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령 “역사에 남다른 관심, 뉴스거리 생기면 만날 것”

박근령(좌)
[일요서울 | 안은혜 기자] 역대 모든 정권의 친인척 관리 실패로 뒷모습이 아름다운 대통령은 찾아볼 수 없었다. 청와대 내에서 친인척을 관리하는 부서는 민정수석이지만 박근혜 정부는 관리하는 팀을 따로 뒀다. 故 박정희 전 대통령에 이어 현 정부까지 2대에 걸쳐 대통령직을 수행하고 있는 박근혜 대통령의 경우는 관리할 친인척 대상의 그 범위가 다양하다. 미혼인 박근혜 대통령의 경우 박근령 전 육영재단 이사장과 박지만 회장 두 동생과 배우자에게 언론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에  [일요서울]은 박근혜 대통령 친인척 근황을 알아봤다. 그 첫번째로 한때 박 대통령과 소원했던 여동생 박근령 전 이사장과 그의 남편 신동욱 전 교수편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대통령 친인척 관리팀’을 기존 청와대 민정수석실에서 청와대 특별감찰반으로 옮기기로 했다. 특별감찰반은 박 대통령의 대선 공약에서 밝혔듯 ‘특별감찰관’으로 승격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별감찰관은 계좌 추적, 통신 거래 내역 조회, 현장조사 등 실질적인 조사권과 고발권을 갖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인원도 대폭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특별감찰관 신설은 역대 정권마다 있어왔던 대통령 친인척 비리를 뿌리 뽑겠다는 의지임을 알 수 있다.

朴-朴 자매 관계 ‘냉각기’ 여전

박 대통령은 지난 대선에서 특별감찰관에 관해 “특별감찰관은 국회 추천을 받아 ‘대통령 직속’으로 임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직접 친인척 관리에 나서겠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에 따라 박 대통령의 동생 박근령.신동욱 부부와 박지만.서향희 부부에 대한 관리(?)를 박 대통령이 직접 할 것으로 예측된다.

그 중에서도 박근령 전 이사장은 1990년경부터 박 대통령과의 관계가 불편해졌다. 박 대통령이 1982년부터 어머니 육영수 여사가 설립한 육영재단 이사장으로 취임한 뒤 8년여를 이끌어 오고 있던 때다. 박 대통령의 두 동생은 육영재단 운영에 최태민 목사가 깊이 관여해 재정이 악화됐다고 보고 노태우 전 대통령에게 탄원서를 제출해 재단 운영권을 빼앗았다.

그러나 이후에도 육영재단의 운영 부실 논란이 이어졌다. 결국 박근령 전 이사장은 2001년 육영재단을 관할하는 서울 성동교육청에 의해 이사장 자리에서 물러나게 된다. 결정적으로 박 대통령과 박근령 전 이사장이 멀어진 것은 2008년, 14살 연하의 신동욱 전 백석대 교수와의 재혼 때문이다.

신동욱 전 교수는 2007년 성 매수와 환각제 복용 혐의로 중국 공안에 체포되자 박지만씨가 자신을 납치해 살해하려 했으며, 배후에 박 대통령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후에도 박 대통령 미니홈피에 비방 글을 올리는 등의 행동으로 결국 명예훼손 및 무고죄로 2011년 8월 구속된 뒤 1년 6개월 형을 마치고 지난 2월 21일 출소했다.

두 자매의 불편한 관계는 계속됐다. 19대 총선 당시 박 대통령은 새누리당 중앙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았다. 그런데 박 전 이사장은 육영수 여사의 고향인 충북 옥천.보은.영동 지역구에 자유선진당 소속으로 출마를 선언해 박 대통령의 미움을 샀다. 자유선진당 공천을 받지 못해 무소속 후보로 출마를 강행하려 했지만 결국 사퇴를 선언해 박 대통령은 한 시름 놓이는 듯 했다.

그러다 지난 2월 25일 박 대통령 취임식에 초청장을 받지 않았는데도 박근령 전 이사장이 참석해 두 사람의 관계가 여전히 평행선을 달리고 있음을 간접적으로 알 수 있었다.

근령, 평화 & 통일연구원 명예이사장직 맡아

신동욱 전 교수, 비공식 행사 간간히 참석 ‘구직활동 중’

박 전 이사장이 일반 공개석상에 나타난 것은 지난 4월 10일 커피브랜드 매장의 개장식이었다. 강남구 역삼동에 위치한 카페낀디오(Cafe Quindio) 매장의 오픈식이었다. 카페낀디오는 지난해 콜롬비아와의 FTA 체결 이후 국내 첫 100% 콜롬비아 정통 커피 브랜드다. 오픈식에는 주한 콜롬비아 대사를 비롯해 공사 및 임직원 등이 참석했다.

박 전 이사장은 “콜롬비아는 6.25 남북 전쟁 당시 해군과 지상군을 파견해 한국을 지원해줘 우리나라와 혈맹 관계에 있다. 두 나라의 첫 교류의 시작을 축하해주러 왔다”고 오픈식에서 소감을 밝혔다.

이어 박 전 이사장은 지난 4월 12일 오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모습을 드러냈다. 박 전 이사장은 지난해 10월 육영재단 주차장 임대권을 미끼로 수천만 원의 선금을 가로챈 사기혐의로 약식 기소된 뒤, 법원으로부터 300만 원의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박 전 이사장은 이에 불복해 정식 재판을 청구했고, 현재까지 두 번의 공판이 진행됐다.

박 전 이사장은 재판에 앞서 가진 인터뷰에서 “지금은 과정에 있으니 결과가 나와 봐야 안다”며 “조건부로 체결된 만큼 편취의사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벌금 300만 원은 적은 돈이 아니다. 30만 원이라도 억울하다”고 말했다. 박 전 이사장은 변호사 선임도 지인을 통해 했다고 한다. 현직 대통령의 동생이라고 하기에는 생활고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현재 박근령 전 이사장은 지인의 소개로 외교부산하 공익법인 동북아평화와 한반도통일연구원 명예이사장의 새 직함을 달게 됐다. 역사에 남다른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박근령 명예이사장은 역사와 관련한 세미나를 열어 대중과의 소통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지난 4월 26일 [일요서울]은 박 전 이사장에게 근황을 좀 더 알아보기 위해 직접 전화를 걸었다. 전화통화에서 박근령 명예이사장은 “현재는 강의를 나가고 있진 않다. 계획이 당장은 없다. 청소년 강의에 나가면 역사 관련 세미나 계획이 세워져 있다는 그런 얘기가 자주 나오는데 아직은 아무런 외부 활동 계획이 없다”며 “이 얘기는 뉴스거리가 안 되니 다음에 가십거리가 생길 때 만나서 얘기하자”며 말을 아꼈다.

한편 출소한지 두 달이 지나가는 박 명예이사장의 남편인 신 전 교수는 잠행을 계속하고 있다. 간혹 행사에 얼굴을 비추지만 언행에 매우 신중함을 기하고 있다. 신동욱 전 백석대 교수는 현재 취업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신 전 교수는 “과거 행동에 대해 많이 반성하고 조용히 지낼 것을 약속했다”는 말이 돌 정도로 일체 전화 통화나 인터뷰에 응하지 않고 있다. [일요서울]은 신 전 교수의 근황을 묻고자 통화를 여러 차례 시도했으나  전화를 받지 않았다.

안은혜 기자 iamgrace@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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