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1번지 ‘종로’ 남성들 모여 게이 1번지

선천적이냐 후천적이냐
호기심이 발전해 쾌락으로 
남성역할과 여성역할 달라

[일요서울ㅣ이광수 기자]지난달 15일 김조광수 감독이 국내에서 최초로 동성결혼을 발표해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안겨줬다. 최근 동성애 클럽, bar 등이 생겨나고 폐쇄적이었던 동성애에 대한 인식이 변화하기 시작하면서 동성애를 사회적으로 수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힘을 얻고 있다. 서울의 경우 종로와 이태원 일대에서 동성애자들이 동성애자 커뮤니티를 통해 소통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종로 주변에서는 온라인을 통해 알게 된 동성애자들이 정모와 번개 등의 모임을 갖고 있는 모습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일요서울]은 동성애자들의 요충지인 종로 부근 포차에가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한국에서 2007년부터 2013년 사이 동성애를 사회적으로 수용해야 한다고 응답한 사람들은 2007년 18%에서 2013년 39%로 21% 증가했다. 그만큼 동성애의 대한 대중들의 인식과 편견이 개선되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에는 차별금지법 제정을 두고 찬반이 치열하게 대립하고 있다. 반대측은 “동성애 확산이 우려되며, 소수의 인권을 보호한다는 미명하에 대다수 국민들의 인권이 무시될 수 있다”고 하는 반면, 찬성측은 “성소수자의 인권 및 여성·장애인·이주자를 보호하기 위해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처럼 동성애에 대한 찬반이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는 현재, 동성애자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오프라인으로 발전한 게이문화

종각역 3번 출구를 빠져나와 골목을 비집고 들어서면 두 사람이 지나다니기도 버거운 공간이 나온다. 기자일행은 그 골목에 위치한 허름한 포차를 찾았다.

골목을 지나면서도 의아했던 것이 젊은 남성들이 길거리를 서성이거나 포차 주변에 많이 포진 되어 있었다. 새벽 2시가 될 무렵. 포차에 가득 찬 남성들, 40명은 족히 넘는 남성들이 포차를 가득 메웠다.

이들은 게이사이트에서 알게 돼 술자리를 가진 것이었다. 이들 무리는 진행자에 소개를 시작으로 한명씩 일어나 자기소개의 시간을 가졌다.

“저는 안양 살고요. 21살. 바텀입니다”, “여기서 박고 싶은 사람 있나요?” 기자일행은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고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동성애자들에게도 남성역할과 여성역할이 나뉜다. 바텀(여성역할), 탑(남성역할)은 동성애자들의 성향을 지칭하는 은어이다.

시간이 조금 지나자 일면식도 없던 남성들이 게임을 시작했다. 포옹을 비롯해 키스를 하며 자신이 마음에 드는 상대에게 호감을 표시했다.

기자일행은 이성애자임에도 불구하고 포차를 가득 메운 동성애자 때문에 오해의 눈총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이들 무리 중 21살 때 동성관계를 처음 접했다는 박모(24)씨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처음에는 호기심에 게이사이트에서 남성을 만났다. 정말 호기심이었다. 현재 여자친구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끊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나도 동성애자는 아니다. 그러나 남성과 성행위를 가지는 것이 색다르다, 때문에 빠져나올 수 없는 것”이라며 단지 쾌락을 위해 남성들을 만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자신은 동성애자라고 기자일행에게 자신 있게 답한 윤씨는“아직까지 커밍아웃을 하지 못했다. 나보다는 주변사람들이 힘들어 할 것 같아 섣불리 커밍아웃을 할 수 없다. 동성애는 선택이 아니다. 자연스럽게 동성애자가 되었다”고 설명했다. 이들 무리들은 새벽 3시가 훌쩍 넘어서서야 삼삼오오 짝을 지어 흩어졌다. 

게이사이트 미성년자 까지 이용

동성애자들이 주로 찾는다는 한 사이트에 접속 해봤다. 이곳에는 성소수자인 레즈비언, 게이, 트랜스젠더들이 주를 이룬다. 또한, 조건만남도 성행하고 있음을 파악할 수 있었다.

이들은 적게는 7만 원에서 많게는 20만 원을 받고 관계를 갖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뿐 아니라 미성년자까지 본 사이트를 이용해 문제시 되고 있다.

