은 일부 유흥업소 관련 인터넷 사이트. 이곳에서는 매일 수 차례 ‘따뜻한 나라로’를 외치는 접대부 모집 광고가 게재되고 있다.

괌의 경우 무비자이기 때문에 손쉽게 입국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숙식은 물론 업주측에서 제공하고 있다. 또 업주들은 다양한 ‘옵션사항’을 들며 접대부를 유혹하고 있다. 이른바 외국에서의 여가생활이 그것이다. ‘낮에는 골프, 수영, 쇼핑, 해양스포츠, 외국어 과외 등 자유롭게 여가시간을 보낼 수 있고, 좋은 사장님과 이쁘고 착한 언니동생’들이 많다는 것. 업주들의 주장에 따르면 월수입은 대략 3,000불에서 5,000불 사이. 한화로는 대략 360만원에서 많으면 600만원까지 가능하다고 한다. 세계 금융의 중심지 중의 하나인 홍콩에도 최근 한국인들이 다수 진출하면서 접대부의 수요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 홍콩 ‘까우롱 사이드’에 위치해 있다는 한 룸살롱은 ‘쾌적하고 깔끔한 시스템’을 광고하며 접대부 모집에 열을 올리고 있다.

홍콩 역시 3개월 비자가 발급되기 때문에 입국 시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것. 또 한국에서처럼 ‘지각비’나 ‘결근비’가 없기 때문에 한 달에 많이 버는 접대부의 경우 수입이 무려 700만원 가까이 된다는 것이 업주들의 주장이다. 특히 ‘2개월 이상 일을 할 경우 비행기티켓비용까지 무료로 제공한다’며 접대부들을 유혹 중이다. 미국의 경우 LA와 시카고, 뉴욕 등이 각광받고 있다. 특히 LA의 경우 한인들이 많은 관계로 점차 룸살롱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고. 미국 업주들은 ‘아메리칸 드림’을 들먹이며 아가씨들의 ‘성공심리’를 자극하고 있다.

다음은 한 광고 사례.“미국에 대해서 안 좋은 얘기도 참 많은 걸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면 미국에서 아메리칸 드림을 이룬 사람들은 뭡니까? 이 사람들은 처음부터 돈이 많아서 그렇게 살고있습니까? 아닙니다! 안좋은 일을 경험하신 분들은 안타깝지만 안좋은 곳에서 안 좋은 사람들을 만나셨기 때문에 그런거 아닐까요?(…) 미국에 LA 지역과 시카고와 뉴욕 크게 이 세 지역은 여러분들에게 페이(pay)나 모든 부분에서 자신 있고 떳떳하게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주저하지 마시고 저의 메일로 문의해주세요”

미국의 경우 불법입국에 따른 위험성 커

미국의 업소들 역시 최소 한화로 400만원에서 600만원 정도의 수입을 올릴 수 있다고 광고한다. 그렇다면 도대체 어느 정도의 접대부들이 이렇게 한국을 떠나 외국으로 나가는 것일까. 또 과연 업주들의 주장대로 그렇게 많은 돈을 벌 수가 있는 것일까. 광고글을 올린 한 업주와의 전화 통화를 통해서 그 실태를 파악할 수 있었다. 모 업주는 “하루에 평균 2~3통의 문의전화가 온다”며 “겨울방학을 앞두고 대학생들의 문의도 상당히 많아졌다”고 말했다. 한 달로 따지면 총 600여통에서 900통 정도의 문의 전화가 온다는 이야기. 이중에서 실제로 한국을 떠나서 외국으로 향하는 수는 전체의 10% 정도라고 한다. 결국 한 업소당 한 달에 6명 이상이 외국에서 접대부 생활을 시작한다는 것이며, 이를 다시 전체 업소의 숫자와 곱해본다면 적게는 수십에서 많게는 수백명에 이르는 적지 않는 숫자라고 할 수 있다.

외국으로 나가는 여성들의 성향에 대해서는 한결같이 ‘돈도 벌고 외국물도 먹고 싶어하는 여성들’이라는 것. 대략 20대 중반에서부터 많아야 20대 후반을 넘지 않는다고 한다. 심지어 지난 해 1월에 대학에 입학한 후 명품 등을 사면서 과소비를 한 2학년 여대생들이 집에는 ‘어학연수’를 한다는 핑계를 대고 아르바이트를 하러 떠나기도 한다는 것. 또 다소 얼굴과 몸매가 떨어져 한국에서는 ‘에이스(최고 대우를 받는 접대부)’로 불리지 못하는 여성들이 외국으로 나가기도 한다고. 번번이 퇴짜를 맞는 여성들은 ‘이럴 바에는 차라리 에이스들이 부족한 외국으로 진출하자’며 울분(?)을 삭인 채 비행기를 타기도 한다고. 하지만 이렇게 외국 생활을 한다고 해도 실제 업주들이 주장한 만큼의 돈을 벌기는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설사 많이 번다고 하더라도 들어가는 돈도 적지 않다는 것.

과소비에 익숙한 아가씨들이 여전히 외국에서도 ‘그 버릇’을 고치지 못할 뿐더러 낯선 외국 생활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한국보다 많은 유지비가 들어가기 때문이다. 또한 이러한 불법적인 해외취업은 상당한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 방콕이나 괌 등 비교적 입국이 자유로운 나라는 그렇다하더라도 미국으로의 불법 취업은 자칫 신상에 심각한 문제를 끼칠 수 있다. 미국의 경우 대부분 브로커들에 의해 입국이 주선되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불법적인 입국이 행해지고 있기 때문. 브로커들은 대부분 일명 ‘점프(jump)’라고 불리는 방식을 통해 입국을 시도한다. 즉, 미국 국경이 인접한 캐나다와 멕시코에서 밀입국을 하는 것. 브로커들은 한결같이 ‘안전하다’고 말하고 있지만 일단 검거가 되면 ‘불법입국과 불법체류자’로 분류돼 미사법당국의 처리를 받아야만 한다.

또 비록 입출국이 자유롭다는 괌이나 홍콩 등도 안심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서울 명동의 한 룸살롱 상무인 김모씨는 “아무리 한국 사람이 운영한다고 해도 일단 신변의 보호를 받을 수 없는 외국인데다가 불법 취업 아니냐”며 “아마도 내가 데리고 있는 아가씨들에게는 권해주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또 그는 “특히 외국 손님들과 싸움이 붙었을 경우 불리한 것은 100% 아가씨들이다”며 “손님이 홧김에라도 신고하면 꼼짝없이 당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아가씨’들에 대한 수요는 룸살롱만 있는 것은 아니다. 소위 ‘마사지 숍’이라고 불리는 업소에서도 구인광고를 통해 사람을 모으고 있다.

특히 이들 업소들은 ‘술을 마시기 싫어하는 아가씨들에게 딱이다’며 ‘틈새구인’을 하고 있다. 물론 비행기표 등 각종 부대 경비 등은 모두 업소측에서 부담한다는 조건. 하지만 이런 마사지 클럽이라고 하더라도 단지 ‘마사지’만 한다고 보기에는 어려운 측면이 많다. 미국에서 오래 생활한 후 국내 모 대기업에 근무하는 박모씨는 “정말 마사지만 하는 곳이 있는 반면 음성적으로 매춘을 하는 곳도 있다”며 “특별한 마사지 기술을 갖춘 사람이 아닌 이상 대부분 마사지를 겸한 매춘을 하는 것 아니겠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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