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강남지역에 살인·강도 등 강력범죄에 이어 초등학교와 유치원 등에 ‘협박성’ 괴편지가 배달돼 학부모들과 경찰을 긴장시키고 있다. 지난달 31일 오전 8시30분쯤 강남의 한 초등학교 김모 교장 앞으로 ‘백청산’이란 이름이 찍힌 A4 용지 2장 분량의 협박편지가 배달됐다. 편지에는 “지방대를 졸업하고 제대한 지 2년이 됐는데 아직 취직을 못하고 있다. 이 나라는 일류대만 찾는 세상이다. 강남 8학군 지역에 다니는 학생들을 다 죽여야 해결된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협박범은 또 “강남 부동산은 폭등하고 정치인은 다 부패했다”며 “국회의사당과 타워팰리스도 폭파하겠다”고 적었다.이날 강남의 한 유치원에도 같은 내용의 편지가 배달됐다.

강남교육청 관계자는 “해당 유치원 원장이 혹시나 하는 마음에 유치원 주변에 대한 경비요청을 했으나 경찰로부터 ‘인력이 없어 곤란하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전해왔다”고 밝혔다.강남의 또 다른 초등학교에는 이날 오후 “음식에 독극물을 넣어 다 죽여버리겠다”는 협박전화가 걸려왔다. 이 학교 교장은 “한 남성으로부터 전화를 받은 후 즉시 정수기 전원을 끄고 학생들에게 도시락과 먹을 물을 직접 싸오도록 했다”고 말했다.한편 납치사건에 이어 괴편지가 잇따라 발송되자, 강남경찰서는 52명 규모의 기동순찰대를 조직, 등하교길 어린이들의 안전 확보에 투입할 방침이다. 강남교육청도 지난달 31일 긴급회의를 갖고 학생들의 안전을 당부하는 가정통신문을 보내는 등 초비상 상태다. <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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