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부르크 계약연장 추진…이적료 수입 놓고 저울질
치솟는 이적료에도 불구 대표팀 활약은 미흡

손흥민(21·함부르크SV)이 분데리스리가에서 시즌 12골·2도움을 기록하며 FA(자유계약선수)시장의 핫이슈로 떠올랐다. 그의 거취를 두고 세계 축구팬들뿐만 아니라 세계 명문구단들의 러브콜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그는 고작 21세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탄탄한 기본기를 동반한 실력을 선보이면서 향후 발전 잠재력도 갖고 있다. 이에 빅클럽들의 신경전은 더욱 치열해 질 것으로 보인다.

빌트와 함부르크 모르겐포스트 등 독일 현지 언론들은 최근 프랑크 아르네센 단장과 함부르크가 손흥민과의 결별수순을 밟고 있다며 이적 가능성을 기정사실화했다. 또 손흥민의 이적 여부도 2~3주 뒤에 결정되며 여러 구단 중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와 토트넘 핫스퍼FC가 손흥민 영입에 적극적이라고 보도했다. 여기에 레버쿠젠, 리버풀 등도 손흥민 영입에 가세할 것으로 전망된다.

가장 적극적인 도르트문트는 손흥민을 영입해 라이벌인 바이에른 뮌헨에 뺏긴 팀의 최고 공격수 마리오 괴체의 공백을 매우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특히 괴체와 함께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의 이적도 가시화 되면서 도르트문트로서는 손흥민의 영입이 절실한 상황이다. 여기에 위르겐 클롭 감독의 성향도 반영됐다. 그는 어리고 잠재력이 뛰어난 선수들을 자신의 스타일로 훈련시켜 대선수로 키워내고 있다. 이에 손흥민은 클롭 감독이 원하는 조건을 모두 갖췄다는 게 현지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토트넘 역시 지속적으로 스카우트를 파견해 손흥민을 눈여겨보고 있다. 손흥민의 과감한 돌파력과 위협적인 슈팅, 빠르게 치고 나가도 지치지 않는 체력이 매력적이라는 평가다. 더욱이 손흥민은 어느 곳에 있어도 골을 넣을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어 공격 축구를 추구하는 토트넘에 안성맞춤이다. 이에 토트넘은 팀의 에이스 가레스 베일의 대체자로 손흥민을 점찍고 팀 전체 공격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주가폭등 이적료 1300만 유로로 치솟아

여러 구단들이 손흥민을 영입하기 위해 경쟁에 뛰어들자 그의 이적료 또한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지난달 28일 독일 언론 BZ베를린은 “도르트문트와 강력하게 연결되고 있는 손흥민의 현재 가치는 1300만 유로(약 188억 원)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앞서 2013-2014시즌까지 함부르크와 계약이 되어 있는 손흥민의 가치는 1000만 유로(약 145억 원) 수준으로 거론된 바 있다. 아르네센 함브루크SV 단장은 “손흥민의 이적료로 1200만 유로(약 166억 원)를 제시해도 팔지 않겠다”고 밝혔었다. 하지만 BZ베를린은 도르트문트가 손흥민을 영입하기 위해 발 벗고 나서고 있어 유로파리그 출전에 실패한 함부르크가 도르트문트의 제안을 거절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함부르크 역시 좀처럼 손흥민과의 재계약을 매듭짓지 못하면서 손흥민 이적료로 한몫 챙기겠다는 의도를 나타내고 있다. 독일 언론들은 “함부르크가 계약 연장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팀의 보석인 손흥민에게 아마추어 같은 액션을 취하고 있다”며 “사실상 손흥민을 보내겠다는 의도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반면 도르트문트는 올 시즌 챔피언스리그에서 결승에 오르면서 약 2380만 유로(약 235억 원)의 상금을 챙겼다. 또 세계 최고 기량을 뽐내는 괴체의 이적료와 레반도프스키의 추정 이적료를 합하면 8580만 유로(약 1244억 원)를 넘어 돈 벼락을 맞은 셈이다. 이는 손흥민을 영입하기 위해 충분한 여력을 갖추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토트넘 역시 손흥민에게 이적료로 1000만 파운드(약 171억 원)를 제시하며 영입의사를 구체화 하고 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토트넘이 프리미어리그의 빅클럽이지만 올 시즌 돈 방석에 앉은 도르트문트에 비할 바는 아니라며 어떤 팀이 함부르크의 지갑을 두둑하게 만들어주느냐에 따라 손흥민의 거취가 정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디만 손흥민은 지난달 21일 함부르크 모르겐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거취에 대해 “2-3주는 더 지나야 알 수 있을 것 같다”면서 “함부르크에 남을 수도 있다”고 말해 함부르크에 잔류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함부르크 역시 표면적으론 손흥민과의 4년 재계약을 원하고 있는 가운데 “손흥민을 포기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소속팀과 대표팀 온도차…최종예선 3연전 기대

이처럼 독일현지에서 손흥민의 주가는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지만 월드컵 최종 예선 3연전을 앞두고 있는 대표팀에서는 반응이 신통치 않다. 송흥민은 지난 3월 26일 카타르와의 2014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5차전에서 종료 직전 극적인 결승골을 터뜨리며 2-1 승리에 기여했다. 하지만 함부르크에서의 폭발력이 아직 대표팀에서는 본격적으로 나오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이에 대해 손흥민은 지난달 27일 국가대표팀 트레이닝센터로 소집된 자리에서 시간 부족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대표팀과 소속팀에서의 경기력이 다르다는 말에 크게 신경은 쓰지 않고 있다”면서도 “소속팀은 경기 수도 많고 동료들과 호흡도 맞출 기회가 많아 소속팀에서 경기력이 더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손흥민은 오는 5일 레바논 원정을 시작으로 11일 우즈베키스탄, 18일 이란과의 홈경기 2연전까지 23일 동안 함께 호흡을 맞출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이에 최강희호에서도 폭발적인 골 감각을 보여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손흥민에 대해 최강희 대표팀 감독은 “손흥민에게 당연히 기대하고 있다. 손흥민은 대표팀에 대한 부담감이 분명히 있다. 경기 출전 시간에 대해 불만을 가질 수도 있다. 하지만 소속팀에서 좋은 활약을 해주고 있어 기대하고 있다”며 “손흥민을 어떻게 활용할지 당연히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기대에도 불구하고 최 감독이 손흥민 카드를 사용할 지는 불분명하다. 최 감독은 지난 28일 레바논 원정을 위한 출국에 앞서 “기본적인 베스트11 윤곽은 잡혔다. 여러 가지 공격 조합을 고민 중”이라며 “반드시 이기는 경기를 해야 한다”고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이는 당장 승리가 필요한 상황에서 손발을 맞춘 시간이 적은 이동국-손흥민 조합보다 이근호, 김신욱을 활용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풀이 된다.

이제 3주간의 대표팀과 동고동락하는 기간은 손흥민이 완전히 깨어날 수 있을지를 판가름하는 중요한 순간이다. 손흥민이 깨어난다면 최강희 호의 브라질 월드컵 본선행 발걸음은 더욱 빨라질 수 있다. 월드컵 본선에서의 경쟁력도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 손흥민 역시 대표팀에서의 활약은 자신에게 맞는 최고의 팀을 선택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 역시 이번 소집에 대해 기대감을 나타낸 만큼 멋진 활약을 기대해 본다.

손흥민은 “이번에 준비를 잘해 3연전에서 골이 나오기를 기대하고 있다”며 “골 침묵이라는 소리를 듣지 않겠다”며 비장한 각오를 내비쳤다.

kwt4050@ilyoseoul..co.kr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