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철한 위기의식과 틀 깨는 사고가 곧 경쟁력

아시아에서 가장 부유한 나라는 흔히 일본으로 알고 있지만 사실은 싱가포르가 아시아 최고의 부자나라다. IMF의 자료에 따르면 싱가포르의 1인당 국민소득은 4만 불 이상으로 전세계 랭킹 15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17위의 일본에 근소하게 앞서 있다. 참고로 한국의 1인당 국민소득 순위는 33위다. 싱가포르는 자그마한 도시국가지만 부패지수가 대단히 낮은 반면 경쟁력은 대단히 높아 굴지의 다국적 기업들의 아시아태평양 본부가 몰려 있는 곳이기도 하다. 그야말로 아시아의 허브인 셈이다.

개인투자자들은 실수할 여유 없어 ‘정신 바짝’
기업 내재가치 주목  …기본 입각해 투자해야

영토도 협소하고 자원도 적은 일개 도시국가가 어떻게 아시아의 중심이 되었을까.

물론 아시아와 유럽을 연결하는 지정학적 유리함도 작용했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전국민의 단결된 힘과 그 힘을 끌어내고 뒷받침한 유능한 정부의 역할이 컸다고 할 수 있다.

국민의 일상에 대한 국가의 촘촘한 간섭으로 마치 병영 같다는 힐난이 있기도 하지만 어쨌든 아시아의 모범이 되고 있는 것만은 틀림없다.

싱가포르 국민은 자신들의 빛나는 성취를 가능하게 만든 요인을 무엇이라고 생각할까. 리셴롱 싱가포르 총리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싱가포르의 성공요인을 ‘위기의식’이라고 강조했다. 싱가포르는 작은 나라기 때문에 뭔가 특별하지 않으면 매우 큰 위험에 처할 수밖에 없다는 위기의식, 바로 그런 위기의식의 공유를 통해 경쟁력 있고 깨끗한 강소국이 될 수 있었다는 이야기다.

인구 규모가 450만 명에 불과할 정도로 적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나라를 이끌어가기가 수월하지 않을까 라는 질문에는 “소국은 큰 나라에 비하여 실수할 수 있는 여유가 없기 때문에 오히려 더 어렵다”는 고백도 이어졌다. 따라서 항상 탁월해야 하고 기존의 틀을 벗어나 생각해야만 한다고도 했다.

투철한 위기의식과 기존의 틀에서 벗어나 생각하는 방식, 위대한 국가를 만들기 위한 덕목이기도 하지만 성공적인 주식투자를 위한 지침이기도 하다.

자발적이고 투철한 위기감은 우리의 의식을 날카롭게 하고 태도를 단호하게 만든다. 위기의식 앞에 대충대충은 설 자리가 없다. 전쟁과도 같은 시장과의 대결에서 항상 약자일 수 밖에 없는 개인투자자들은 실수할 수 있는 여유가 없기 때문에 반드시 승리해야만 하고, 승리를 위해 자발적인 위기의식을 갖는 것이 절대 필요하다.

또한 기존의 틀을 벗어나 탁월하게 생각하는 능력 또한 대단히 중요하다. 워렌 버핏이 위대한 투자자로 일컬어지는 것은 그가 기존의 틀을 벗어나 탁월하게 생각하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월가의 투자자들이 앞 다퉈 복잡한 파생상품 투자에 뛰어들고 닷컴버블에 몸을 맡길 때 묵묵히 기업의 내재가치에 주목하고 그에 입각해서 투자한 것은 그가 얼마나 탁월한 투자자인지를 웅변한다.

평온한 바다를 앞에 한 상태에서 폭풍우를 대비하는 것은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은 아니지만 반드시 해야만 할 일이다.

이홍규 현대증권 광산지점 지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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