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있었던 대구 지하철 방화사건의 범인 김대한씨(58)가 8월 30일 사망했다. 김씨는 작년 2월 18일 대구지하철 1079호에 불을 질러 340명(사망 192명)의 사상자를 내고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뒤 진주 교도소에서 복역중이었다. 그의 건강상태는 세간에 알려졌던 것보다 훨씬 안좋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경위
지난해 2월 18일 오전 10시경 김대한씨는 대구 지하철 1호선 중앙로역에서 전동차에 기름을 부어 불을 질렀다. 이 사건은 마주오던 전동차가 멈추지 않고 역으로 진입하여 불길이 옮겨붙는 바람에 그 피해가 겉잡을 수 없이 커졌다. 결국 이 사고로 192명이 숨지고 148명이 부상하는 엄청난 참극이 벌어졌다.방화를 저지른 김씨는 평소 신병을 비관해오던 중 인화물질이 든 패트병을 들고 전동차에 탑승하여 불을 질렀다. 그는 병원에서 체포되어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당시 재판부는 “극형이 마땅하지만 김씨가 죄를 뉘우치고 있으며 심신상태도 정상으로 보기 어려워 무기징역에 처한다”고 판결했다.

후송 중 이미 숨져
김씨는 8월 30일 오전 8시 45분경 수감중이던 진주 교도소 개인 병실에서 호흡곤란 및 의식혼미 증세를 나타내 약 20분 뒤 진주의료원으로 급히 후송됐다. 그러나 병원 응급실 도착 당시 김씨는 이미 맥박과 호흡이 멎어 있었던 상태였다고 교도소측은 전했다.

사인은 급성 심장 돌연사
김씨의 시신은 8월 31일 오전 9시경 부검이 시작되었다. 부검 결과는 ‘급성 심장 돌연사’로 알려졌다. 보안과 관계자는 “이미 화장이 끝났다. 진주 시립화장장에서 오후 1시 정도에 시작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원래 건강 안좋았다
김대한씨는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3월 8일에 대구 교도소에서 진주 교도소로 옮겨졌다. 진주 교도소 보안과 관계자는 “방화를 저질렀을 당시에도 김씨의 건강 상태가 정상이 아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대구 교도소에서 이곳으로 옮겼을 때에도 건강이 상당히 좋지 않은 상태였다”고 전했다. 교도소 측에 의하면 김씨는 초조 우울증 및 뇌졸중 후유증을 앓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김씨의 갑작스런 사망으로 그의 건강 상태는 세간에 알려진 것보다 훨씬 심각한 상태였음이 밝혀진 셈이다.교도소 관계자는 김씨의 상태에 대해 “중풍환자가 겨우 움직이는 식이었다. 한쪽 팔다리가 불편했고 보행이 곤란한 상태였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어서 “김씨는 언어장애도 있었다. 말을 할 수는 있었으나 상당히 불편한 상태였기에 주로 고개를 끄덕끄덕 거리거나 내젓는 것으로 의사표현을 했다”고 전했다. 식사는 몸이 불편한 관계로 잘 먹지는 못했지만 굶지 않고 꼬박꼬박 먹은 것으로 드러났다.

무리없이 생활했다
진주 교도소에서 김씨는 4평 정도의 방에서 6명의 재소자들과 함께 수감생활을 했다. 수감 기간내내 그는 별다른 문제를 일으키지 않고 조용히 생활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교도소 관계자는 “난폭하거나 포악한 행동 등 특별히 문제가 될만한 행동을 나타낸 적은 없다”며 “건강 상태가 워낙 좋지 않아 문제를 일으킬 수도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씨가 교도소에서 수감생활을 하는 동안 가족들의 면회는 거의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교도소 관계자는 “가족들 중 배우자만 1~2번 정도 왔던 것으로 알고 있다. 아들이나 딸이 면회오는 것은 보지 못했다”고 전했다. 김씨는 배우자가 면회를 다녀간 날에도 평소와 비슷하게 생활했으며,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배우자의 면회를 받고나서 김씨가 기분 좋아하거나 특별한 반응을 나타내지는 않았다”는 것이 교도소측의 설명이다.

천벌 vs 딱한 일
김씨의 죽음을 두고 네티즌들 사이에는 의견이 나뉘고 있다. 한 네티즌은 “지옥에 떨어졌을 게 분명하다”며 아무 죄없이 억울하게 숨진 수많은 사람들의 편에서 김씨에 대해 강한 적대감을 나타냈다. thXXed라는 아이디를 가진 이 “그런 X은 오래오래 살아서 눈물나게 고통받다가 죽었어야 했는데 복도 많다”며 반감을 표현했다. 또한 아이디 추카XX역시 “하늘이 벌을 내려 일찍 데려갔다. 천벌받은 것”이라고 단언했다. 간혹 김씨가 생전에 정신적인 질환이 있었다는 것을 감안해서 동정을 보이는 사람도 있었으나 극소수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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