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고동석 기자] 콜린 파월 전 미국 국무장관이 "북한이 핵무기를 사용하려 한다면 미국이 체제를 파괴할 것"이라고 발언했다. 

아사히(朝日)신문은 10일 조지 W 부시 1기 행정부에서 국무부를 이끈 파월 전 장관의 인터뷰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파월 전 장관은 “핵무기는 극단적으로 잔혹한 무기이기 때문에 사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파월 전 장관은 앞서 지난 4월 월스트리트저널 인터뷰를 통해 “북한이 핵무기를 사용하기로 결정한다면 이는 자살 행위가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는 북한의 핵 위협에 대해 “(미국의) 재래식 군사력은 강력하기 때문에 핵 무기를 꼭 써야 하는 것은 아니다”며 “제대로 된 지도자라면 핵무기를 사용한다는 최후의 상황까지 가고 싶다고는 결코 생각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실제로)사용하지 않는 것(무기)이라면 기본적으로 불필요하다”고 언급한 뒤 “만약 북한이 핵무기를 사용하거나, 사용하려고 할 경우 미국은 즉각 북한의 체제를 파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파월 전 장관은 “(체제 유지 등)정치적 의미가 있기 때문에 북한은 핵에 의존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사용할 수 없는 무기인 핵을 보유하는 것은 그들(북한)을 지키는 수단이 아니라 오히려 자살 행위”라고 지적했다.

더불어 인도와 파키스탄의 핵 실험 경쟁으로 일촉즉발의 긴장 상태가 고조됐던 2002년 당시를 파키스탄 고위 당국자를 설득했던 외교 일화를 회고했다. 

그는 파키스탄 정부 고위 관계자에게 “당신도 나도 핵을 사용할 수 없다는 것은 알고 있을 것”이라며 “히로시마(廣島)·나가사키(長崎)의 사진을 다시 한번 보라. 이런 일을 하겠다는 것이냐”며 끝내 양국을 중재하는데 성공했다고 털어놓았다.

신문은 파월 전 장관의 '핵 무용론'과 관련, “미국의 핵 전략을 수립하는 최전선에서 일했던 전직 군인이 핵무기 무용론을 제기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고 의미를 재해석했다.

kds@ilyoseoul.co.kr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