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용사 3곳 중 1곳은 적자


[일요서울 | 김나영 기자] 국내 자산운용사들의 자산 총규모는 계속 증가하고 있는 반면 영업이익은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져 눈길을 끌고 있다. 이는 시장 신규 진입에 따른 인건비 증가와 주식형펀드가 줄어드는 데 따른 수수료 수입 축소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미래에셋자산운용이나 삼성자산운용 등 상위 10개사 위주로 편중된 구조는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건비 증가와 주식형펀드 감소로 수수료
미래에셋삼성 등 상위 10개사 편중은 여전

금융감독원이 지난 23일 발표한 2012회계연도 자산운용회사 영업실적에 따르면 지난해 자산운용사의 영업규모는 622조 원으로 전년 529조 원보다 83조 원 늘어났다.

영업규모를 펀드수탁고와 투자일임계약고로 나눠서 살펴보면 펀드는 335조 원으로 전년동기 303조 원보다 32조 원 증가했으며 투자일임은 287조 원으로 전년동기 236조 원보다 51조 원 증가했다. 이는 각각 10.6%, 21.6% 늘어난 수치다.

증가 원인으로는 펀드의 경우 투자대기성 기관자금의 MMF 유입이 13조 원, 금리하락 기대에 따른 채권형펀드 증가가 4조 원에 달했다. 이러한 가운데 주식형펀드는 6조 원 감소해 대비됐다. 또한 투자일임의 경우 변액보험 증가 등에 따른 보험회사의 자산운용사에 대한 투자일임 확대가 43조 원으로 주효했다.

영업수익과 영업이익의 대비 눈길

금융회사의 매출을 보여주는 영업수익은 15351억 원으로 전년 15185억 원보다 166억 원 신장했다. 펀드와 투자일임 규모 증가에 따른 수수료 수익이 274억 원 늘어났기 때문이다. 이중 펀드 수수료는 168억 원, 투자일임 수수료는 106억 원이다.

매출이 증가하자 비용도 늘어났다. 영업비용은 1896억 원으로 전년 1668억 원보다 228억 원 올라갔다. 특히 운용사의 신규 진입으로 임직원수가 증가하면서 판매관리비가 전년대비 481억 원 증가했다. 지난 3월 기준 국내 자산운용사는 총 84개사로 지난해에 비해 3곳이 신규진입하고 1곳의 인가가 취소됐으며 임직원 수는 69명 늘어난 4252명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4456억 원으로 전년 4517억 원보다 61억 원 감소했으며 당기순이익은 3287억 원으로 252억 원이 늘어난 데 그쳤다. 영업이익이 감소했는데도 당기순이익이 늘어난 까닭은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사옥매각 등으로 영업외이익이 전년대비 365억 원 증가한 데 따른 것이다.

회사별로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영업이익이 746억 원으로 가장 많았고, 한국투자신탁운용 363억 원, KB자산운용 362억 원, 삼성자산운용 324억 원,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318억 원 순으로 나타났다.

빈익빈 부익부… 양극화 심화돼

특히 상위 10개사의 당기순이익인 2732억 원이 전체 자산운용사의 당기순이익인 3287억 원의 83.1%를 차지하는 쏠림현상이 주목을 받았다. 이에 반해 적자를 기록한 회사들은 총 28개사로 국내사가 20, 외국계가 8개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전체 자산운용사의 33.3%에 달하는 숫자다.

한편 전체 자산운용사의 자본금은 15543억 원으로 전년동기 15099억 원에 비해 444억 원 증가했다. 이는 7개 운용사의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유상증자 364억 원, 3개 신설운용사 자본금 323억 원 때문으로 보인다. 더불어 자산운용사의 재무건전성을 나타내는 영업용순자본비율(NCR)534%로 전년에 비해 19%포인트만큼 상승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영업규모는 증가했지만 수익성이 높은 주식형펀드 감소와 운용사들의 보수율 인하로 인해 영업이익이 감소한 것이 특징이라며 이미 지난달 펀드 50% 이 도입됐고 연내 펀드슈퍼마켓 출범이 이뤄지면 편중된 구조도 점차 완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nykim@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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