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신문 속엔 주식 투자기법 있다


가치투자 유명인들 “손에서 책 내려놓지 말라” 조언
책 가까이 할수록 간접체험 통해 세상 흐름 알수 있어

[일요서울 ㅣ정강필 우리투자증권 마린시티 WMC센터장] 위대한 투자자는 평범한 우리와 어떻게 다를까? 이러한 궁금증은 비단 주식투자에 관심 있는 사람 뿐만 아니라 자본주의를 살아가는 모든 사람의 관심이 아닐까 한다. 가치투자로 유명한 워렌 버핏은 매년 한차례 씩 전세계 누구라도 상관없이 점심식사를 한다. 그 점심식사 자리는 경매를 통해 참석자가 결정되는데 평균 수 억원 혹은 수십 억원의 가격으로 낙찰이 된다. 물론 버핏은 낙찰된 돈을 전액 기부한다. 버핏과의 영광스러운 그 식사 자리에서 주로 화제에 오르는 것은 투자방법이나 투자와 관련된 각종 정보나 팁도 있겠지만 주로 버핏의 어렸을 적 이야기나 소소한 경험 등이라고 한다.

웨렌 버핏이 식사자리에서 꼭 빼놓지 않고 항상 하는 이야기 중 하나는 절대로 손에서 책을 내려놓지 말라는 조언이라고 한다. 워렌 버핏에 앞서 가치투자로 유명세를 떨친 투자자 중 필립 피셔라는 사람이 있다. 그가 쓴 책 중에 ‘위대한 기업에 투자하라’는 것이 있는데 이 책에 감명받은 워렌 버핏이 그를 만나러 동부에서 캘리포니아까지 찾아갔다는 일화가 있다.

필립 피셔는 퇴근을 하면 곧 바로 집으로 돌아와 저녁식사를 하고 잠자리에 들기 전까지 줄곧 책을 읽었다고 한다. 또한 30분 쯤 걸리는 출퇴근 통근기차 안에서도 늘 책이나 신문을 읽으면 세상의 흐름을 가늠했다고 한다. 피터 린치나 워렌 버핏과 어깨를 견주는 가치투자자 존 네프 역시 투자에 앞서 사전 준비 작업에 대단한 노력과 시간을 투입했다고 한다. 그는 토요일이면 골방에 들어앉아 다음주 투자를 위해 월스트리트 저널을 아주 꼼꼼하게 챙겨 읽었다고 한다.

배우는 것에 인색하지 마라
세상이 돌아가는 트렌드를 알기 위한 방법에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가장 좋은 수단은 책과 신문, 잡지 같은 미디어라고 할 수 있다. 위대한 투자자들은 예외없이 배우는 데 인색하지 않은 사람들이었고 미디어를 통해 세상과 소통했다. 이는 금융 분야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어서 인류 역사에 별처럼 반짝이는 수많은 위인들 역시 배움에 주저함이 없었다.

위대한 정치가이자 뛰어난 군인으로 손꼽히는 카이사르의 경우 직접 갈리아 전쟁기와 내전기를 집필할 정도로 탁월한 저술가이기도 했지만 항상 무언가를 읽고 연구하는 모습을 보여준 바 있다. 전쟁을 수행하는 와중에도 틈틈이 문장작법을 저술하기도 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삼국지의 히어로인 조조 역시 다양한 시 작품을 남겼는데 이 역시 독서에 기반한다고 할 수 있다.

한자가 생긴 이래 가장 많은 저술을 남긴 것으로 평가되는 대학자 다산 정약용은 어렸을 때부터 대단한 독서광이었다. 다산의 글을 읽어보면 옛 성현들의 언명과 일화를 대단히 풍부하게 인용하거나 제시하는데 이를 통하여 그의 독서 범위가 얼마나 광범위했는지 가늠해 볼 수 있다. 책을 가까이 하는 모든 사람들이 커다란 성취를 이루는 것은 아니겠지만 커다란 성취를 이룩한 사람들은 예외없이 책을 가까이하고 배움에 인색하지 않았다는 공통점이 있음을 명심해야만 한다.

사실 뭔가를 배우려는 적극적인 자세와 노력이 없다면 투자자로서 성공할 자질이 부족한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워렌 버핏과 같은 위대한 투자자들은 게걸스럽게 책을 많이 읽는다. 그들은 자신의 투자법을 신봉하면서도 세상의 흐름을 외면하지 않는다. 독서를 많이 하고 세상에 대한 관심, 의사소통이 일상화된 까닭인지 투자의 대가 중에는 신문이나 미디어에 투자한 사람이 많다는 것도 흥미를 끄는 대목이다.

위대한 투자자들이 독서를 많이 하는 것은 그들이 그만큼 호기심이 충만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성공한 사람들의 특징 중 하나는 그들이 어린아이 같다는 점인데 이를 '네오테니(Neoteny)'라고 하며 여러가지 것에 신기해하고 호기심을 보이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그 호기심을 해결하기 위해 그들은 기꺼이 책을 펴든다.

봄 기운 속 독서 삼매경

책을 가까이 한다는 것은 간접 경험을 통한 배움에 목적이 있다. 독서는 아주 적은 비용과 자투리 시간을 활용해 누군가가 오랜 시간 혹은 전 생애에 걸쳐 연구한 성취를 자기 것으로 만드는 과정이다. 위대한 투자자들이 그 배움의 도구로 독서를 선택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뭔가 배운다는 것은 커다란 성취, 즉 투자자들에게는 성공적인 투자를 이루기 위한 특별한 준비행위인 것이다. 

계절의 여왕이라는 봄이 시작되고 있다. 꽃길을 따라 가족과 함께 하는 나들이도 좋지만 그 틈틈이 독서를 하는 것도 미래를 위한 훌륭한 투자이다. 프랑스의 철학자 몽테뉴는 "독서처럼 싸게 주어지는 영속적 쾌락은 없다"라고 설파한 바 있다. 황홀한 봄 기운 속에서 새로운 세상을 만나고 새로운 경험을 체득할 수 있는 독서도 함께 하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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