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매매 파워 블로거의 진실

[일요서울|서준 프리랜서] 블로그는 이제 많은 네티즌들의 일상적인 의사소통의 계기가 되고 있다. 특히 자신만의 전문적인 지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게 블로그는 많은 사람들에게 어필하는 도구가 되기도 한다. 특히 ‘파워 블로거’는 블로그를 운영하는 본인에게도 영광일 뿐만 아니라 네티즌들에게 신뢰와 존경을 받는 징표가 되기도 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파워 블로거 중에는 이른바 ‘성매매 후기’만을 전문적으로 올리는 사람들도 있다. 자신의 성매매 경험담을 아주 자세하고 진솔하게(?) 올려놓고 방문자들에게 특정 업소, 혹은 특정 여성에 대한 성매매 정보를 준다. 성매매를 아주 잘 아는 사람들이라면 모르겠지만, 그렇지 않은 초보자들의 경우에 이러한 블로그의 정보는 성매매를 하는데 있어서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정보가 아닐 수 없다. 그만큼 이러한 정보에 열광하게 된다는 것. 하지만 이러한 정보들은 때로는 업소들로부터 돈을 받은 체험자가 쓰는 기행기일 수도 있고, 더 나아가 아예 업체에서 운영하는 블로그도 있다는 것. 한마디로 적나라한 홍보성 글에 다름 아니라는 이야기다. 성매매 블로거, 혹은 성매매 체험기를 들러싼 요지경 풍속도를 살펴보자.
 

이제 막 직장 생활을 시작한 김모씨(29)는 최근 특정 블로그 정보에 푹 빠져 있다. 그렇다고 그가 여행 블로그나 기타 취미 동아리 블로그에 빠져 있는 것은 아니다. 그가 진심으로 목말라하는 정보는 바로 ‘성매매 정보’. 일부 블로그들이 이에 대한 아주 자세한 정보들을 게재하고 있고, 업데이트도 빠르기 때문에 이 정보를 탐독하는 재미는 흠뻑 느끼고 있는 것이다. 특히 미취업 상태에서는 성매매 업소를 이용하기가 힘들었지만, 이제 어느 정도의 월급을 받고 있는 이상 자신도 성매매를 즐길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특히 이런 정보들이 더욱 현실적으로 다가오는 것도 사실이다. 그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보자.

무엇보다 생생한 대리체험 가능해


“유흥업소 관련 체험기들은 아주 리얼하고 현실적으로 쓰여져 있기 때문에 직접 현장을 ‘간접체험’하는 아주 훌륭한 내용이라고 할 수 있다. 업소의 분위기와 아가씨의 외모까지 연상이 될 정도이기 때문에 아직 방문을 준비 중인 사람들에게는 살아있는 정보가 아닐 수 없다. 그런 점에서 특정 업소를 방문하기 전에는 반드시 해당 업소에 대한 블로그 정보를 통해서 이를 확인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서비스가 좋지 않아서 내상을 입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이를 사전에 예방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사전 정보가 필수적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정보들이 인터넷에 많다고 해서 결코 합법적인 것은 아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한 해 동안 불법 유흥 정보 사이트에 대한 정보 시정요구 건수가 1만4000여건에 달했다. 이는 한해 전의 8700건에 비해 무려 60%나 증가한 수치다.
특히 이러한 불법 정보들은 해마다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아무리 성매매를 단속한다고 해도 이러한 업소를 이용하는 사람들은 여전히 존재할 뿐만 아니라 이에 대한 정보 교류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이러한 블로그에 정보를 게재하는 것은 자신을 자랑하기 위한 것이기도 하다. 자신의 자랑스러운 성공담을 늘어놓음으로써 사람들에게 댓글을 통해 부러움을 사는 것이 마치 자신의 자존심을 높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실제 이러한 블로거 중에서는 특정 업소로부터 경제적인 이익을 댓가로 받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업소는 이른바 유흥업계의 파워 블로그들에게 접근, 특정한 비용을 주거나, 아니면 자신들의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해주겠다고 하며 그에 대한 댓글로 호의적인 체험기를 요구하는 것이다. 블로거의 입장에서는 성매매를 ‘공짜’로 할 수 있다는 장점이 글을 쓰는 가장 큰 이유라고 할 수 있다. 그 비용이야 얼마가 됐든, 일단 공짜로 성매매를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큰 메리트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별도의 비용까지 더 받는 경우도 있다. 많지는 않지만 10만 원에서 20만 원 정도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렇게 오가는 차비와 더불어 약간의 용돈까지 받고 서비스까지 공짜로 받을 수 있다면, 성매매 정보를 올리는 블로거의 입장에서는 마다할 이유가 없는 조건이라고 할 수 있다. 취재진은 실제 초기에는 순수하게 자신의 경험담을 올리다가 업소의 제안으로 몇 번의 호의적인 체험기를 올렸다는 한 블로거를 만날 수 있었다. 처음에는 그 역시 업소에서 이러한 제안이 오리라고는 생각도 못했다고 한다. 하지만 막상 그런 제안을 받아보니 무엇보다 ‘달콤한 유혹’이었다고 한다. 그의 말을 직접 들어보자.

