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서울에는 청계천과 14개의 지천에 약 200여 개의 다리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 중에서 이름과 위치를 확인할 수 있는 다리는 80여 개 정도. 최근에도 쓰는 지명인 광교, 장교동, 수표동 등의 지명은 바로 그때의 다리 이름에서 나온 것이다. 문헌에 따르면 청계천 본류만 해도 태평로 부근에서 중랑천 합류지점까지 모전교, 대광통교(광교), 장통교, 수표교, 하랑교, 효경교(새경다리), 태평교(마천교·오교), 오간수교, 영도교 등 9개의 다리가 있었다. 모두 뛰어난 조형미와 역사성을 지니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특히 청계천 본류의 다리들은 각기 사연들을 담고 있다. 다리 모퉁이에 가게가 있었다는 모전다리, 도성 안의 가장 넓은 다리로 대보름에 다리밟기의 풍습이 성행했던 광통교, 개화기에 유대치가 살았다는 장통방의 장통교, 임금이 자주 건너다니고 정월 연날리기의 중심이었던 수표교, 한양 도성의 일부로 임꺽정이 달아난 통로라는 오간수문 등은 도성 안의 유명한 다리들이었다. 이 다리들 중 오간수문은 1908년 일제에 의해, 그 밖의 다리들은 1958년부터 78년까지 광교에서 마장동 사이 청계천이 시멘트 콘크리트로 덮이면서 모두 사라졌다. 단지 수표교만이 장충단 공원으로 옮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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