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탤런트·개그맨 등 연예인들도 출입 … 폭력조직 개입 가능성” 제보미군측 “미군 장병만 출입 가능한 곳 … 한국인 출입 리스트 조사할 것”송영진 의원이 주한미군 용산기지내 ‘UNC클럽 카지노’에서 도박을 한 것과 관련, 그 파문이 일파만파 번지고 있다. 송 의원이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는 사과와 해명을 했음에도 불구, 그의 행동에 대한 비난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정치권 공방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주한미군의 ‘카지노 불법영업’에 대해 철저한 조사가 이뤄지고 있어 그 귀추가 주목된다.‘열린 우리당’ 송영진 의원이 지난 10월 25일 지인들과 함께 미8군 카지노에서 블랙잭 도박을 하는 장면이 잠입취재에 나선 <동아일보>의 카메라에 잡혔다.이에 신문은 송 의원의 사진을 싣고 “송의원의 테이블에는 다른 테이블과 마찬가지로 개당 100달러짜리 칩이 수북히 쌓여 있었다”고 전했다.

또 “당시 카지노를 찾은 100여명 중 외국인으로 보이는 사람은 10명 남짓. 카지노를 점령한 사람은 대부분 한국인”이라고 보도했다.보도 후 각 언론사에서 이 사실을 앞다퉈 보도했고, 송 의원에 대한 비난 여론이 들끓었다. 송 의원 홈페이지에는 “지금 카지노에서 도박할 때인가”, “올바른 세상을 만들어야 할 국회 의원이라는 사람이 그러면 안 된다”, “지금 현시기가 어느 때인데, 또다시 국민을 슬프게 하는가. 일벌백계로 다스려야 한다”는 등 비난 글이 잇따랐다.송 의원은 이에 대해 “경위야 어떻든 부적절한 시간에 부적절한 장소에 있었던 사실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성명을 발표, 국민들께 사과했다. 그러면서도 “일부 언론에서 ‘거액도박을 한 것’처럼 보도된 바 있으나, 절친한 고향 후배와 미8군을 방문했다가 나오는 길에 들렀을 뿐, 거액도박을 하거나 상습도박을 한 사실은 없다”고 해명했다.

송의원의 이런 사과와 해명에도 불구, 사건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우선, 정치권 공방이 뜨겁다. 한나라당은 논평을 내고 “송영진의원이 내국인 출입이 제한된 미군 카지노에서 도박을 벌인 사실이 밝혀져 정치권 전체를 욕 먹이고 있다”며 “열린 우리당의 개혁은 음습한 도박장과 같은 닫힌 곳에서만 논의되고 이루어지는 모양이다. 명백히 국회의원직을 내놔야 할만큼 부도덕한 짓”이라고 말했다.민주당도 이에 가세했다. 민주당은 성명에서 “신당사람들은 낮에는 개혁한다고 외치면서, 밤에는 카지노 도박이나 하고 다니고 있다”며 “국민들은 경제가 어렵다고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는 마당에, 국회의원이라는 사람이 미8군부대에서 심야 카지노 도박이나 하고 다녀서야 되겠는가?”라고 비난했다.이어 “송의원은 미8군 카지노 도박장으로 누가 안내했고, 도박 액수는 얼마이며, 얼마나 자주 갔는지 등을 분명히 밝혀야 하며, 열린 우리당은 송의원에 대해서 어떤 조치를 할 것인지 밝혀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민주노동당 김배곤 부대변인도 논평을 내, “도박꾼에게도 대문을 활짝 열어 제낀 ‘열린 우리당’의 폭넓은 아량에 경의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며 “기업들로부터 정치자금을 거둬들이는 것이 여의치 않자, 금지된 구역에 들어가 배팅 한 건으로 정치자금을 조성하려고 했나 보다”라고 비꼬았다.다른 당의 잇따른 공세 등으로 ‘열린 우리당’은 곤혹스런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열린 우리당은 창당준비위 발족을 전후한 ‘송영진 도박’파문으로, 이미지에 적지 않은 타격을 받고 있다. 이어 송 의원에 대한 당 차원의 징계나 거취에 대한 논의가 조만간 이뤄질 것으로 전해졌다. 정치권 공방과 함께 주한미군측도 이번 사건에 대한 철저한 진상 조사를 추진하고 있다. 이번 ‘송영진 파문’이 발생한 UNC클럽에서는 한국인 업자가 임대계약을 해 매주 토요일마다 카지노를 열었다. 특히 ‘군 복지기금 마련’을 위해 마련된 것으로 현금 대신 상품만 주는 방식으로 운영토록 규정돼 있다. 이용객은 주한미군 장병과 그 가족들만으로 한정돼 있다.

이에 따라 주한미군측은 출입이 허용되지 않는 송 의원이 어떻게 출입할 수 있었는지, 또 영업 제한시간인 밤 12시를 넘겨 새벽까지 카지노가 열릴 수 있었는지 여부에 대해 철저히 조사키로 했다.여기에 미군측은 송 의원외에도 한국의 사회 유명인사들이 ‘미군 UNC클럽 카지노’에 출입하고 있다는 소문과 ‘꽁지(도박판에서 돈을 빌려주는 사람)’및‘조직 폭력배’관련 여부 에 대해서도 조사를 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미군측은 지난 10월 28일 성명을 통해서 “군복지기금 마련 행사에서 불법적인 도박이 있었다는 보도에 대하여 매우 우려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 인가되지 않은 사람들이 어떻게 출입할 수 있었는지를 포함하여 전반적으로 이 사건을 철저히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이 오락행사를 주관한 계약업자가 비 인가된 사람을 출입시킨 것은 계약 위반이며 정해진 행사시간을 넘어 영업을 했기 때문에 우리는 계약을 종결하기로 했다”며 “ 우리는 또한 이 행사가 현금을 가지고 하는 것이 아니라 상품을 주는 단지 기금마련 행사였는지의 여부를 밝힐 것”이라고 덧붙였다.이와 관련 모 스포츠지 제보를 통해 “미 8군 카지노에 한의사, 나이트클럽 사장, 룸살롱 마담, 탤런트, 개그맨 등 사회 저명인사 및 연예계 인물들이 자주 드나들고 있다”며 “특히 이 카지노는 전국을 무대로 하는 폭력조직이 개입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이처럼 미군측의 조사결과에 따라, ‘UNC클럽 카지노 출입 리스트’ 및 ‘폭력조직 개입’여부가 공개될 경우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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