‘지금 종로모텔 20대 탑 만’ 이라는 제목으로 글이 게재되었고, 글 내용은 ‘178cm, 60kg, 20세, 바텀’, ‘지금오실 분, 장소 있음.’ 본 사이트에는 이러한 제목·내용들을 손쉽게 접할 수 있었다.

신림동에서 만난 학원 강사 정모(45)씨는 “나는 결혼까지 했다. 그러나 남자가 좋다”라며 자신이 양성애자라고 설명했다. 양성애자 또는 바이 섹슈얼이란 성 지향성이 이성과 동성 모두에게 있는 사람들을 말한다.

정씨는 “어떤 사람들에게는 바이 섹슈얼이라는 것이 자신의 동성애, 이성애의 성 지향성을 발견하기 전에 거치는 일시적인 단계일수도 있다. 자신의 정체성으로 인한 혼돈 시기에 편의적으로 바이섹슈얼이라고 이해할 수도 있다.

그리고 어떤 사람들은 자신의 동성애 성향을 긍정한다는 것이 괴로운 일이기 때문에 스스로 양성애자라고 규정짓기도 한다. 동성애자임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그러나 어떤 사람에게는 동성과 이성에게 향하는 성 지향성이 일생에 걸쳐 고정되어 나타나는데, 그들을 가리켜 양성애자라고 한다.

하지만 양성애자라고 해서 반드시 남성과 여성에게 똑같이 관심을 보이는 것은 아니다. 그들은 한 성보다는 다른 성을 선호할 수도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다른 성에게 매력을 느끼는 것을 부인하지도 않는다. 또한 어떤 양성애자들에게는 그런 성적인 선호도가 없으며, 상대방의 성에 관계없이 개인적인 특징들에 이끌리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결혼율 감소 저출산 악화

우리나라의 질병관리본부에 의하면, AIDS(후천성 면역결핍증)에 걸린 사람 중 43%가 동성 간 성관계로 질병을 얻었다고 한다. 또 중남미 지역에 약 160만 명의 에이즈 환자가 있는데, 역시 그들도 50% 이상이 동성 간 성관계를 통해 에이즈에 감염된 것으로 나타나 있다.

전문가의 의견에 따르면 “가정의 기본은 남자와 여자로 구성된다. 그 사이에서 자녀가 태어난다. 그런데 동성애를 사회가 묵인한다면 결혼율의 감소와 함께 저출산 문제를 악화시킬 수 있다. 한 국가가 문명을 이어가고 건강한 사회를 지탱하기 위해서는 일정 수준의 인구 증가율이 필요하다.

이런 사회적인 모든 문제를 감안하여, 동성애를 미화하거나 지지하는 행위는 금해야 한다”며 “성적 소주자에 대해 무조건 경원시만 할 것이 아니라 그들에게 따뜻한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퀴어문화 축제 “PRIDE PARADE”

퀴어문화축제는 크게 퀴어퍼레이드, 영화제 SeLFF(서울LGBT필름페스티벌), 퀴어 파티를 포함한 행사들로 이루어진다. 토론회, 전시회, 사진전 등이 함께 이루어지기도 한다.
동성애자, 양성애자, 트랜스젠더 등 사회적으로 차별받는 성적소수자들이 자신들의 자긍심을 담아 도심을 당당하게 행진하는 것을 “PRIDE PARADE”(자긍심 행진)이라고 한다.
이 퍼레이드는 1969년에 미국 뉴욕 시에서 스톤월 항쟁을 기념하는 행사로 처음 시작되었고, 지금은 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 주요 도시에서 성적소수자들의 자긍심을 축하하고 지지하며 자유와 평등을 요구하는 시가행진이 열리고 있다. 퀴어문화축제의 한 프로그램인 퀴어퍼레이드는 이러한 ‘성적 소수자들의 자긍심 행진’이며, 성적소수자들의 정당한 권리를 지지하는 어느 누구라도 함께 참여할 수 있다.
대한민국의 퀴어퍼레이드는 퀴어문화축제가 시작한 2000년에 대학로에서 처음 열렸으며, 이후 홍익대학교 인근, 이태원 등 그 해의 사정에 따라 행진 장소를 옮기다가, 2003년 제4회 축제부터 매해 종로로 정착되었다. <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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