일부 ‘경제적 이득’ 받고 글이 쓰여지기도


“나도 그 전에 업소에서 그런 제안을 일부 블로거들에게 한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그것이 진실인지 아닌지도 알 수 없었고, 설마 나한테까지 그런 제안을 할까, 라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막상 나의 글이 인기를 끌고, 블로그에 접속하는 사람들이 많아지자 실제로 업소에서 전화가 왔다. 현금 10만 원에 무료 서비스를 해주겠으니 글을 올려주지 않겠냐는 것이다. 특히 글에 대해서는 자신들에게 사전에 보여주지 않아도 되니, 최대한의 성의만 가지고 써주면 된다고 말했다. 사실 성매매를 하는 남성들이라면 이러한 제안에 흔들리지 않을 이유가 없다. 이렇게 해서 나도 몇 번 성매매 업소에 대한 호의적인 글을 올린 적이 있었다.”
하지만 설사 이런 방식으로 글을 올린다고 해도 일반 네티즌들이 실제 상황을 짐작하기란 거의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블로거 자체도 돈을 받았다는 티를 거의 내지 않을 정도로 정교하게 체험기를 쓰기 때문이다. 어쩌면 보다 더 생생한 정보의 글을 쓸 수도 있다. 블로거의 경우, 해당 업소를 방문했을 때 말 그대로 ‘취재’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네티즌들의 경우에는 오히려 이러한 경우에 더욱 사실감을 느끼게 된다고 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서 파워 블로거와 성매매 업소간의 ‘은밀한 계약’이 완성되는 것이다.
그런데 또 한편으로는 업소가 자체적으로 블로그를 운영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파워 블로거들에게 지불할 비용이라면 아르바이트를 고용해도 충분히 가능하기 때문이다. 물론 블로그가 이름이 알려지기 까지는 시간이 걸리겠지만 장기적인 전망을 가진다면 불가능할 일도 없다. 하지만 특정 업소에 대한 글만 계속 써서 올리기는 힘들기 때문에 기타 다른 업소에 대한 체험기를 베껴서 그럴 듯 하게 글을 조작하고, 자신의 업소에 대해서는 실제 경험을 토대로 글을 쓰게 한다는 것.
이렇게 하면 네티즌들은 해당 블로그가 특정 업소에서 운영하는지 안 하는지에 대해서는 전혀 눈치를 채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한다. 하지만 이미 그들은 해당 업소의 ‘덫’에 걸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주 생생하고 호의적인 체험기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심리적으로 해당 업소에 대한 안정감을 느끼고 ‘최소한 내상은 당하지 않고 즐거운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겠구나’라는 기대감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이 기대감은 실제 방문과 성매매로 이어지는 경우가 상당수라고 한다.
업소 측에서는 이러한 블로그 마케팅이 일반 홍보비보다 훨씬 더 저렴하게 든다고 말한다. 유흥관련 사이트에 광고를 할 수도 있지만, 요즘에는 성매매 업소간의 광고 경쟁도 워낙 치열하기 때문에 그 안에서 온전한 광고 효과를 보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럴 바에야 차라리 자신만의 독자적인 마케팅 채널, 즉 파워 블로그를 구축하는 것이 훨씬 더 낫다는 이야기다.
물론 이러한 블로그의 운영은 당연히 불법이지만, 소비자들에게 주는 ‘입소문 효과’는 꽤 적지 않은 효과를 주기 때문에 앞으로도 적지 않은 성매매 체험기들이 인터넷의 한 켠에서 불법적으로 양산되며 은밀하게 소비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러한 체험기는 ‘새로운 변태 업소’들의 신규 개업과도 상당히 밀접한 연관성을 맺고 있다. 이미 기존에 알려진 익숙한 업종이나 업태라면 굳이 체험기가 인기를 끌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신종 업소’가 많이 등장하게 되면 그 만큼 체험기도 많아지고, 이를 읽으려는 사람도 늘어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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